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의 변곡점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빅데이터 기반의 ‘그로스 해킹’을 꼽고 싶다.회사 운영 초기, 나는 촉과 경험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했다. 신속하게 결정하고, 전략을 재설정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입하고 싶었던 영업이사가 모바일 사업에 진출할지 질문을 던졌다. 당황스러웠다. 항상 하고 싶었으나 정보도 없고 기술도 없었다.“당연히 해야지.” ‘뭐, PC 사업과 다른 게 있겠어? 공부하면서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기존 사업 방식을 믿고 본격적으로 모바일앱 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2년 만에 유보금 30억원이 사라졌고, 되려 수십억 원의 빚을 지게 되었다. 나의 경솔한 판단 한 번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CEO의 섣부른 판단이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경험한 뒤, 나의 모자람을 채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그때 세운 성장 방식이 데이터 기반의 그로스 해킹이다.초창기 페이스북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이미 쌓인 고객경험 데이터를 분석하는 그로스 해킹을 시도했다. 그 결과, 10일 안에 7명 이상의 친구를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알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했다.우리 회사는 많은 임직원이 업무 수행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및 그로스 해킹을 접목하고 있다. 일례로 ‘스와이프 벽돌깨기’라는 캐주얼 게임에 그로스 해킹을 시도한 적이 있다. 6억원을 주고 게임을 인수할 당시 월 매출은 2만5000달러(3000만원)였다. 광고 매출이 대다수였는데, 인수 당시에는 노출 대비 20%만 랜덤으로 광고가 송출되고 있었다. 100% 광고 송출을 지시했으나, 고객 이탈을 우려한 운영팀에서 반대 의견을 냈다. 결국 A/B 테스트를 진행하게 됐고, 결과적으로는 광고 송출을 100% 올려도 고객 이탈은 미미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 ‘스와이프 벽돌깨기’ 월 매출은 12만5000달러 수준으로 인수 당시보다 약 5배 성장했다. 5개월 만에 인수 자금을 회수했으며 지금도 영업이익 연간 150만 달러를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