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공동대표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위기다.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기업의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경제벨트는 대한민국 수출액의 40%, 제조 인구의 3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산업 수도이지만 현재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다. 내가 있는 부산을 비롯해 지역의 크고 작은 제조업 경영자들의 생생한 이야기 속에서 한국의 산업은 이미 변화의 골든타임마저 놓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중소·중견기업에 열심히 방향성을 가르쳐주고 새로운 길을 안내해주었던 대기업마저 이제 길을 잃고 아무도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진정한 위기의 시대, 각자도생의 시대다. 주변에 있는 많은 경영자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해외에서 탈출구를 찾는다. 우리나라보다 임금이 싸고, 세제 혜택이나 각종 지원이 잠시나마 담보되는 새로운 생산지를 찾아 헤매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는 못한다. 오래지 않아 생산여건은 녹록지 않아지고 또 더욱 싼 개발도상국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래서 대개의 기업에 글로벌 시장은 협업 대상이기보다는 저렴한 생산을 위한 경제적 대안일 뿐이고 많은 기업이 결국 쓰디쓴 실패를 맛본다.

부산의 한 조선기자재 기업 2세 경영인으로 시작한 나는 한국 산업의 시행착오를 생생하게 경험했다. 부친이 이끄는 ‘선보공업’은 조선산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엔지니어링 역량과 다음 세대의 친환경 선박기술에 과감히 투자해 긴 불황을 견뎌내고 이제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토지와 노동이라는 과거 전통산업의 규모의 경쟁에서 탈피해 기술과 고급인력 등 지식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과감하게 전환한 덕분이다.

동시에 나는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중견기업들과 협업해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선보엔젤파트너스’와 성장하는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인 ‘라이트하우스’를 설립했다. 더 다양한 관점에서 혁신기술 중심의 산업들에 투자하고 특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2세, 3세 경영자들과 이 플랫폼을 공유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는 이제껏 기존 산업과 접점이 크게 없었던 분야에서 첨단을 달리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벤처와 연결점을 찾으며 대응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선보엔젤파트너스와 라이트하우스를 통해 이렇게 따로 떨어져 있던 산업, 기술, 투자 생태계의 점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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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호 (201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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