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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 

 

JACK R. NERAD 포브스 기자
‘소유의 종말’, 전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을 위협하는 말이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사 주오라(Zuora)의 티엔 추오(Tien Tzuo) CEO는 물건 소유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 소비자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으므로 운영방식을 확실히 바꾸지 못한 자동차 기업은 멸종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일즈포스 중역으로 있으면서 『구독, 자동차의 미래사업 모델-어떻게 대응할 것인가(Subscribed: Why the Subscription Model Will Be Your Company’s Future - and What to Do About It』를 저술한 그는 자동차 업체들이 제조·판매 위주의 사업 모델에서 교통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말한다. 변화가 힘들다면, 우버와 리프트처럼 수익률이 더 높은 서비스 기업의 협력업체가 되어 자동차를 납품하는 대안밖에 없다.

추오는 자동차 업체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운송 서비스 업체에 납품하는 부품 제조업체가 되는 거죠. 폭스콘이 애플이나 구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것처럼, 우버와 리프트를 위한 차량을 생산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고 오프라인 매장·시설 비중이 높은 자동차 생산업체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납품이 유일한 생존 방안은 아니라고 추오는 덧붙였다.

“다른 길도 있습니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죠. 자동차 기업들은 마케팅을 어떻게 할지 확실히 알고, 시장조사도 많이 했잖아요. 고객과의 일대일 관계가 없을 뿐이죠.” 그가 말했다.

이런 서비스 제공이 주오라(Zuora)가 하려는 사업이다. 주오라의 목표는 자동차 제조에서 이동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 제공이다. 주오라가 지원하는 서비스 ‘포드패스(FordPass)’를 보면 된다. 포드패스는 포드 소유주들이 자동차 이용뿐 아니라 자전거 공유, 주차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리스와 대출 상환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사무실 책상에 앉을 때까지 사람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모빌리티 앱으로 포드패스를 만들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주오라는 제너럴모터스 온스타(On-Star)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를 위해서도 비슷한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전통적 자동차 업체들이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거대 기술기업과 맞붙어 싸우는 ‘대시보드(계기판)를 향한 세계 전쟁’의 일환이기도 하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근처 매장을 물색하고 결제를 진행하는 서비스의 수익이 높아짐에 따라, 이동 중 구매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체들은 어느덧 1조5000억 달러로 성장한 시장을 두고 싸우게 됐다.

“자동차 제조업체마다 방법이 다릅니다. 각자 ‘커넥티드 카’를 다른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죠. 공통점이 있다면, 고객과 직접적인 관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추오는 말했다. “고객과 상시적으로 거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전에는 결코 갖지 못했던 역량이죠.”

커넥티드 카의 구매 및 결제 플랫폼으로 채택되어 미래 매출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주오라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한 번 자동차를 ‘구매’하면 끝나는 전통적 거래 구조에서 벗어나 ‘구독’ 관리 서비스로 변신해야 한다. 구독 서비스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2단계로 분리된 기존 유통구조에서 벗어나 최종 사용자와 직접 연결되는 경로를 확장해준다. 중앙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 구독 모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요금 청구와 징수를 담당하게 되면, 소비자가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음식이나 다른 여러 물건을 쇼핑할 때 업체가 보유하지 않은 사업을 통해서도 매출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소유의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사실을 깨닫는 중이라고 추오는 주장한다. 영화와 음악,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의 성공을 예로 든 그는 소비자들이 자동차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찾는다고 믿는다.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

“자동차는 결국 이동을 위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중요한 건 자동차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A에서 B까지 이동하는 것이죠. 전화기를 꺼내서 요청만 하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어요. 그렇다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있을까요? 어디에다 주차할까, 면허증이 있나, 기름은 얼마나 남았나 등을 신경 쓸 필요가 있나요?”

그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소비재 생산에서 지각변동이 임박했다고 느낀다.

“향후 5~10년 사이에 생겨날 엄청난 변화들만 생각하면 정말 신난다”고 그는 말했다. 자가용 보유 시대가 수십 년은 더 계속된다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도 줄어들 겁니다.”

구독 사회는 자동차 구매에서 승차 공유로 전환,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구독 서비스야말로 우리 일상과 기존 상거래의 모습을 몰라보게 변화시킬 파급력을 가진다. 아마존의 리테일 혁명도 이와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추오는 말한다. “제가 주장하는 변화를 곧 보게 될 겁니다. 소유의 종말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물건을 소유하기 위해 감수했던 온갖 귀찮은 일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즐기게 될 겁니다.”

- JACK R. NERAD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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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호 (201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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