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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S MOBILE ECONOMY] (2) FINANCE 

시중은행 압도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장진원 기자
금융도 모바일 생태계가 탄탄하게 구축된 분야다. 은행 업무는 물론 결제, 투자, 부동산, 가상화폐 등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가 모바일에서 이뤄진다. 전체 사용자 규모가 4400만 명에 달하는 모바일금융 시장은 상위권 업체들의 굳히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4300만 명 넘게 쓰는 모바일금융


은행·뱅킹, 송금·결제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한 금융 카테고리는 커머스와 달리 세부 업종별 점유율에 변화가 적다. 기본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이어서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신규 유입이 크게 늘기보다는 선두 서비스들이 점유율을 높이려 더욱 강하게 경쟁하는 양상이 지배적이다.

삼성페이 누른 토스·카뱅 저력


상위권 금융 앱의 사용자수가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토스(1722만 명)와 카카오뱅크(1629만 명)는 지난해 1위였던 삼성페이(1628만 명)를 제치고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차지해 치열한 경쟁 구도를 가늠케 했다. 연령별 사용량 순위에서는 10대와 20대에서는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강세를 보였다. 30대 이상에서는 삼성페이 앱 사용량이 높게 나타났다.

토스·카뱅 앞에 맥 못추는 시중은행


은행·뱅킹 분야에서는 1위 토스와 2위 카카오뱅크가 고도화된 UX 역량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치열한 선두권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지난해 4월 토스는 뱅킹, 증권, 결제 등으로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대해 200만 명 넘는 신규 이용자를 유입하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뱅크도 올해 1월 들어 업종 점유율을 41%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10대 이하 ‘영 타깃’ 노리는 토스·카뱅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영 타깃’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10대 이하 사용자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만 명, 15만 명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경우 국민(11만 명), 우리(10만 명), 신한(2만 명), 하나(1만 명) 등이 10대 이하 사용자를 추가로 확보했다. 농협은행(-2만 명)만 10대 이하 사용자가 빠져나가 대조적인 결과를 드러냈다.

카뱅보다 토스를 훨씬 자주, 오래 쓴다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교차 사용자도 크게 늘었다. 올해 1월 기준 두 앱을 동시에 이용한 사용자는 817만 명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602만 명) 대비 2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두 앱을 함께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은 양사의 서비스 전략이 차별화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는 단일 앱 안에서 수많은 콘텐트를 선보이는 ‘슈퍼앱’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앱테크(앱+재테크)형 기능 제공 등 유저의 접속시간 확대에 초점을 둔다. 콘텐트 다각화로 앱 체류 시간 확보에 힘쓰는 토스의 경우 1인당 월평균 사용일수와 사용시간이 올해 1월 기준 18.18일과 3.58시간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메신저와 연계된다는 고유 장점을 활용해 외부 협업·연결에 기반한 혜택과 금융상품을 확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굳건한 1위 삼성페이, 충성도 압도적


송금·결제 분야에서는 삼성페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1월 MAU는 약 1628만 명에 달했고 업종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다른 페이 앱을 사용하지 않고 삼성페이만 쓰는 단독 사용률도 42%에 이른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모두 활용해 결제 가능 매장의 범위에 제약이 거의 없다. 전국구 커버리지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2023년 3월에는 국내시장에 애플페이가 새롭게 등장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삼성페이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들과 페이 연동을 추진하는 대응으로 영향력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애플페이는 애플의 보안 정책상 아이폰에 기본 탑재된 프리로드(Preload)앱 모바일데이터 추정치 공개가 불가능해 이번 분석 범위에서는 제외됐다.




네이버페이, 삼성페이와 연동 후 사용자 급증


네이버페이도 업계 1위 삼성페이와 연동 후 사용 가능 환경이 크게 확대되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1월 네이버페이는 전년 대비 약 32만 명 증가한 189만 명 규모의 MAU를 확보했다. 1인당 월평균 사용일수도 지난해 1월 6.5일에서 4월 8.3일로, 올해 1월에는 10.3일까지 상승했다.

오프라인 쇼퍼 비율이 높은 앱은 네이버페이, 페이코, 경기지역화폐


네이버페이, 페이코, 경기지역화폐 앱에서는 ‘오프라인 쇼퍼’ 페르소나(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인구 집단 안에 있는 다양한 사용자 유형을 대표하는 가상 인물)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앱들은 지역 상권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계정을 통해 다양한 곳에서 예약·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코는 일찌감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표방하며 오프라인 영토 강화에 나섰다.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탄생한 경기지역화폐도 충전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통해 오프라인 소비를 촉진하는 데 집중해왔다. 삼성페이는 직장인,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많은 유저의 페르소나가 높게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는 가상화폐, 증권·투자, 부동산 등 투자 관심도가 상위 페르소나로 확인됐다.

치열했던 선두 경쟁 끝에 1위 되찾은 KB증권


증권·투자 분야는 1년 내내 선두 경쟁이 가장 치열한 업종이다. KB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다양한 기업의 앱(MTS)이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업종 사용량 순위에서 1위 싸움을 벌였다. 올해 1월 기준 1위는 KB증권 마블(M-able)로,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삼성증권 엠팝(mPOP)이다.

교차 사용 비율 높은 증권 앱은 미래에셋 > KB > 삼성 순


7개 증권·투자 앱 사용자들의 교차사용 비율은 평균 19% 수준으로 파악됐다. 교차사용 비율이 높게 나타난 앱은 미래에셋증권(24.8%), KB증권(24.7%), 삼성증권(23.6%) 순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사용자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차별화 서비스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세 차트, AI 추천주 등 다양한 정보 제공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고객 투자 데이터 분석 기반 종목 발굴 서비스도 내놨다. KB증권은 다우존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MTS 앱에 미국, 중국, 홍콩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한국어로 번역해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버추얼 틱톡커 콘텐트를 오픈하는가 하면 채권투자를 1000원부터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뒷심 부족했던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증권·투자 앱 신규 설치수 추이를 분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투자 앱은 지난해 초 8만 명대에서 꾸준히 상승해 4월에는 40만 명을 넘겼다. 키움증권도 1월부터 4월까지 매월 약 25만 명 수준의 신규 설치수를 유지했다.

다만 새로운 사용자들을 지속적으로 머물게 하는(Lock-In) 데는 실패했다. 한국투자와 키움증권의 신규 설치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감소했다. 월별 서비스 이탈자의 평균 사용 기간도 다른 금융사 앱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분석됐다. 상반기에 사용자가 대거 유입되는 성과를 거뒀지만, 사용량은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앱 이탈자는 지난달에 사용 이력이 있으나 이달에는 사용 이력이 없는 사용자를 의미한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증권사로 평가받는 키움증권은 최근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신용융자 고객이 줄어들면서 유저 이탈도 함께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투자는 디지털 전략에 집중하며 옛 버전 앱 서비스를 지난해 3월 종료하고 기존 유저를 신규 앱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한 듯 보였으나 치열해지는 모바일 경쟁 환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업비트 굳건한 1위, Pi와 빗썸 엎치락뒤치락


가상화폐 부문은 모바일 서비스 비중이 타 업종에 비해 크다. 모바일 가상화폐 업종 트래픽은 미국 증권거래소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등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요동쳤다. 국내 경쟁 구도는 업비트가 굳건하게 1위를 수성한 가운데, 2위 싸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업계 3위 빗썸은 업종 전반의 신규 설치수가 증가할 때 동일하게 사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기세를 몰아 지난해 12월 2위 탈환에 성공했으나 올해 1월 다시 파이네트워크(Pi Network)에 자리를 내줬다.




빗썸, 사용자 충성도 높여야


빗썸의 지난 3개월 평균 사용자 이탈률은 25.2%로 업비트(15.7%)보다 높게 나타났다. 신규 설치 8주 이후 사용자들의 재방문율 평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업비트는 38.1%, 파이네트워크는 57.9%를 기록한 데 반해 빗썸은 21.9%에 그쳤다. 앱을 설치하고 8주가 경과했을 때 경쟁 서비스에 비해 재방문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2403호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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