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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품은 호텔(4) 포시즌스 호텔 서울 

문 앞에서 마주하는 한국美 

국내 작가들의 작품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호텔 로비는 ‘쇳가루 산수화’, 현무암 덩어리로 만든 ‘일필휘지’ 등으로 한국적인 숨결을 불어넣었다. 단추로 경복궁을 꾸민 ‘하얀 바람’은 천장에서 반짝인다.

★ ★ ★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컬렉션 총 160여 점, 대표작 김종구 ‘쇳가루 산수화’, 최병훈 ‘일필휘지’ 자비에 베이앙, ‘Le Mobile N°25’, 황란 ‘하얀 바람’,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97


▎포시즌스 호텔 서울 로비에 있는 화로. /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 5성급에 선정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한국적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 160여 개를 곳곳에 배치했다.

호텔 정문 앞에 놓인 검고 묵직한 돌은 최병훈 작가의 작품 ‘일필휘지’다. 붓으로 그은 한 획을 시원하게 표현했다. 3톤이 넘는 현무암 덩어리를 매끈해질 때까지 갈고 닦아 만든 이 작품은 음양의 조화를 의미하며 동양적인 색채가 강하다.

호텔 로비의 대표적인 아트워크는 바로 김종구 작가의 ‘쇳가루 산수화’다. 메인 로비를 채운 이 작품은 윤선도의 오우가에 나오는 물, 돌, 소나무 등을 쇳가루로 새겼다. 큰 쇳덩이를 깎은 쇳가루로 만든 이 대형 산수화는 산화하는 쇠의 특성에 따라 녹이 슬면서 점점 붉게 변하기 때문에 작가는 이 작품을 ‘살아 숨 쉰다’고 표현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글을 비롯해 여러 외국어가 쇳가루로 쓰여 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호텔 안에서 교감하는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자비에 베이앙의 ‘Le Mobile N°25’. /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단추로 경복궁을 그려낸 황란 작가의 ‘하얀 바람’도 이목을 끈다. 작은 단추 25만 개를 일일이 채색하고 핀에 끼워 경복궁을 형상화했는데, 높이를 달리해 원근감까지 표현해 빛에 따라 반짝이며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김종구 작가의 ‘쇳가루 산수화’. /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한편 모던아트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공간에 현대적인 감각을 녹여냈다. 로비 공간 천장에는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노란색 모빌 아트워크가 설치돼 있다. 유명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자비에 베이앙의 ‘Le Mobile N°25’라는 작품이다.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공간과 움직임의 관계를 표현한 이 작품은 의도적으로 채광이 좋은 통유리 옆 층고가 가장 높은 공간에 설치했다. 서 있는 시간과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황란 작가의 ‘하얀 바람’. /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202103호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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