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미중 무역분쟁의 추이를 보면 인터넷을 활용한 첨단산업에서도 중국시장과 중국 외 시장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전 세계에는 두 가지 인터넷이 있다. 중국 인터넷이 있고 중국 바깥의 다른 나라들이 쓰는 인터넷이 있다.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왓츠앱은 중국에서 접속이 안 되고 요즘은 네이버와 다음도 중국에서 접속할 수 없다. 중국은 황금방패라는 정보검열 시스템을 써서 해외 서비스에 접속하는 걸 막고 그 대신 바이두, 런런왕, 콰이쇼우, 위챗 등 토종 중국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요즘 미중 무역분쟁의 추이를 보면 인터넷에서와 같이 첨단산업에서도 중국시장과 중국 외 시장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전쟁은 결코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2035년까지 무역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섬뜩한 주장을 한다. 신자유주의 경제를 표방하는 미국이 요구하는 지적재산권 보호, 보조금 철폐, 금융시장 개방 등은 국가자본주의로 성장한 중국에서 체제를 흔들 수 있는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당장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한다면 중국 정부가 육성하려는 첨단산업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보조금을 없애면 중국 첨단 기업들 중 상당수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20세기 맹주 미국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무역전쟁을 바라보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권에서는 현재 지적재산권과 정부 보조금 정책 등을 바탕으로 중국이라는 국가가 자국의 개별기업과 경쟁하는 구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무역전쟁의 협상과정에서는 공화당, 민주당이 한목소리를 내며 합의와 이행과정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다.

5월부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되면서 세계경제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작년부터 중국은 무역전쟁에 대비해 해외 수입을 국내 생산으로 돌리려는 노력을 시작했으나, 글로벌 기업들이 수십 년, 수백 년 쌓아온 기술과 표준을 짧은 시간에 국산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20여 년간 중국의 성장과 더불어 커온 한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수출을 할 수 없다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도 힘든 초유의 사태다.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로 중국에서 지적재산권 보호가 강화된다면 한국 첨단 제조기업의 중국 기업에 대한 기술경쟁력이 상당 기간 더 유지될 것이다.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까지 철폐되거나 축소된다면 한국 제조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는 청신호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와 삶의 구석구석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두 거인의 싸움을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양자택일의 기로에 몰린 약소국 신세가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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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호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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