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신한류, 바이오의 BTS를 꿈꾼다 

 

바이오산업은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반도체나 조선업 이상의 미래 먹거리다. 전 세계적인 재앙이 된 코로나19 위기는 역설적으로 한국의 바이오 기업이 선진국과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한국 바이오 분야가 신한류 시대를 열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미국의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세계는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했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분야는 산업구조 변화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다. 산업의 스포트라이트는 바이오·헬스케어로 옮겨가는 중이다. 원격의료 등 새로운 시장도 열리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구매를 요청하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한국의 바이오 스타트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미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벤처캐피털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1조103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자액 4조2777억원 중 바이오 투자 비중이 25.8%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2000년 전체 벤처투자 금액 중 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한국 바이오 분야가 소리 소문 없이 강력해진 것은 꾸준한 투자와 벤처 업계를 중심으로 한 기술과 산업의 긴밀한 협력 덕분이다. 혁신 스타트업의 기술이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코로나19 진단키트뿐만 아니라 리센스메디컬과 제이엔 킴 같은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이런 융합 기술의 산물이다.

2016년 10월 선보엔젤파트너스와 부·울·경 중견기업 연합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리센스메디컬은 대표적인 사례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실명 위험이 높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의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를 치료하는 IVT 시술(스테로이드를 안구에 직접 투약하는 시술)도 늘어나고 있다. 시술 자체는 30초 안에 이뤄지지만, 고통스러운 마취 과정을 견뎌야 하는 게 문제였다. 김건호 UNIST 교수(기계공학부)는 정교한 냉각 기술을 이용해 안구의 시신경을 냉각해 30초 내 마취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가능성을 발견한 중견기업들의 투자로 리센스메디컬을 설립할 수 있었다. 현재 FDA 2상을 완료했고, 90%가 넘는 환자가 이 시술에 만족했다. 지금까지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고,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제이앤킴은 삼출성 중이염을 스텐트 기술로 치료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전신마취 대신 국소마취로도 시술이 가능하다.


리센스메디컬과 제인앤킴은 한국의 바이오 기업이 세계에 진출하려면 기존 산업과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다. 바이오산업은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반도체나 조선업을 능가하는 미래 먹거리다. 전 세계적인 재앙이 된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한국의 바이오 기업이 선진국과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공동대표

/images/sph164x220.jpg
202005호 (2020.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