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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코로나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다 

 

지난 2년 동안 영화관들은 정말 끔찍한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미치 로버츠는 예외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 대부분의 영화관은 문을 닫았지만, 27세 로버츠는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오히려 투자를 늘리며 전면 공세에 나섰다. 그는 영화 관람이라는 평범한 경험을 볼링과 전자오락, 레이저 태그, 음식과 술을 즐기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특별한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바꿔놓았다.
2020년 5월 1일,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가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았던 영화관들이 좌석의 25%만 채운다면 영업이 가능하다고 허가했을 때, 대부분의 영화관은 그랬다가 슈퍼전파자라도 나오는 진원지가 될까 봐 차라리 영업을 계속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새로 배급되는 영화가 없었고 관객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경제성도 낮았다. 그러나 미치 로버츠(Mitch Roberts)의 생각은 달랐다. 25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벌써 57개 스크린과 38개 볼링장을 갖추고 식사 서비스가 가능하며 200가지 전자오락을 즐길 수 있는 이보 엔터테인먼트(Evo Entertainment,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를 텍사스주에만 6곳에 개장해서 운영 중이었다. 무려 42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자본을 차입해 개장했다. 그러나 영업 재개령이 떨어지기 6주 전, 영화관 영업을 전면 중단해야 했을 때 그는 “무엇보다 두려움을 먼저 느꼈지만, 곧바로 든 생각은 ‘재개장 준비를 하자’였다”고 말했다.

로버츠는 관객이 얼마 들어오지 않는 실내 영화관에서 [그리스]나 [구니스] 같은 고전영화를 상영하고, 텅 빈 영화관은 780인치 화면에서 [포트나이트] 게임을 즐기고 싶어 하는 게이머들에게 빌려줬다. 새로운 매출 흐름도 만들어냈다. 2개 멀티플렉스 건물의 외관을 하얀색으로 칠해서 자동차 극장으로 활용하고 3만6400㎡ 면적의 목초지는 페인트볼을 쏘며 싸우는 서바이벌 게임장으로 바꾸는 한편, 집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마가리타와 간식을 ‘야식 세트’로 만들어서 포장 픽업과 배달 메뉴로 판매했다. 경쟁업체 대부분이 다시 문을 열지 않은 상태에서 그는 자동차극장 여름 영화 축제를 열거나 인조 호박 농장을 꾸며 할로윈 공포영화를 상영하고 할로윈 밀크셰이크를 알코올과 무알코올 제품으로 판매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로버츠는 “(다른 영화관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며 “그러나 저희는 ‘아직 당신을 위한 장소가 남았다’고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쪽을 택했죠”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이보의 매출은 60% 하락해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로버츠는 은행으로부터 잠시 상환 유예를 받고, 영업이 중지된 엔터테인먼트 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마련한 2100만 달러 지원기금을 받아서 간신히 버텨나갔다. 그는 “완전한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텍사스가 다른 주보다 빨리 코로나 규제 조치를 해제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던 이보는 다른 영화관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2021년 이보의 매출은 2019년 매출의 85% 선까지 회복됐으며, 2분기가 되자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로버츠는 이보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은 2명의 여자 형제가 나눠서 가지고 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소수의 영화관 체인은 영구 폐업을 선언했고, (25년 전 영화관 관객에게 주류 판매를 처음으로 시작했던) 오스틴의 또 다른 영화관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Alamo Drafthouse)는 파산 후 조직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로버츠는 오히려 사업 확장을 선택하여 영화관으로 쓸 만한 장소를 인수하기 시작했다. 댈러스에 있는 사우스레이크 타운 스퀘어의 경우 식사가 가능한 7개 영화관, 온도 조절이 가능한 안락의자, 레이저 태그, 범퍼카, 미니골프, 실내 놀이장을 제공하는 대표 엔터테인먼트 센터로 만들어놓았다.

로버츠는 새롭게 인수한 영화관 4곳의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은행에서 빌린 4000만 달러를 더는 늘리지 않으며 사업 확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 억만장자인 브라이언 셰필드(43)의 힘을 빌렸다. 3대째 석유 기업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셰필드는 “처음에는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개월 동안 논의를 이어간 끝에 그는 로버츠가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군중 사업’은 코로나뿐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와 저렴한 65인치 TV의 공세가 지나간 후에도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로버츠는 “지금은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의 세상이다. 사람들은 경험을 갈구하고, 함께하길 원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올해 포브스 ‘30세 미만 30대 기업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셰필드와 로버츠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셰필드의 가족 자산 관리사는 로버츠가 새로 선택한 장소를 인수하고 재단장하는 걸 지원하기 위해 최대 1억2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이보는 셰필드의 자금으로 인수한 영화관 매출에서 2.5%를 관리보수로 받아 가게 되고, 수익성을 확보하면 지분도 일부 받게 된다.

셰필드와 로버츠가 뜻이 잘 맞는 파트너가 된 것은 놀랍지 않다. 둘 다 가족 사업을 물려받은 후 이를 확장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나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셰필드는 2008년 조부의 낡은 유정 중 109개를 인수하고 시추권을 확보하여 파슬리 에너지(Parsley Energy)를 설립했다. 지난해 파슬리는 (셰필드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경쟁사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스(Pioneer Natural Resources)가 주식으로 45억 달러를 주고 인수해 갔다. 로버츠는 4대째 영화관 사업을 해오고 있는 집안에서 자라나 기업가가 됐다. 무엇보다 그의 외조부는 시네마크(Cinemark)를 설립하고 85세 나이에도 스크린 5897개를 갖춘 극장 524개 체인의 지분 9%를 보유하며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리 로이 미첼(Lee Roy Mitchell)이다.

로버츠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소유한 영화관에서 팝콘을 팔고 피클병을 다시 채워놓는 일을 했다. 그래서인지 피클을 싫어하게 됐고,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일을 바랐다. 13살 때 외조부 리 로이는 그에게 값비싼 2인용 사격 아케이드 게임 [빅벅 헌터 프로]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줬고, 그는 (할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이 게임기를 부모님의 극장으로 옮겨 게임기가 벌어들인 돈을 부모님과 50 대 50으로 나눴다. 그렇게 해서 번 돈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아케이드 게임기를 사는 데 썼다.

17살이 됐을 때 로버츠는 데이브앤드버스터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컴플렉스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켜나가기로 결심했다. 외조부와 함께한 낚시 여행에서 그는 재정 지원을 부탁했고, 리 로이는 이를 거절하면서도 50쪽짜리 사업계획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동의했다. 네트워크 활용과 외조부의 조언 덕분에 문이 열리기는 했지만, 8개 은행과 가족유산 투자사의 거절을 경험해야만 했다. 그러다 캐피털원이 오스틴에서 35㎞ 남쪽으로 떨어진 카일에서 4만400㎡ 땅을 사서 첫 번째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완공할 수 있도록 10대였던 로버츠에게 1500만 달러를 대출해주었다.

2014년 텍사스주립대 1학년이었던 로버츠는 자금을 확보한 후 학교를 중퇴했고, 스크린 12개와 볼링 레인 14개, 비디오 게임장, 버거와 피자, 데리야키 연어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푸드코트를 포함한 6500㎡ 면적의 엔터테인먼트 컴플렉스를 완성했다. 그는 대출한 1500만 달러를 마지막 한 푼까지 다 써서 영화관 좌석을 트레이가 달린 600달러짜리 안락의자로 업그레이드했다.

목적이 분명한 럭셔리 코드였다. 기존 영화관들이 티켓 매출로는 손익분기점 정도만 이루고 수익은 팝콘이나 점보급 탄산음료 판매에서 내는 것처럼, 이보도 영화를 미끼로 활용하여 관람객을 끌어들인 후 고수익 아이템을 구매하게 만드는 전략을 펼쳤다. 로버츠는 영화관 수입의 55% 이상은 영화제작사에 넘겨주고, 볼링과 아케이드 게임, 팝콘, 맥주, 마르가리타에서 매출을 냈다. 총수익률은 무려 90%였다. 경험 미숙을 보완하기 위하여 로버츠는 이보의 경영팀을 영화 및 레스토랑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구성했다. 이는 외조부의 잔소리를 따른 결정이었다. “네가 방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면, 그 방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말을 늘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2020년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COO를 영입하기도 했다.)

로버츠의 타이밍은 옳았다. [쥬라기 월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블랙팬서]와 같은 블록버스터 히트작 덕분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의 박스오피스 총수입은 매년 110억 달러 이상이었다. 로버츠는 계속 사업을 확장하면서 캐피털원에서 2500만 달러를 추가로 빌려 샌안토니오에서 35㎞ 떨어진 셰르츠에 스크린 10개를 갖춘 엔터테인먼트 컴플렉스를 완공했다. 영화관은 2019년 문을 열었고, 그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역대 2위 관객수를 기록하면서 이보는 주말 최고 수입 기록을 경신했다. 2019년 이보는 총 250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으로부터 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관객 1명당 20달러의 매출을 낸 셈이다. 가장 실적이 좋은 영화관에서는 1인당 매출이 25달러를 넘겼고, 영업수익률은 20%로 업계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닥쳤다. 2020년 전국 박스오피스 수입은 21억 달러로 곤두박질쳤다가 2021년에 45억 달러로 그나마 회복했다. 그런데 로버츠는 지난 12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이 개봉한 주말에 관객 6만2000명을 맞아들였다. 이는 2019년 [어벤져스]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으로, 이벤트를 기획하여 관객을 끌어몰았던 그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입증했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불구하고 텍사스주가 백신 패스와 체온 측정, 영화관 관객 수 제한을 강제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긴 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로버츠와 셰필드는 처음으로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로버츠의 외삼촌이 2015년 시작한 9개 교외 쇼비즈 체인을 셰필드가 7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획이었다. 로버츠는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교외 도시를 좋아한다. … 이곳에 고등학교가 세워지는 것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코로나 규제 조치가 완화된 텍사스, 플로리다, 콜로라도에서 적절한 부지를 물색했던 두 사람은 현재 전국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셰필드는 “지금은 아무도 영화관이나 콘서트장을 인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들 장소가 사라져버리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봉쇄가 끝나면 억눌렸던 보복 수요가 폭발할 겁니다.”

이제 멀티플렉스16개, 스크린 148개, 볼링 레인 108개를 확보한 로버츠는 올해 매출이 1억2500만 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여전히 팬데믹 시대 모델을 포기하지 않고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는 로버츠는 “‘콩깍지’ 모양의 좌석을 실험 중”이라고 말했다. 연인을 위한 좌석으로, 다른 관객들과 거리가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적고 색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닐까.

※ How To Play It

“‘사회적 불경기’가 2년간 이어진 후,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야외 활동, SNS에 올릴 만한 경험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고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EFG 뉴캐피털에서 11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 첼시 와이어터(Chelsea Wiater)가 말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시나리오에서도 ‘엔터테인먼트의 세상’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스 플래그스 엔터테인먼트(Six Flags Entertainment)의 27개 놀이공원은 브랜드가 붙은 놀이기구와 구독 서비스형 가격 책정을 통해 방문객(과 수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어 괜찮은 투자처로 고려할 만하다. 가치투자자라면 캘러웨이 골프(Callaway Golf)도 있다. 고급 골프 장비와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때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스포츠로 여겨졌다가 이제는 SNS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가 스포츠 부활의 선봉에 서면서 수혜를 가장 먼저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행 수익의 14배 가격에 거래되는 캘러웨이는 현재 매수하기 좋은 저평가 상태로 보인다.

※ 수익을 높이려면 ‘청불’을 멀리하라

영화는 가족 관람객을 노린 사업이다. IMDb와 박스오피스모조 자료에 따르면, 최고 흥행을 올리고 높은 수익을 거둔 미국 영화들은 ‘전체 관람’과 ‘보호자 지도가 필요한 전체 관람’ 등급에서 나온다. 전체 관람가에서 가장 흥행 성적이 좋았던 영화는 ‘17세 미만 보호자 지도 필요’ 등급의 최고 흥행작보다 90% 많은 수익을 올렸고,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최고 흥행작보다는 무려 10배나 많은 수익을 거두었다. 영화협회 평가에 따른 관람 등급별 역대 최고 흥행작은 다음과 같다.

전체 관람(G):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년 작), 19억 달러

보호자 지도가 필요한 전체 관람(PG):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1977년 작), 17억 달러

13세 미만 보호자 지도 필요(PG-13): [타이타닉](1997년 작), 13억 달러

17세 미만 보호자 지도 필요(R): [엑소시스트](1973년 작), 10억 달러

청소년 관람 불가(NC-17):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3년 작), 1억9100만 달러

※ 관객을 잡아라 미치 로버츠가 텍사스 셰르츠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앉아 있다. 이곳에서는 종업원들이 마진이 높은 대중적 음식 메뉴를 관객 좌석까지 직접 서빙해준다.

- CHRIS HEL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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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호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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