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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한 관광산업, 화두는 ESG] 이예지 MYSC 최고비즈니스책임자 

관광 스타트업의 ESG 실천 전략 

신윤애 기자

엠와이소셜컴퍼니(이하 MYSC)는 2011년 설립된 임팩트 액셀러레이터이자 투자사로, 현재 600억 원이 넘는 AUM(총관리자산)으로 국내외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1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매년 육성, 투자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관광 글로벌 챌린지,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국내외 인바운드·아웃바운드 타깃의 다양한 관광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이 초기부터 ESG 요소를 고려하고 도입하면 추후 ESG 혁신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데다 사업적으로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예지 MYSC CBO가 스타트업이 ESG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MYSC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ESG 요소에서 임팩트를 내는 K관광기업이 해외투자자와 현지 파트너들에게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본, 경험, 기회가 부족한 스타트업이 나 홀로 ESG를 실천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생존’이라는 최우선 목표가 있는 스타트업에 ESG 요소들은 나중에 해도 되는 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MYSC는 스타트업의 관점에서 ESG를 바라보고 적용 지점을 찾아가는, 쉽지 않은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이예지 CBO는 MYSC가 다년간 고민한 관광 스타트업들의 ESG 실천 전략 두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스타트업의 ESG 이해 제고다. 시장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ESG의 필요성이나 방향성을 스스로 인지하는 단계다. 이 CBO에 따르면 최근 관광산업에서는 팬데믹 이전과 다른 양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이전과 다른 장소를 다른 방식으로 여행하기 원하는데, 그 결과 새로운 지역들이 주목받기도 하지만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수용 한계를 넘어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이나 투어리스트피케이션(Touristfy+Gentrification, 주거지역의 관광지화) 등 부정적인 영향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CBO는 “최근 업계의 화두는 사회·환경의 보존과 균형”이라면서 “관광 스타트업은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미치는 사회적·환경적 요인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해하며 긍정 영향은 강화하고 부정 영향은 축소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MYSC는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임팩트를 진단하고 비콥(B Corp) 인증을 통해 기업이 창출하는 긍정적인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측정해 확산을 지원한다.

두 번째는 기업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파트너십 연계 전략이다. 이른바 적용과 실천 단계다. 이 CBO는 알렉스 에드먼드(Alex Edmans)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의 ‘파이코노믹스(Pieconomics)’, 즉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파이를 키워 장기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라는 개념을 근거로 여행, 숙박, 체험, 이동 등 여러 영역이 맞물려 있는 관광 스타트업이야말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MYSC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관광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해 시장의 파이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이 활성화되면 대기업은 혁신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스타트업은 성장 촉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모두가 ‘윈윈’하는 전락이다.

촘촘하고 스마트한 전략으로 MYSC가 육성하고 있는 관광 스타트업은 100여 개. 이 중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주목받는 곳도 적지 않다. 이 CBO는 “대표적으로 굿럭컴퍼니, 네이처모빌리티, 해녀의 부엌, 노매드헐 등이 ESG 요소를 잘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고 소개했다.

굿럭컴퍼니는 관세청-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특례 시범사업에 참여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교통약자 230여만 명의 수하물을 수취·운반함으로써 이동권을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친환경 모빌리티 플랫폼인 네이처모빌리티는 탄소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해녀의 부엌은 지역 어촌계에서 생산한 수산물을 시가 대비 10~20% 비싼 가격에 매입해 판매하는 동시에 종달어촌계와 북촌어촌계에 매년 1000만원씩 발전 기금을 내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 노매드헐은 여성 여행자들이 안전하게 정보를 공유해 여성 동행자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서비스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CBO는 MYSC는 앞으로도 관광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해 이들이 ESG 분야에서 훌륭한 임팩트를 거둘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팩트는 단기간에 홀로 이뤄낼 수 없습니다. 공공기관, 지자체,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하죠. 국내외 관광 스타트업의 지속가능한 ESG 성장을 위해 MYSC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 기회를 창출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박스기사] 대기업·관광 스타트업의 협업 사례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 중 3분의 1은 버려진다. 이렇게 발생하는 자원 낭비와 환경문제에 주목하여 인공지능 AI 푸드 스캐너를 개발한 누비랩은 B2G에서 시작하여 급식소, 군부대, 학교, 정부 등에서 이용되다가 B2B로 사업을 확대하여 이제는 호텔, 항공사도 푸드 스캐너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기내 도시락을 제공하고, 어떤 도시락을 손님들이 선호하고, 얼마큼의 양을 남기는지 파악해 더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고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면서 임팩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대형 케이터링업체에서 운영하는 기업 급식소 내 서비스 운영 결과, 식재료비 6% 절감, 음식물 쓰레기 11% 감소라는 환경적 가치를 창출했다. SK텔레콤과는 AI 푸드 스캔 기술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협업을 진행하여 약 18.2%의 음식물 쓰레기 양을 감축했다.

[박스기사] EMA(Extra-Mile Acceleration) Program

MYSC가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각 분야에서 사회환경 문제를 혁신적이고 탁월하게 해결할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 투자한다. MYSC는 지난 몇 년간 한국관광공사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아 관광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EMA x Global Tourism은 선발된 기업에는 최대 2억원의 사업화 지원금 외에도 ESG/임팩트 컨설팅,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영어 IR 컨설팅, 해외 VC 데모데이 및 국내외 비즈매칭 등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로 진출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EMA x Tourism은 로컬ㆍ환경ㆍ테크 분야의 초기 국내 관광기업 성장을 위한 육성 프로그램으로, 비즈니스 고도화, ESG 임팩트 고도화 및 자원 연계를 통해 관광 스타트업의 재무적 성장(매출, 고용, 투자)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원한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_ 사진 MYSC

202312호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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