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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한국채권부문 대표 

뱅크론펀드, 타이밍보다 분산투자가 우선이다 

김영문 포브스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국내 뱅크론펀드의 대표 주자다. 본사가 운용하는 뱅크론펀드 규모만 약 20조원에 달한다. 한국채권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일 대표를 만났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반영돼 있다는 뜻이다. 금리인상기에는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뱅크론펀드 투자가 유리하다.”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일(53)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운용 한국채권부문 대표는 “변동금리를 적용한 덕분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뱅크론펀드의 강점부터 설명했다. 지난 6월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뱅크론펀드가 주목받았다고 했다. 이때부터 운용사들도 뱅크론펀드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설정액 규모도 늘어 올해까지 국내에서만 17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뱅크론펀드에 몰렸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계속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이 뱅크론펀드에 계속 투자해도 좋을지 고민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채권분야에만 20여 년 가까이 몸담은 그에게 뱅크론펀드 전반에 관해 물어보았다.

높은 이자와 안정성이 가장 큰 매력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지 않나.

그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채권인 고정금리 부채권 얘기다. 금리가 오르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쿠폰(이자)이 오르기 때문에 쿠폰이 낮은 기존 채권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뱅크론펀드는 변동금리 부채권이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쿠폰도 같이 상승한다.

은행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출하는 채권 아닌가.

실제 ‘부적격’·‘투기등급’·‘투자적격 미만’ 등 ‘BBB-’ 등급을 표현하는 용어가 많다.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을 말하지만, 경제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채무 이행 문제는 사실상 없는 기업이다. 크라이슬러·토이저러스·버거킹 등도 ‘BBB-’기업이다. 우리나라 기업은 부도가 나면 채권회수율이 상당히 낮지만, 미국 하이일드 기업의 평균 회수율은 40%대 수준이다. 뱅크론은 담보가 있어서 회수율이 최대 70%에 이른다.

뱅크론펀드와 하이일드펀드 헷갈린다.

‘BBB-’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한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확연히 다르다. 투자대상을 보면 하이일드 채권은 대부분 고정금리부 무담보 채권이고, 뱅크론은 변동금리 담보부 채권으로 대조를 이룬다. 또 금리인상의 속도에 따른 결과도 다를 수 있다. 빨리 진행되면 하이일드는 자본손실이 생기면서 스프레드(발행사의 부도위험에 따라 결정되는 가산금리)가 줄어드는 것을 상쇄하고도 손실이 날 수 있지만, 뱅크론은 금리인상에 대한 자본손실 가능성이 없으면서 스프레드가 줄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하이일드나 뱅크론 모두 대부분 다국적 기업보다는 미국 내 유틸리티·통신·에너지 기업에 주로 투자해 외부 시장 충격에 크게 영향 받을 일이 적은 편이다.

뱅크론 투자는 타이밍보다 분산투자 바람직

뱅크론펀드 투자자를 위한 팁이 있다면?

타이밍보다 분산투자를 강조하고 싶다. 최근 1개월, 3개월 수익률은 뱅크론펀드 투자에서 큰 의미가 없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연말에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오르기 시작하면 수년에 걸쳐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 전체 투자 자산 중 비교적 안전하지만, 수익이 나는 곳에도 일부를 투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고정금리에 투자하는 자산 중에서 수익률이 높고 리스크도 적당한 상품이 뱅크론펀드라는 것이지 100% 무결한 상품이란 소리가 아니다.

미국의 대출담보부증권(CLO) 규제가 문제 되나.

투자자 입장에서만 보자. ‘대출담보부증권 규제’, 용어는 어려워도 앞으로 뱅크론을 활용한 자금 조달을 까다롭게 만든다는 얘기다. 당연히 부실기업이 걸러지게 된다. 단기적으로 뱅크론 시장이 위축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발행회사의 질 자체를 높여 발행기업의 평균 신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뱅크론 펀드가 가진 부도율도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 입장에서 겁낼 이유가 없다.

내년 시장은 어떻게 보나?

정책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시장은 한 곳으로 가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 통계로 보면 금리인상 시기에 뱅크론 펀드가 유리할 확률이 70%에 달했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 과거보다 속도를 훨씬 늦춰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천천히’ 이뤄지는 금리인상은 미국 경기가 꾸준히 좋아진다는 의미다.

특별히 유망한 업종이나 지역이 있나.

금리인상기에 가장 수혜를 보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금융업종이다. 보험사도 투자 수익이 좋아질 것이다. 시야를 넓혀보자. 유럽은 아직 내년 9월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계획하고 있어 제조업 경기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문제는 이머징 국가다. 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은 미국을 무턱대고 따라 하다 통화량이 40%나 증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적완화가 준기축통화 국가에만 통하는 전략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굳이 국가를 꼽으라면 정치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는 인도에 기대를 걸고 싶다.

채권 분야에서만 20여 년 경력을 가진 김 대표는 뱅크론 펀드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얘기를 한참 더 이어갔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같다”고 말하자 그는 “채권에 발을 들인 계기가 바로 거시적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서다. 프랭클린템플턴에서 뱅크론펀드를 비롯해 채권 분야를 전체를 총괄하면서 세미나는 물론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지의 법인 전문가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게 큰 즐거움이자 보람”이라고 웃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동일 프랭클린템플턴 대표는 작은 포부도 하나 밝혔다.

“글로벌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더 가깝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장 미국적 상품인 뱅크론펀드가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된 것도 그런 변화의 증거겠지요. 전 세계로 뻗어있는 회사의 네트워크를 좀 더 적극 활용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기틀을 닦고 싶습니다.”

- 글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 / 사진 전민규 기자

201512호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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