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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커머스(1)] 디지털 세상에 부활절 달걀 심어놓기 

WHAT IS DISCOVERY COMMERCE 

이진원 포브스코리아 기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영업 조직에서는 전통적으로 비법처럼 내려오는 강력한 영업전략이 하나 있다. 고객으로부터 ‘이것을 원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접근 방식이다. 고객 요구에 대한 과거형 표현인 이 반응은 고객이 ‘이것을 원한다’라고 주문하기 전에 고객에게 필요할 것 같은 제품을 예측해 먼저 제안하고 적중했을 때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 서비스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가겠다는 전략으로, 다시 말해 대응형(Reactive)이 아닌 선제형(Proactive)의 영업 및 마케팅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다.

디스커버리 커머스(Discovery Commerce)는 말 그대로 소비자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부활절 달걀 찾기’처럼 원하는 제품을 발견하는 흥미를 제공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새로운 디지털마케팅 전략 트렌드다. 상거래의 기나긴 역사를 거쳐오는 동안 사람들이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도록 돕는 일은 항상 가장 중요한 기회로 작용했다. 현재 지배적인 전자상거래는 검색을 기반으로 하며 이미 구매 의향이 있다면 수요를 충족하는 데 유용했지만, 수요를 창출하는 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수요 충족을 넘어 수요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이 바로 디스커버리 커머스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마케터들은 기계학습, 인공지능 등 새로운 디지털 알고리듬을 활용하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더욱 활성화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견해내고 있다.

디스커버리 커머스는 고객 구매의 단계별 활동에 따라 전략적으로 고객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를 총망라한다. 전통적 이커머스 환경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디스커버리 커머스는 브랜드와 제품이 고객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브랜드와 제품 스스로가 저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의 취향을 찾아 나서 구매 확률을 높이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잠재고객들은 일반적으로 특별한 정보를 검색하려는 목적 없이도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세상을 탐색하고 있다. 이들이 다양한 소셜 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무언가는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것만으로도 미래 소비자의 발견이 이뤄진다. 디스커버리 커머스는 백화점에서 뭘 살까 매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이른바 디지털 세계 속 윈도쇼핑을 공략한다. 윈도쇼핑처럼 디지털 커머스는 사람들의 오락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스커버리 커머스의 목표는 이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부활절 달걀(브랜드와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기술이다.

디스커버리 커머스의 주요 전술로는 첫째, 커뮤니티를 구축해 연결을 생성하기가 있다. 디지털족들은 다른 이들과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며 상호작용하기를 갈망한다. 이 과정에서 인플루언서는 다른 이들의 ‘워너비’가 되고 그들이 노출하는 여러 아이템은 ‘머스트해브’가 된다. 그래서 커뮤니티 내에서 여러 맞춤형 고객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주효하다. 둘째, 디스커버리 커머스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흥미롭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재미있고 신선한 프로모션 캠페인은 고객을 넛지*하고 구매를 고려하게 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최근 확산됐다. 셋째, 쉽고 편리해야 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발견된 신박한 아이템은 구매로 편리하게 연결돼야 한다.

*넛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으로,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 이커머스 환경의 수요 창출 한계

과거 이커머스 환경에서 고객은 쇼핑 전에 이미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살 제품을 생각해놓은 뒤 사이트에 접속해서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했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 리테일러, 기업들은 검색 결과를 고도화하고, 사이트상에 고객 경험을 최적화하는 등 고객의 요구 사항을 충족해 주면서 방문이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고객이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은 브랜드나 제품들은 ‘발견될 기회’를 놓친다. 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를 신규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고객 스스로 특정 제품을 원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사이트에 방문해서 찾을 일도 없고, 결국 구매하도록 만들 방법도 전무하다.

- 이진원 포브스코리아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202211호 (20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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