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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내 증시 애널리틱스 

운송·엔터 웃고, 제약 울다 

이진원 기자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공급망 혼란과 반도체 부족 지속, 세계 각국 정부의 기록적인 경기부양 지출로 인한 부채 확대, 델타 및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인플레이션 등이 국내 및 글로벌 주식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작용했다. 포브스코리아는 2021년 한 해 동안 어느 섹터와 기업의 변동성이 컸는지 분석했다. 2021년 증시를 포괄적으로 들여다보고, 2022년 투자 방향성 설정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포브스코리아 인텔리전트 유닛은 2021년 1월 4일 개장일부터 12월 30일 폐장일까지의 국내 증시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분석기업 딥서치에 의뢰해 추출했다. 33개 산업 분류의 3141개 상장 데이터다. 이 중 스펙, 리츠, ETF 등 파생상품을 제외하고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필터링을 거쳐 1801개 기업의 시가총액(2021년 12월 30일 기준)과 2021년 기간 동안 시총 변동률을 산출했다. 그리고 주요 결과를 그래프로 시각화해 복잡한 증시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시총 상위 그룹과 섹터별 대장주의 변동률을 살펴봤다.[그림 1] 국내 증시 시총 1위 삼성전자는 2021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개인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31조1224억원 규모였다. 업계는 2020년 삼성전자로 재미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2021년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하고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개미들의 예상은 빚나갔다. 삼성전자 주식은 2021년 연초 대비 연말 -3.33%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IT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섹터에서 대장주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29.2%, 45.6% 올랐다. 증권가에선 2022년에도 두 기업의 주가 상승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2년은 콘텐트 사업의 글로벌화 원년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게임 기업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각각 -30.9%, -4.8%로 하락했다.

지주사 섹터에서 대장주인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26.7%, 14.8% 올랐다. 두 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순익 기준 ‘4조 클럽’에 포함됐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는 점이 반영됐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가 2021년 348.5%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자동차/부품 섹터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8.9%, 31.7% 상승했다. 생산 차질로 외형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한 가운데 주가는 예상 밖 선전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생산 안정화가 예상되는 2022년 2분기부터 신차 및 전기차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계·조선 및 국방 섹터에서 삼성SDI는 4.3% 상승한 데 비해 두산중공업은 110.1% 올랐다.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석탄·탈원전 정책으로 암흑기를 맞다가 지난해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해외 원전 시장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후 한동안 신고가를 기록했다.

화학 섹터에서는 대표 기업인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이 각각 -25.4%, -21.4%, -11.3%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SKC, 금호석유화학은 각각 85.6%, 14.5%로 상승했다. 화학 섹터 주요 이슈로 떠오른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종의 최근 약세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과 미국 전기차 관련주들이 하락한 여파다. 2022년에는 2차전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1월 27일 코스피시장에 신규 상장해 당분간 기존 관련주의 주가 흐름이 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 섹터에서는 HMM과 대한항공이 각각 188.6%, 115.4% 상승했다. HMM은 지난 2년간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기대감이 높아져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저점에서의 반등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절차가 수순을 밟고 있는 등 대형항공사(FSC)로의 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약 섹터 주요 대장주들은 2021년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총 규모 1~6위인 셀트리온(-43.6%), 셀트리온제약(-46.8%), 유한양행(-13.5%), 녹십자(-46.3%), 대웅제약(-10.3%), 신풍제약(-74.2%) 모두 2021년에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반면 한국파마는 118.7% 상승해 대비됐다. 한국파마는 2021년 1월 초에 6거래일 동안 약 160%가 폭등해 증권 당국이 1월 20일 매매거래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한국파마가 폭등한 배경은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미디어 및 연예 섹터는 K콘텐트의 글로벌 선전을 반영해 지난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섹터 시총 1위 하이브는 153.2% 상승했으며 그 외에 JYP(32%), 에스엠(152.5%), 위지윅스튜디오(759.9%), 와이지엔터테인먼트(24.8%), 제이콘텐트리(60.7%), SBS(109.6%), 덱스터(415%), 초록뱀미디어(152%)가 괄목할 만한 주가 상승을 이뤘다.

섹터별 2021년 성적표


이번 분석에서 2021년 가장 변동폭이 큰 섹터와 상장사를 뽑아봤다.[그림 2] 우선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섹터를 살펴보면 1위는 지난해 45.6% 상승한 운송이 차지했다. 운송 섹터에서 지난해 최고 주가 실적을 보인 기업은 무려 2055.4% 상승한 흥하해운이다.

운송 섹터에 이어 ▶미디어 및 연예(42.9%) ▶에너지 기타(42.4%) ▶은행(28.9%) ▶IT서비스 및 소프트웨어(26.6%)▶건설 및 건자재(23.8%) ▶의료장비(23.4%) ▶하드웨어(20.6%) ▶정유(20.5%) ▶부동산 및 기타금융(20.2%) ▶소비자재화(18.7%) ▶증권(14%) ▶자동차/부품(14%) ▶철강(12.8%) ▶지주사(10%)▶기계·조선 및 국방(8.7%) ▶소비자서비스(8.5%) ▶보험(4.9%)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주가 상승세를 보인 섹터별 최고 실적 기업은 ▶미디어 및 연예: 위지윅스튜디오(759.9%) ▶에너지기타: 한국석유(115.7%) ▶은행: 엠벤처투자(110.2%) ▶IT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위메이드(816.5%) ▶건설 및 건자재: 일성건설(450%) ▶의료장비: 제이시스메디칼(2879.8%) ▶하드웨어: 유아이디(188%) ▶정유: 위즈코프(176.8%) ▶소비자재화: 피엔아이컴퍼니(721.3%) ▶증권: 한화투자증권(191.1%) ▶자동차/부품: 지코(407.1%) ▶철강: 조일알미늄(458.2%) ▶지주사: 메리츠금융지주(348.5%) ▶기계·조선 및 국방: 한국주강(243.2%) ▶소비자서비스: 아이비김영(143.4%) ▶보험:메리츠화재(129.8%)로 나타났다.

반면 하락폭이 가장 컸던 섹터와 기업도 산출했다. 2021년 하락세가 가장 뚜렷했던 섹터는 -34.9% 떨어진 제약이다. 제약 섹터에서 지난해 주가 최저 실적으로 보인 기업은 74.2% 하락한 신풍제약이다.

제약 섹터 다음으로는 ▶연구센터(-27.9%) ▶상업/ 서비스(-20.9%) ▶의류/화장품(-15.7%) ▶통신서비스(-10.8%) ▶음식료소매(-5.4%) ▶음식료제조(-3.6%) ▶화학(-2.8%)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하락세를 보인 섹터별 주가 최저 실적 기업은 ▶연구: 진메트릭스(-62.1%) ▶상업/서비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51.2%) ▶의류/화장품: 디와이디(-54.8%) ▶통신서비스: UCI(-80.1%) ▶음식료소매: 오션스톤(-36.8%) ▶음식료제조: 한탑(-49.9%) ▶화학: 세우글로벌(-42.5%)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국내 증시를 통틀어 주가 최대 변동률을 보인 기업을 상승과 하락으로 나눠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업을 각각 20개씩 꼽았다.[표 1], [표 2]


2021년 동안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인 기업 1위는 상승률 3828.7%를 기록한 엔피이다. 엔피는 메타버스 수혜주다. 엔피는 위지윅스튜디오 자회사로, 2006년 설립된 이용자 브랜드경험(BE) 중심의 영상콘텐트·기획제작 전문기업이다. 다음으로 제이시스메디칼(2879.8%), 흥아해운(2055.4%), 에디슨EV(1662.3%), 플레이그램(888.8%), 위메이드(816.5%), 위지윅스튜디오(759.9%), 피엔아이컴퍼니(721.3%), 데브시스터즈(667.2%), 컴투스홀딩스(544.5%)가 상승폭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반대로 최대 하락폭을 보인 기업 1위에는 -83.7% 떨어진 명진홀딩스가 올랐다. 2012년 설립된 명진홀딩스는 연어 가공식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최근 들어 수산물 유통회사에서 IT 전문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그다음으로 UCI(-80.1%), 신풍제약(-74.2%), 비케이탑스(-73.2%), 엘앤케이바이오(-72.3%), 프리시젼바이오(-67.2%), 진매트릭스(-62.1%), 센트럴인사이트(-61.9%), 케이피엠테크(-61.8%), 루멘스(-60.8%)가 하락폭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202202호 (202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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