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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 OTT 대해부] (2) 생존의 키워드 ‘오리지널 콘텐트’ 

 

장진원 기자
주요 OTT 앱별 사용자 이용 행태를 분석했다. 넷플릭스에서 시작된 오리지널 콘텐트 경쟁은 서비스 사업자들이 피할 수 없는 승부처로 떠올랐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그대로 벤치마킹한 쿠팡플레이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사용자수’는 넷플릭스, ‘이용 충성도’는 웨이브


OTT 서비스별 이용 행태 중 ‘사용자 충성도’를 살펴봤다. 1인당 월평균 사용일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등을 통해서다. 전제 사용자수에서는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충성도는 웨이브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브의 올 7월 기준 MAU가 400만 명대로, 주요 앱 중 4위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올 7월 MAU 기준, 1인당 월평균 사용일수는 웨이브가 10.7일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티빙(9.8일), 넷플릭스(9.3일)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도 웨이브가 642.6분으로 가장 길었다. 이어서 티빙(525.7분), 넷플릭스(514.9분) 순으로 조사됐다. 사용자수 꼴찌인 왓챠도 1인당 월평균 사용일수는 7일로, 쿠팡플레이(5.4일)와 디즈니플러스(5.9일)를 제쳤다. 다만 사용률(총설치 대비 사용, 2023년 7월 기준)은 넷플릭스가 66.2%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티빙(52.3%), 쿠팡플레이(49.8%), 디즈니플러스(40%)가 뒤를 이었다. 웨이브의 사용률은 27.7%에 그쳤다.

왓챠·디즈니플러스·쿠팡플레이, 이탈률 ‘비상’


주요 OTT 앱별 이탈률을 들여다봤다. 올해 6월까지 OTT 앱을 이용했다가 7월 들어 이용 실적이 제로(0)인 경우를 기준으로 했다. 7월 한 달간 이탈률이 가장 높은 OTT 앱은 왓챠(39.5%)였으며, 이어서 디즈니플러스(35.4%), 쿠팡플레이(33.6%)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탈률이 가장 낮은 OTT는 넷플릭스로 18.2%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는 수치다.

넷플릭스는 티빙으로, 나머지는 모두 넷플릭스로


주요 OTT 앱별 ‘경쟁 앱’으로의 이탈률을 조사했다. 올해 7월 한 달간 넷플릭스에서 경쟁 앱으로 이탈한 이용자는 총 207만 명으로, 이탈률은 42%였다. 같은 기간 티빙의 경쟁 앱으로의 이탈률은 84.6%, 쿠팡플레이는 91%로 나타났다. 사용자수 하위권인 왓챠와 디즈니플러스의 경쟁 앱 이탈률은 각각 146.1%, 137.1%에 달했다. 경쟁 OTT 앱 간 이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 사용자 중 14.2%가 티빙으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티빙을 비롯한 모든 조사 대상 OTT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탈한 앱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트의 위력


초기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승기를 잡은 결정적 요인은 오리지널 독점 콘텐트다. 개봉만 하면 거의 모든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나 공중파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송출하는 드라마와 달리, 넷플릭스의 특정 콘텐트를 보려면 해당 서비스를 구독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후발 사업자들도 출혈경쟁과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오리지널 콘텐트나 스포츠 이벤트 독점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됐던 드라마 〈악귀〉는 공중파인 SBS에서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OTT 스트리밍에 나선 웨이브와 디즈니플러스의 트래픽을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이 됐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직전에 신규설치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는 해외 축구클럽 초청 경기를 독점중계하면서 트래픽을 크게 늘렸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클럽인 토트넘과 맨체스터시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클럽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프랑스 명문 클럽인 파리생제르맹 등의 초청 경기 전후로 신규설치 건수와 총사용시간이 크게 늘었다.

쿠팡플레이 메기 전략 통하나


넷플릭스를 제외한 토종 OTT 경쟁에서 쿠팡플레이가 치고 나오며 기존 강자인 티빙과 웨이브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MAU는 519만 명으로, 티빙(522만 명)을 근소한 차로 쫓고 있고 웨이브(400만 명)와 비교하면 이미 크게 앞섰다. 올 7월 신규설치 건수도 59만 건으로, 넷플릭스(32만 건)와 티빙(29만 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이 2020년 말에 선보인 OTT 서비스로, 쿠팡의 유료 서비스인 ‘로켓와우클럽’ 가입자에게 무료로 서비스된다. 미국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무료로 제공한 것을 그대로 벤치마킹한 전략이다. 미국 OTT 시장에서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디즈니플러스를 제치고 넷플릭스에 이어 2위다.

새롭게 떠오른 동영상 강자 ‘쇼트폼’


10초 내외 짧은 영상인 쇼트폼이 스트리밍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스트리밍과 SNS 플랫폼들이 내놓은 쇼츠나 릴스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OTT 업체의 가장 큰 적은 경쟁사가 아니라 쇼트폼 플랫폼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포브스코리아는 OTT 시장 분석과 별개로, 최근 미디어 콘텐트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쇼트폼 데이터도 분석했다.


아직까지 쇼트폼 콘텐트는 영상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플랫폼 유입을 위한 미끼상품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쇼트폼 콘텐트 출시 이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선 사용시간이 과거 대비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페이스북(릴스)의 경우, 전체적인 플랫폼 사용자 수가 크게 줄면서 릴스 출시(2022년 2월) 이후에도 페이스북 전체 사용시간 감소를 피하지는 못했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309호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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