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한호텔이 오픈하자마자 맞닥뜨린 팬데믹이란 악재를 이겨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역의 랜드마크에 자리한다는 입지적인 장점을 살려 그 지역의 정취, 즐길 거리, 먹거리를 호텔에 그대로 녹여낸 덕분이다.

▎황홀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

라한호텔은 국내를 대표하는 ‘로컬호텔’이 되겠다는 포부로 2018년 신규 론칭한 토종 호텔 브랜드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호텔현대를 인수해 라한호텔로 브랜드명을 리뉴얼 후 라한셀렉트 경주, 라한호텔 전주·포항,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목포, 위탁운영 중인 강릉 씨마크까지 전국 총 6개의 호텔 체인 네크워크를 이루고 있다.

▎전 객실 오션뷰를 자랑하는 라한호텔 포항.

라한호텔은 호텔 공간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호텔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를 염두에 두고, 이를 호텔 설계 및 운영, 마케팅 전반에 녹여낸다. 천편일률적인 호텔 및 여행의 틀에서 벗어나 호텔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곳, 독특하고 깊이 있는 경험과 색다른 영감을 주는 데스티네이션 호텔이 되는 것이 라한호텔의 지향점이다.

▎한옥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라한호텔 전주의 객실과 루프탑 수영장.

라한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지역의 유명 관광지와 인접해 있는 데다 뷰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자리에 객실 및 주요 부대시설을 갖췄다는 점이다. 호텔이 위치한 각 지역 대표 관광지 또는 시그니처 뷰를 호텔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 라한호텔이 ‘인생샷 맛집, 뷰 맛집’으로 이름난 이유다. 이를테면 라한호텔 전주는 한옥마을과 바로 붙어 있어 객실은 물론 야외 루프톱 수영장에서 한옥마을을 바라볼 수 있다. 라한셀렉트 경주는 사시사철 변화하는 보문호수를 객실과 키즈라운지 등에서 즐길 수 있고 라한호텔 포항은 전 객실이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션뷰로 구성됐다. 일몰이 유명한 목포에 자리한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는 다도해 오션뷰가 일품이다.

▎보문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라한셀렉트 경주의 객실과 실내외 수영장.

또 이색적인 부대시설을 두루 갖춰 방문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대표적인 공간이 경주와 전주에 자리한 북스토어&카페 ‘경주산책’과 ‘전주산책’이다. 각 지역을 테마로 한 이색 서가는 물론, 라한 북큐레이터가 추천한 여행, 음식, 문학, 키즈 등 주제별로 엮은 도서 1만여 권이 준비돼 있다. 이 공간은 투숙객뿐 아니라 누구나 방문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호텔 1층에 오픈 스페이스로 기획됐다. 이 밖에도 라한호텔은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셀프 포토뮤지엄 공간인 ‘경주나인’, 한옥뷰를 감상하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한옥뷰 루프톱 수영장 등 현지 분위기를 살린 부대시설들을 갖췄다. 포토뮤지엄 ‘경주나인’은 한 국제공항에서 ‘고객경험 극대화를 위한 이색 부대시설’ 벤치마킹 사례로 채택된 바 있다.

▎북스토어&카페 ‘경주산책’(위)과 ‘전주산책’

트렌디한 ‘로컬리즘’ 구현

패키지 상품을 지점마다 지역 특색에 맞게 기획하고 구성한 점 또한 여행객의 눈길을 끄는 요소다. 이를테면 라한호텔 전주에서는 전주한옥마을 내 전통술박물관, 한지부채박물관, 한복대여점, 전주초코파이체험장과 직접 제휴를 맺어 체험할인쿠폰북을 제공하는 패키지를 판매하고, 라한호텔 포항에서는 여름마다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즐길 수 있는 서핑, 세일링보트 등 수상레저 프로그램과 요트투어를 연계한 상품을 제공한다. 울산과 목포에서는 현재는 코로나19로 운영을 잠시 중단했지만, 재작년까지 공업도시 울산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공장을 직접 투어하는 이색 견학 프로그램을 매년 여름, 겨울방학 패키지로 선보이기도 했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유명한 골프장이 많은 도시 목포에서는 인근의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골프패키지를 선보이고, 지자체와 협업해 목포해상케이블카 등 지역관광 액티비티를 객실상품과 연계했다.

로컬에 집중해 지역의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라한호텔의 로컬리즘은 식음 및 부대업장에도 녹아있다. 명절마다 전국 라한호텔이 위치한 지역의 대표 특산물을 선물세트로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라한셀렉트 경주에는 라한호텔이 직접 공수한 로컬 제품들을 큐레이션 해 선보이는 그로서리 편집숍 ‘경주상점’이 대표적이다. 경주상점에는 전국의 이름난 전통주, 수제 참기름 같은 먹거리와 나정명차, 경주맥주, 경주법주 등 경주 특산물이 진열돼 있다.

라한호텔은 체인호텔처럼 획일화된 방식이 아닌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바탕으로 호텔 별로 차별화되고 특화된 운영방식을 빠르고 탄력적으로 펼쳐낸다. 라한호텔의 트렌드를 캐치하는 감각과 브랜딩 전략은 호텔의 시즌 캠페인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을 가지못하는 아쉬움을 달리기위해 하와이, 핀란드, 프랑스관광청 등과 컬래버를 추진해 매년 캠페인을 다수 진행했는데, 이는 호텔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국내에서 만끽하는 이색적인 여행경험 선사했다는 데서 큰 호응을 받았다.

라한호텔이 다른 호텔과 달리 판에 박히지 않은 기획을 할 수 있었던 건 고객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반영한 덕분이다. 일례로 호텔의 시그니처 향기가 좋아 제품 출시를 요청한다는 제안을 반영해 ‘라한 시그니처 디퓨저’를 만들었고, ‘지방에서는 강연이나 클래스를 듣는 등 문화 향유의 기회가 거의 없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투숙객은 물론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클래스를 마련했다. 프랑스관광청과 협업할 당시 박준우 셰프를 초청해 ‘프랑스 디저트 만들기’ 쿠킹클래스를 기획해 진행했고, 그림책 작가 난주·박규빈, 시인 오은·박준 등 국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유명 작가들과 협업해 3주간 무료 북토크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라한호텔이 기획한 클래스는 예약 오픈 15분에서 최장 1시간 만에 신청이 매번 마감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라한호텔은 럭셔리한 하드웨어와 표준화된 서비스를 내세우기 보다는 ‘고객’과 ‘로컬’에 집중한다. 일반적인 대형 체인 호텔들과는 다른 마케팅과 브랜딩 전략이 라한호텔이 론칭하자마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전국의 라한호텔 네트워크

1. 라한셀렉트 경주(5성급) : 경주를 대표하는 특급호텔로, 라한호텔의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 사시사철 감동을 선사하는 보문호수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라이프스타일 북스토어&카페, 온 가족을 위한 키즈라운지, 볼링장 등 레저시설, 셀렉트다이닝 등 이색적인 부대시설이 특징이다.

2. 라한호텔 전주(4성급) : 전주한옥마을 바로 앞에 자리하며, 문화예술도시 전주의 헤리티지를 담았다. 한옥뷰 객실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북스토어&카페, 야외 루프톱 수영장 등 이색적인 부대시설을 다양하게 갖췄다.

3. 라한호텔 포항(3성급) : 영일대해수욕장 바로 앞에 자리해 포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호텔로, 전 객실에서 오션뷰를 즐길 수 있다.

4.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4성급) : 동해바다와 주요 관광지가 인접해 있다. 2018년 전관 리뉴얼을 진행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5.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4성급) : 다도해와 영암호의 수려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남 관광을 위한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

6. 강릉 씨마크(5성급) : 강릉 경포에 자리해 동해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하고,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국내 최초의 럭스티지(Luxury+Prestige) 호텔이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사진 라한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