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두려움에 대하여 

 

두려움은 외면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눈을 부릅뜨고 직시하는 것이 오히려 두려움을 이기는 길이다.
“두려워한다는 것은 절대로 부끄러운 게 아니야. 오히려 우리 같은 파이터에게는 두려움이 최고의 동반자야. 두려움은 너를 날카롭게 하고, 깨어 있게 해서, 살아남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거든. 하지만, 문제는 두려움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야. 두려움이라는 놈은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 활활 불타고 있는데, 네가 그걸 다룰 수 있으면 그놈은 너를 아주 뜨겁게 만들어주지만, 두려움이 너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그놈은 너뿐만 아니라 네 주변의 모든 것을 태워 없애버릴 거야.” -영화 [록키 5] 중에서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뛰어난 성과라고 생각하는 순간을 돌이켜보면, 공교롭게도 모두 회사에 예상을 뒤집을 만큼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다. 그 당시에는 분명 감당할 수 없을 듯한 극한의 두려움을 느꼈으나, 오히려 이 감정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작용해 결국엔 위기를 극복하며 전화위복이 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두려운 상황을 만났을 때 그 상황을 피해서 돌아간다면, 순간적으로는 두려움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두려움을 외면한 것이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두려움을 외면하는 경험을 하면 두려움을 느끼는 감정도 점점 무뎌지고, 이윽고 더는 두려운 것이 없다고 착각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런 단계에 처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피해 다닐 수밖에 없다. 본인은 깨닫지 못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일을 풀어가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지 못하고 빙빙 돌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는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는 이 상황을 스트레스라는 단어로 정의 내린다.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본능적으로 눈을 감는다. 하지만, 힘을 내서 눈을 떠야 한다. 그리고 두려움의 근원에 한 걸음씩 다가가야 한다. 이렇게 두려움을 직시하기 시작하면 물에 빠진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칠 때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당신의 의지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평소에는 해낼 수 없었던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게 된다.


이런 경험을 여러 번 겪어보면, 두려움은 그저 하나의 신호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신호는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알려준다. 필자에게도 두려움은 여전히 고통이고 매번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하지만, 노력해야만 한다. 지금 두려움을 외면하면, 이 불씨가 커다란 재난이 되어 나와 내 주변을 덮칠 테니 말이다. 적어도 두려움 끝에 뭐가 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질끈 감았던 눈을 다시 뜬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활용해서 나를 움직인다. 그렇게 매번 록키 발보아처럼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천진혁 SSEM 대표

202303호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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