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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포스 2023’에 가다] (2) 존 쿠세라 세일즈포스 AI PM 수석부문장 

기업용 AI의 민주화 

노유선 기자
세일즈포스는 올해 드림포스에서 아인슈타인 원 코파일럿 스튜디오와 아인슈타인 트러스트 레이어 등 기업용 AI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전 세계의 모든 산업군에 기업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속성과 보안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 사진:세일즈포스(Salesforce)
글로벌 CRM(고객관계관리) 클라우드·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2003년부터 매년 IT(정보기술) 콘퍼런스 ‘드림포스(Dreamforce)’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신뢰 속에서 우리는 AI를 합니다(In Trust, We AI)’를 모토로 역대 최대 인공지능(AI)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지난 9월 12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진행된 드림포스에는 100여 개국에서 온 4만 명이 넘는 참관객이 자리했다. 구글 클라우드와 알리바바 클라우드, IBM, KPMG, pwc 등 글로벌기업 다수가 고객사·협력사·후원사 등으로 참여해 부스를 꾸렸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세일즈포스는 지난 3월 발표한 CRM용 생성형 AI ‘아인슈타인GPT’의 차세대 버전인 ‘아인슈타인 원 플랫폼(Einstein 1 Platform)’과 이를 지원하는 ‘아인슈타인 원 코파일럿 스튜디오(Einstein 1 Copilot Studio)’, 데이터 관리 솔루션 ‘아인슈타인 트러스트 레이어(Einstein Trust Layer)’,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데이터 클라우드’를 공개했다. 세일즈포스는 인류를 대표하는 천재, 아인슈타인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자사 솔루션을 이용하면 모두가 아인슈타인처럼 똑똑해질 수 있다”고 홍보했다. 행사장 곳곳에 놓인 아인슈타인 조형물은 세일즈포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단순한 CRM 솔루션을 뛰어넘어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아인슈타인 원 코파일럿 스튜디오는 AI 기반 기업 맞춤형 작업에 탁월하다는 평이다. 프롬프트 빌더(prompt builder)와 스킬 빌더(skills builder), 모델 빌더(model builder) 등으로 구성되며, 이 중 AI 명령어인 프롬프트를 신속하게 만들어내는 프롬프트 빌더는 AI 사용자가 최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9월 11일 클라라 샤이(Clara Shih) 세일즈포스 AI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거대언어모델(LLM)에서 프롬프트는 콘텍스트(context)가 많을수록 더 나은 결과물을 도출해낸다”며 “이번에 발표한 프롬프트 빌더는 새로운 업무가 추가되더라도 (혼동 없이) 정확한 프롬프트를 AI에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세일즈포스는 데이터 관리 솔루션인 아인슈타인 트러스트 레이어를 선보였다. 보안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의 민감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이러한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최근 세일즈포스는 “전 세계의 모든 산업군에 신뢰할 수 있는 AI를 제공하겠다”고 단언하며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9%가량 인상했다.

과연 ‘전 세계’와 ‘모든 산업군’, ‘신뢰할 수 있는 AI’라는 세 가지 개념이 공존할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지난 9월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존 쿠세라(John Kucera) 세일즈포스 AI PM(제품관리·Product Management) 수석부문장(Senior Vice President)에게 질문을 던졌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전기공학 학사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그는 2008년부터 세일즈포스에서 PM 업무를 수행해왔다. 특히 아인슈타인 자동화 솔루션 PM을 주도했으며, 올해 세일즈포스 AI가 신설되면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PM 수석부문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기업용 AI의 민주화를 이끌겠다


▎ 사진:노유선 기자
세일즈포스는 ‘AI 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AI 혁명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지만 사실 세일즈포스는 약 10년 전부터 AI를 연구하며 ‘AI 민주화’에 기여해왔다(we democratized AI). AI 민주화란 AI의 활용도를 높이는 일을 말한다. 세일즈포스는 AI가 각 기업에 적합한 기능을 자동적으로 수행하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때 수많은 AI 초기 모델과 아인슈타인을 구분해야 한다. 전자는 한두 가지 작업에 능숙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더 많은 산업군의, 더 다양한 부서의,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데 탁월하다. 아인슈타인 이용자는 데이터를 따로 수집하거나 정리할 필요가 없다. 세일즈포스가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데이터와 관련한 모든 작업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타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업무 흐름(workflow)을 자주 언급했다. 세일즈포스는 업무 흐름을 어떻게 개선해왔는가.

먼저 업무 흐름은, 사람들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뜻한다. 특히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어시스턴트인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은 이러한 과정을 매끄럽게 발전시켜 이용자가 목표한 바를 수월하게 달성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은 고객 관리와 예측, 이메일 작성 업무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수백만 명과 이메일 수백만 개를 주고받는 그들은 고객에게 적합한 맞춤형 이메일을 작성해야만 한다.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을 이용하면 더 나은 이메일을 더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 영업 외에도 개발, 마케팅, 판매 등의 부서에서 아인슈타인 솔루션을 활용해 각종 작업을 자동화하면 업무 흐름이 개선되면서 생산성이 현격하게 높아질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프롬프트 빌더’를 설명해달라.

성공적인 혁신의 요건은 새로운 기술의 편의성과 신속성에 달려 있다. AI는 이를 충족할 만큼 매우 똑똑한 기술이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먼저 목표치를 설정해야 하고 그에 맞게 AI에 지시 또는 명령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프롬프트 빌더’다. 만약 업무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롬프트가 수반돼야 한다. 다시 말해, 프롬프트 빌더는 AI에 쉽고 빠르게 명령해 업무의 자동화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이라고 보면 된다.

세일즈포스는 어떻게 전 세계의 모든 비즈니스로부터 신뢰를 얻을 계획인가.

물론 거대언어모델인 생성형 AI는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제 세일즈포스의 과제는 각각의 언어에 테스트를 적용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높은 수준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테스트와 관련해, 세일즈포스는 데이터 관리 솔루션 ‘트러스트 레이어(Trust Layer)’를 구축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뿐 아니라 기업 기밀 정보에 대한 경쟁사의 해킹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솔루션이다. 또 세일즈포스는 정보의 비윤리성과 편향성, 유해성 등을 감시하기 위해 레드팀(red team)을 구성해 운영한다. 이같이 매우 강력한 규정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준수해나간다면 고객사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AI를 믿지 못하고 있다. AI 도입에 대한 규제가 강한 정부도 있다.

AI를 둘러싼 두려움이 여전히 팽배하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격동의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발전 속도가 더뎠던 기업도 이제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발 빠르게 움직이려 한다. 여러 국가의 정부들도 자동화된 프로세스와 효율적인 업무를 지향한다. 기술 변화에는 계속해서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든 정부든 어떤 고객이든 간에 세일즈포스와 함께한다면 새로운 변화를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기업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는 고객사의 개별적인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도 편향성·유해성을 완화하는 데다 강력한 보안 지침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스기사] 한상아 LG유플러스 팀장이 본 드림포스 2023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세일즈포스의 CRM 솔루션 ‘커스터머 360(Customer 360)’을 처음으로 도입해 고객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정보를 빠른 속도로 체계화했다. 당시 영업팀 40여 개와 영업사원 360여 명으로 구성된 LG유플러스 영업조직은 데이터 입력과 보고서 작업 등에 할애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세일즈포스 솔루션 덕분에 영업사원이 발굴한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수주·리스크 예측 체계를 구축한 결과, 수익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드림포스를 찾은 한상아 LG유플러스 기업부문 B2B 수주관리 TF 팀장은 “드림포스에서 만난 전 세계 기업들은 세일즈포스 고객사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며 “일종의 팬덤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 팀장은 “여러 고객사가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이용해 CRM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개선한 사례를 가감 없이 소개하며 혁신의 여정을 강조했다”며 “세일즈포스를 둘러싼 자연스러운 팬덤 문화가 놀라운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AI 열풍에 대해선 “세상이 정말 변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다면 AI를 이용해 영업 실적을 주 단위, 월 단위, 분기 단위로 예측하는 일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202310호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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