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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에서의 행복 찾기 

왜 나는 여기에 있나요? 

요새 사업과 커리어에 관해 고민하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진다. 왜 우리는 이 일과 사업을 하고 있는가?

▎미국 대형 소매업체 중 하나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수년간 부진한 매출과 손실, 수많은 회생 계획 실패로 인해 지난 4월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9월 부도를 발표했다. / 사진:AP PHOTO/MARK THIESSEN
당신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정말 무엇인가? 회사를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명예, 명성, 돈, 미션? 그 많은 이유 중 지금 왜 일을 계속하는가 돌아보면 처음에 일과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던 이유가 지금과 같은가? 전에는 그리 고민하지 않았던, 미래와 과거를 돌아보는 질문이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던 많은 친구가 얼마 전에 갑자기 회사를 정리했다. 성공하고 잘나가는 사업을 하는 멋진 창업가와 좋은 리더들인데 왜 갑자기 문을 닫았을까? 두 명의 예를 들어 비교해본다. 한 명은 한국에서 잘나가는 글로벌 스타트업 경영자로서 커뮤니티와 사람 관계 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직원 십여 명을 두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버지니아에서 개인금융 컨설팅을 하며 성인이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개인금융을 새롭게 이해하고 금융에 관해 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멋진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두 대표 모두 한 달 전에 갑자기 링크드인과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렸다. 개인 사정으로 15년 넘게 해온 사업을 접으니 남은 기간 동안 마무리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그동안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자기가 그동안 쌓은 경험과 실력으로 어떤 기업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를 적었다. 메시지 창에는 많은 분이 응원 반 아쉬움 반이 가득한 댓글들을 남겼다. 그들에게 나는 계속 물어보고 있다. 왜 정말 사업을 그만뒀어야 했을까?

그들만이 회사를 접은 게 아니다. 미국 부도 결과를 공유하는 회사, 에픽뱅크럽시(Epiq Bankruptcy)에 따르면 2023년 8월 2328개 기업이 부도를 신청했는데 전 년 동기 대비 14%가 증가한 결과고 2023년 7월보다 17%가 늘었다. 미국 법원의 10월 중순 공지에 따르면, 2023년 1~9월 사이에 무려 43만3658개 회사가 문을 닫았고 이는 작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중에는 여러분이 잘 아는 기업들도 있다. 국제적으로 한창일 때 470억 달러 가치평가를 받았던 위워크(WeWork)가 11월 초에 부도를 발표했고. 1971년 설립된 생활용품점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도 9월 초에 부도를 발표했다. 실리콘밸리에서 금융계를 선도했던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도 3월 중순에 부도를 발표했다. 올해 파산 신고(Chapter 11 bankruptcy) 결정을 한 회사를 보면 상당수가 일반인에게 익숙한 소비재 기업들이다.

‘왜 나는 이 일을 하고 있나’라는 질문은 사업가들만 하는 게 아니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성공하던 많은 리더와 직장인이 일을 그만두거나 은퇴를 하고도 쉼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대상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잘나가고 연봉도 잘 받고 승진 결과도 좋았던 글로벌 기술 대기업에서 일하던 한 매니저는 커리어브레이크를 갖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지 다시 고민하고 싶다며 일을 갑자기 그만두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은 놀랐다. 혹시 다른 제안를 받아서 그만두냐고 물어봐도 그런 것이 아니라고 했다. 삶의 의도에 관해 다시 고민하고 싶어서 일을 멈추고 좀 쉬고 싶다라고 했다.

진정한 삶의 모티베이션을 찾아야

바이스미디어(Vice media) 글로벌 최고인사 책임자로 35개국에 있는 3000여 명 이상의 인력을 관리하던 데이지 오거-도민케즈(Daisy Auger-Dominquez)도 올 8월에 은퇴를 했다. 이전에 워너미디어, 디즈니, 구글, 비아컴 등 다양한 대기업에서 국제 인재 발굴과 양성에 기여한 그는 인사계 주요 리더 중에 하나다. 은퇴하고 쉼을 즐기고 있는 줄 알았는데 문득 11월 초에 링크드인에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다가’ 커리어브레이크를 맞이하니 쉼이 너무 어렵고 어색하다라는 솔직한 고민을 공유했다. 쉬어도 되는데 막상 쉬려고 하니 내가 정말 그동안 일을 왜 너무 열심히 했나, 지금 정말 이렇게 열정기에 쉬어도 되는 건가 마음이 찔리는 이 상황이 이상했다는 것이다.

나도 창업가이자 대표다 보니 이런 이야기와 고민들에 공감한다. 그 이유는 연말이 되어서가 아니다. 부도 증가 트렌드가 지금 일어나는 이유도 랜덤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 3년 후인 지금, 2023년 말을 맞이하는 우리는 불안정한 경제와 예기치 못한 전쟁들 때문에 사람으로서, 기업으로서 변화와 불확실성에 관해서 조금 지치고 번아웃이 되어서 그렇다. 25년 넘게 미국 경제와 법률을 연구하던 에픽의 기업 구조조정 사업부 전무이사 디어드레 오코너(Deiredre O’Connor)도 지금 이 상황들을 더 큰 그림으로 보고 앞으로도 어떤 새로운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할지 이해하고 고민해달라고 리더들에게 당부한다.

이해한다. 오랫동안 열심히 일하던 많은 분이 코로나 때 번아웃을 겪고 더더욱 ‘지금 왜 나는 이 일을 하고 이 회사를 운영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고민하고 있다. 일을 열심히 오랫동안 해와서 습관화된 분들은 휴일도 쉬는 날 같지 않다. 쉬는 날에도 무의식중에 잠을 설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내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한국과 미국에서 커리어브레이크, 은퇴, 퇴사, 그리고 사업을 그만두고 새 직장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만 강조해왔는지 돌아본다. 왜 우리는 열심히 이 일을 하는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돈도 벌어야 하고, 집도 사고, 인정도 받고, 성공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고 진심이다. 그렇지만 이 일을 하는 이유가 그게 다인가? 고민할 시간과 여유가 없는 거 같아도 이럴 때일수록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지혜롭게 용감한 마음으로 진정한 삶의 모티베이션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 창밖을 처다보고 하염없이 솔직히 물어본다. 나는 왜 여기 있으며,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은가 고민했을 때 그 답이 마음에 드는가. 그 답이 마음에 들면 어떻게 더 즐길 수 있을까. 그 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무엇을 다르게 해볼 수 있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음을 깨달으면 좋겠다. 왜인지 묻고 한 분이라도 더 행복을 찾으면 좋겠다.

※ 모니카 H. 강 이노베이터스박스 대표는… 글로벌 500대 기업, 고등교육기관, 정부 및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실행 가능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문화 변화, 리더십 개발, 팀빌딩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구글, NBC유니버설, 삼성전자, 펩시코, 트위터, 존스홉킨스대학교, 미국 정부 등 다양한 업계의 고객사와 일했다. 백악관, 아쇼카 체인지메이커(Ashoka Changemakers), 전국여성기업위원회(WBENC) 등으로부터 인정(Recognition)을 받은 창의 교육 전문가다.

202312호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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