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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원감축과 현명한 대처 

흔들림 없는 디즈니의 교훈 

새해가 되면 용기가 생긴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도전을 마음먹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멋지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해 내내 고민했던 회사의 어려운 문제와 고민들에는 어떻게 새롭게 접근할 수 있을지 다시 용기를 내본다.

▎2021년 10월 당시 밥 아이거(오른쪽) 디즈니 회장과 밥 채펙 대표가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에서 열린 월트 디즈니 월드 개장 50주년 기념식에서 함께 서 있다.
미국에서는 2022년 11월 이후 경기후퇴 걱정으로 여러 기업이 많은 사람을 해고하고 있다. 힘든 소식으로 연말과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메타, 아마존, 펩시코 등 다양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코로나도 무사히 이겨낸 듯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도 타이트한 재정을 관리하느라 해고를 했다. 지난해 11월에 미국은 2021년 1월 이후로 가장 큰 감원(job cut) 기록을 세웠다. 무려 7만6835명이 해고를 당해 그 비율은 전월 대비 127% 이상, 전년 동월 대비 417%가 증가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거의 매일같이 어도비, 모건스탠리, 버즈피드, 골드만삭스, 빅커머스 등 여러 기업이 임직원 몇천 명을 해고했다.

얼마 전만 해도 이상 징후가 없었던 것 같은데 무슨 상황인가. 정말 글로벌 경기와 시장이 이렇게도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인가? 매주 해고 소식을 통지받은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오는 것을 보면 이 뉴스가 남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실력 있는 지인들인데 이렇게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불공평한 거 같기도 하고 덩달아 마음이 안타깝다.

한국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지인이 해고 소식을 듣거나 해고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해고를 당하는 자와 해고하는 자 모두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일 잘하던 직원에게 해고 소식을 전할 때는 마음이 더 무겁다. 그러나 회사 재정 상황이나 국제 공급망 상황을 보면 이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고 어려운 대화는 시간을 끌기보다 빨리 진행해서 당사자들이 직면한 현실에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해고로 얼룩진 2022년을 보내서 그런지 새해엔 더 용기를 갖고 회사 이익도 생각하고 우리 직원들의 건강과 발전도 도모는 회사는 어떤 것인지 질문을 해본다. 다시 말해 앞으로 우리가 임직원 관리와 회사 발전 시스템을 어떻게 설립해야 글로벌 경기와 재정 상황이 어려워져도 임직원을 바로 해고하거나 내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게 과연 가능할까.

우선 현재 불가피한 해고 상황을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 생각하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인가’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말 그대로 어떤 상황이 먼저인지 묻는 질문인데, 흑백논리로 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올해 현명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미국 기술 기업들은 장기간에 걸쳐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회사 성장으로 여겼다. 주주의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기 위해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인력 확장이 효과적인 시그널이었다. 또 성장하는 회사들이 다가올 성장을 위해 미리 인력을 채용하고 투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맞는 선택이기도 하다. 다만 내일 시장이 오늘 시장보다 안 좋은 경우, 앞서 감행한 투자와 채용 확장 비용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되고, 결국 대규모 해고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즉, 사업을 확장할 때 사람을 고용하지 않으면 성장이 어렵지만, 미리 투자했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그 투자한 결실로 큰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 그래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내리는 오늘의 선택은 사실 항상 미흡한 정보 안에서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정보를 정성껏 모은다고 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과거에 알았던 정황과 정보, 오늘 알고 있는 현실이며,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불과하다.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에 많은 기업이 얼마나 대비하지 못했나를 떠올려보면 우리는 미래에 대해 평소에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도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 딜레마를 헤쳐나가기 위해 회사 전략과 목표에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결과에 도달하듯이, 미래를 위한 현명한 대책과 방안이 요구된다.

그 노력의 시작은 태도다. 기업마다 전략과 목표는 다르지만 명확히 필요한 요소는 바로 마인드셋과 목표가 선명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최근에 디즈니 대표이사로 돌아온 밥 아이거(Bob Iger)에게서 그 교훈을 배울 수 있다. 그는 지난 15년간 디즈니 대표이사로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디즈니로 글로벌 확장을 이뤄낸 리더다. 그가 여러 시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디즈니 성공에 크게 기여한 비결은 바로 진심 어린 태도와 목표 기반 커뮤니케이션 덕분이었다. 디즈니의 글로벌 테마파크, 마블과 스타워즈의 합병과 인수, 전 세계 어디서나 디즈니 콘텐트를 볼 수 있게 한 디즈니 플러스는 모두 15년 전에 아이거 대표가 처음 대표이사가 되었을 때 세운 계획들을 하나하나 이뤄낸 결과다.

그는 회고록 『디즈니만이 하는 것(THE RIDE OF A LIFETIME)』에서 대표이사를 맡은 첫해 비즈니스 우선순위와 목표를 일목요연하게 나열했다고 밝혔다. 디즈니 대표로서 신경 쓰고 결정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임원에서부터 신입 직원에 이르기까지 전 구성원에게 디즈니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의 뚜렷한 비전과 자신의 사람들에 대한 확신은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디즈니 모든 임직원은 그의 지휘에 따랐고 어려운 순간이 닥쳐도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한 확신과 더 올바른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밥 아이거는 2020년에 은퇴하고 밥 채펙(Bob Chapek)에게 대표직을 넘겼으나 이후 디즈니는 그에게 대표직을 다시 맡아달라고 부탁해 2022년 11월 복귀했다. 여러 도전적 시장 상황에서 아이거 대표의 리더십 회복은 임직원과 주주에게도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의 복귀에 주가는 바로 상승했고 술렁였던 디즈니 임직원과 고객들은 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내일을 모르는 건 아이거 대표나 당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미지의 내일을 이끄는 리더와 대표가 될 수 있을지 교훈을 준다.

대규모 인원감축, 시스템 재정비 등 리더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어려운 선택과 결정을 부족한 정보하에서 내려야 한다. 그래서 조직을 지혜롭게 이끄는 리더들은 어떤 태도와 커뮤니케이션으로 회사를 이끌고 경영 결정을 내리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내일의 불확실성에 불안해하지 않고 기회로 잡을 수 있는 리더가 되는 방법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모니카 H. 강 이노베이터박스 대표는… 글로벌 500대 기업, 고등교육기관, 정부 및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실행 가능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문화 변화, 리더십 개발, 팀빌딩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구글, NBC유니버설, 삼성전자, 펩시코, 트위터, 존스홉킨스대학교, 미국 정부 등 다양한 업계의 고객사와 일하고. 백악관, 아쇼카 체인지메이커(Ashoka Changemakers), 전국여성기업위원회(WBENC) 등으로부터 인정(Recognition)을 받은 창의 교육 전문가다

202301호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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