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경영과 플레이팅 

 

주변의 도움을 받아 사업적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일, 다양한 성과 대신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는 방법 등은 모두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플레이팅과 비슷하다.

▎폴 장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
필자가 창업한 기업명 ‘플레이팅’ 때문인지 비즈니스 미팅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플레이팅을 잘할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요리 전문가는 아니기에 사업 초기에는 웃어넘겼지만 플레이팅 소속 전문 셰프들과 음식 얘기를 자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금은 더 먹음직하고, 정성스레 음식을 담아내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자평하곤 한다.

무엇보다 플레이팅의 기본은 음식을 담는 ‘그릇’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각 음식의 특징을 살려줄 수 있는 적절한 그릇을 선택하는 것이 사실상 플레이팅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 가정집에 있는 그릇 종류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렇게 제약이 큰 상황에서 누구나 그럴싸한 플레이팅을 할 수 있는 세 가지 노하우가 있다.

먼저 ‘여백’의 미를 살려보자. 여느 음식보다 한식의 경우, 푸짐하게 담아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는 문화가 짙다. 하지만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특별히 선보이는 음식이라면, 그릇 한가득 채워 내놓기보다는 적당한 여백을 두고 음식을 담는 플레이팅을 해보자. 주인공인 ‘음식’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먹는 이들이 음식에 더욱 집중하게 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이어 음식을 담은 그릇에 받침 하나를 놓아보자. 자주 쓰는 중간 크기의 접시를 색감이 뚜렷이 대비되는 큰 그릇에 받쳐내도 분위기가 한결 살아난다. 마지막으로 ‘소스’의 마법을 더해보자. 셰프들은 다양한 소스로 음식에 맛을 더한다. 필자가 자주 선보이는 요리 중 하나인 오므라이스를 예를 들어보면, 케첩 하나로도 하트를 그려내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거나(많이 뿌리면 너무 달아지니 손가락 하트 여러 개를 추천한다) 감사함을 전하는 용도로 스마일을 애용한다.

전문 셰프 눈에는 소소해 보이는 플레이팅 기술들이 어제도 먹었고, 오늘도 먹고, 내일도 먹을 평범함 음식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먹는 즐거움도 배가할 수 있다.

어느덧 창업 10년 차에 접어든 필자는 앞서 언급한 플레이팅 기술들을 경영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성과가 되도록 크게 부각될 수 있도록 받침 그릇 역할을 기꺼이 하고자 하며, 특별한 소스처럼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결코 마다하지 않고 연결해 시너지가 나도록 한다.

‘여백’은 경영 현장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다. 여백을 둔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과 동일하다고 본다. 다양한 성과를 한 번에 내려는 욕심을 버리고, 중요한 성과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업무 결과의 완성도를 높이고, 소요 시간은 단축해가는 성공 경험들을 쌓아갈 수 있다. 이 밖에 플레이팅 수준을 높이는 기술들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다면 또 한 번 소개하고 싶다. 경영 플레이팅도 마찬가지다.

- 폴 장 플레이팅코퍼레이션 대표

202307호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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