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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커머스(3)] USE CASES 1_ 코니바이에린 

 

노유선 포브스코리아 기자
해외시장이 먼저 손짓한 韓 토종 스타트업

지난 9월 육아용품 업체 ‘코니바이에린(Konny by Erin, 이하 코니)’의 아기띠 누적 판매량이 100만 개를 돌파했다. 창업 5년 만이다. 급성장의 원동력은 해외시장에 있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무려 82%가 해외에서 나왔다. 2017년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 시작한 코니는 이제 글로벌 브랜드로서 전 세계 7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한다. 주요 시장은 일본, 미국,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이다.

디스커버리 커머스의 ‘해외구매(Cross-Border Shopping)’ 트렌드는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소셜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는 경우를 가르킨다. 코니는 오프라인 점포 하나 없이 소셜미디어 마케팅만으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잠재고객을 찾아냈다.

물론 제품력이 뛰어나야 마케팅도 가능하다. 지난 10월 12일 서울 성동구에서 만난 김동현(사진) 코니 이사는 “코니의 비전은 육아의 불편함을 제품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라며 “기존 제품에 존재하는 불편함과 마땅한 제품이 없어서 느끼는 불편함 모두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제품인 ‘아기띠’는 가볍고 안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존 아기띠는 안정성과 이동성에만 집중한 탓에 거추장스럽고 ‘군장’ 같은 느낌을 줍니다. 또 아기를 천으로 감싸는 베이비 랩은 착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불편했고요. 두 가지 단점을 보완하고 코니만의 장점을 얹은 제품을 기획했는데 시장에서 반응이 굉장히 빠르게 나타났어요. 일본의 경우 창업 1년 만에 시장 안착에 성공했죠.”

“저희 국가에서도 판매해주세요.”

일본 진출은 한국에 여행을 온 일본 부모들 덕분이었다. “일본인 여행객들이 저희 아기띠를 본 뒤 포털에서 제품을 찾아봤다고 합니다. 당연히 검색 결과에 안 나왔죠. 그런데 인스타그램에서는 검색이 됐던 거예요. 저희 아기띠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났어요.”

일본 고객들은 코니 인스타그램에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기 시작했다. 유통 채널이 없어 코니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김 이사는 “갑자기 자사몰(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구매 사이트)을 만들어달라는 일본어 문의가 들어와서 놀랐다”며 “이후 미국에서도 같은 내용의 DM이 오자, 외국인용 자사몰 구축을 본격화하고 미국·일본 아마존 입점도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코니 매출에서 일본과 미국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일본에서만 약 60%에 달한다. 일본과 미국에서 코니의 인기 비결은 ‘다양성’에 있다. 15가지 색상과 10개 사이즈의 조합은 부모들이 아기띠를 매도 ‘나다움’을 잃지 않도록 했다. 김 이사는 “내 스타일을 망치지 않는 아기띠가 필요했던 것 같다”며 “미국의 경우는 체격 편차가 크지만 기존 제품의 사이즈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선택지가 늘어나면 결정 장애를 불러오지 않을까. 김 이사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으로 고객의 선택을 돕는다”고 답했다. 기존 고객의 체형 데이터와 아기띠 사이즈, 착용 후기, 반품 및 환불 비율 등을 종합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체형에 맞는 아기띠 사이즈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국가에 따라, 소셜미디어 종류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전략

해외 고객이 먼저 연락해 제품 판매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코니는 ‘운 좋은 브랜드’로 보이지만 코니 역시 적극적으로 고객을 확보해나갔다. 다양한 소셜미디어와 메신저, 쇼핑몰을 이용해 잠재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중이다. 김 이사는 국가마다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가 다르기 때문에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인스타그램과 라인 메신저, 미국에선 페이스북이 활발하게 사용됩니다. 한국에서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대세죠. 네이버 쇼핑 라이브와 카카오채널도 떠오르는 창구입니다. 중요한 점은 소셜미디어의 종류에 따라 브랜드·제품 마케팅 콘텐트도 달라야 한다는 겁니다.”

인스타그램은 하루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시각적 효과가 우선해야 하고 텍스트는 보조라는 설명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게시물 구성이 정반대다. 텍스트가 상단에 위치하고 그 밑에 이미지나 영상이 붙기 때문에 눈길을 끄는 텍스트가 필요하다. 김 이사는 “텍스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며 “잠재고객의 공감을 일으키거나 높은 할인율을 강조할 수도 있고 호기심을 끄는 한 문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니는 힘든 육아에 공감하면서도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텍스트를 구상한다”고 덧붙였다.

코니의 다음 과제는 새로운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다양한 형식의 마케팅 콘텐트를 제작하는 것이다. 김 이사는 “기존 채널에서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잠재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채널로 라이브 쇼핑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활용 방안도 모색 중이다.

최근 60만 팔로워를 거느린 한 인플루언서가 코니 내복을 입은 아이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자 당일 매출이 2배로 껑충 올랐다. 김 이사는 “코니의 브랜드 슬로건은 ‘부모로서의 삶을 더 쉽고 멋지게’다”라며 “슬로건에 어울리는 국내외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노유선 포브스코리아 기자 noh.yousun@joongang.co.kr·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202211호 (20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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