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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버추얼 휴먼 디렉터 

꾸준한 사랑의 조건 

여경미 기자
게임 회사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해 4인조 버추얼 휴먼 아이돌인 메이브(MAVE:)를 제작했다. 메이브는 실재 인간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AI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학습시킨 뒤 인간의 개입을 줄여 독립적인 존재로 활동 중이다. 김기덕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버추얼 휴먼 디렉터는 “꾸준히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것이 최종 목표로, 메이브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덕 디렉터는 “VFX 기술, 버추얼 휴먼 사업 등은 최종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IP 개발이 목표”라고 말했다. / 사진:넷마블
메이브의 인기가 나날이 고공 행진 중이다.

메이브의 외형이 아름다워 인기를 얻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닌 듯하다. 메이브 인기의 주된 이유는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좋은 평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생소함과 거부감을 표현하는 의견도 있지만, 많은 대중이 안무와 노래의 퀄리티를 높게 평가해줘서 감사하다.

메이브는 버추얼 한계를 넘어선 비주얼과 퍼포먼스가 특징이다.

버추얼 아이돌도 실재 휴먼 아이돌이 데뷔하는 모든 과정을 거친다. 음악과 댄스는 물론 스타일링 등 메이브의 매력을 표현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선 원하는 형태의 캐릭터를 만들고 수정이 용이하도록 리얼타임으로 렌더링해 콘텐트 생산력을 확보했다. 또 품질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 덕분에 메이브 퍼포먼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표정이 탄생할 수 있었다.

기술적 진보로 버추얼 휴먼의 수준이 향상된 건 사실이다.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풀(Full) 3D 고품질 버추얼 휴먼인 메이브가 데뷔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버추얼 아이돌과 차별화되는 메이브만의 특징이라면 ‘풀 3D 리얼타임 기술’로 탄생한 고품질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점, 네 캐릭터가 높은 퀄리티로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구현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많은 엔터테인먼트사가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집중하며 버추얼 아이돌과 인플루언서 등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존재인 버추얼 아이돌은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곳에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가 1시간 뒤에 미국에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 상호작용 측면에서 소통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AI를 활용한 챗 시우(Chat SIU:)로 개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AI 초기 버전이라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운영 기간 동안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자연스러운 다국어 대화가 가능하도록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목소리 생성·변환, 음성 번역이 가능한 AI 보이스(Voice),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다양한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 숙제다.

해외시장 진출 문턱이 높았을 텐데, 메이브는 해외시장을 어떻게 공략해 팬덤을 확보하는지 궁금하다.

메이브의 첫 번째 앨범인 ‘판도라(PANDORA)’가 큰 관심을 받아 국내외 팬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팬들에게 지속해서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다양한 콘텐트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해외 팬들을 위한 외국어 자막이나 AI 보이스 컨버전(Conversion) 기술을 활용하여 외국어 더빙 콘텐트를 준비 중이다. 메타버스나 VR, 또는 새로운 미래 콘텐트 플랫폼의 등장으로 버추얼 아이돌 활동 영역이 무한히 확장되리라 생각한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고속 동기화된 머신 비전 카메라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4D 페이셜 스캐닝 장비인 ‘페이서(Facer)’도 자체 개발했다. 실재 사람의 디테일한 형태와 질감, 미세한 움직임까지 모두 데이터로 추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사실적인 버추얼 휴먼 제작뿐 아니라 다양한 시각기술(VFX, Visual F/X) 사업에도 적용되리라 기대한다. 최종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IP 개발이 넷마블에프앤씨의 게임 개발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버추얼 아이돌과 함께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 IP의 유기적인 활용을 보여줄 수 있다.

버추얼 아이돌 시장이 확대되면 초상권이나 IP 문제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제작 외에도 메이브의 매니지먼트 담당 등 IP를 소유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메이브 관련 IP를 관리하고 각종 이슈에 대응한다. 다만 아직 버추얼 아이돌은 실재 사람과 동일한 인격, 법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았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디지털 IP 등 법률 제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앞으로 메이브의 활동 목표가 궁금하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지닌 기술 자랑이 아닌, 메이브가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메이브가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성장하려면 매력적인 콘텐트와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훨씬 중요하다. 버추얼 아이돌로서 노래, 퍼포먼스 등 본업에 충실함은 물론,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업해 라이브 스트리밍, 게임, 웹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우리 외에도 버추얼 휴먼과 관련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이가 많다.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버추얼 휴먼과 관련해 고민하고 도전하기에 이 산업의 미래는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 아직은 결과보다 가능성 측면이 강하다. 많은 회사가 버추얼 아이돌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그 성과들이 이제 하나둘 시장에 드러나고 있다. 메타버스를 포함한 새로운 플랫폼에서 버추얼 휴먼의 활동 영역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메이브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싶다.

-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202403호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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