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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거주자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한국은 순위 급등해 23위에 

최근 미국 대통령선거 토론 이후 미국에서 해외 이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장소는 어디일까? 외국인 거주자들에게 물어보라. 이들은 모국이 아닌 곳에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독특한 시각을 제공하므로 의견을 들어볼 가치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파나마시티의 스카이라인. / 사진:GETTY IMAGES BANK
올해 인터네이션스의 익스팻 인사이더 보고서 11호가 출간됐다. 해외 거주 생활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연구인 이 보고서는 174개 국가 또는 영토에서 175개 국적을 대표하는 1만2500명 이상의 외국인 거주자로부터 응답을 수집했다.

이 보고서는 삶의 질, 정착 용이성, 해외 근무, 개인 재정, 국외 거주 필수 지수(주거, 행정, 언어, 디지털 생활 등)와 같은 요소들을 분석하여 최고의 국외 거주 국가 순위를 만든다.

올해는 파나마가 선두로 올라섰다. 작년에 3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인상적인 도약이다. 이로 인해 멕시코는 2위로 밀렸다. 이 결과를 멕시코가 1위에 올랐던 2022년, 2023년과 비교해보라.

2024년 살기 가장 좋은 장소 1위 파나마


▎2024년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은 파나마 산블라스제도에 있는 페로섬 근처 스노클링.
외국인 거주자들은 2024년에 파나마를 최고의 거주지로 선정했다. 익스팻 인사이더 보고서에 따르면 파나마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거주자 중 무려 82%가 그곳에서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인 68%보다 훨씬 높다.

파나마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인터네이션스의 창립자 말테 제크는 인터뷰에서 “파나마는 해외근무지수가 크게 높아졌다. 2023년에는 30위였지만, 2024년에는 12위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파나마에서 크게 증가한 또 다른 지표는 삶의 질이다. 삶의 질은 여행·교통(특히 대중교통의 가격이 저렴함), 여가 활동·의료(특히 저렴한 의료 비용,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에서 특히 개선됐다.

파나마에서는 재정적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곳의 외국인 거주자 중 74%가 자신의 재정 상황에 만족하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인 54%보다 높은 수치다. 이 나라는 이 측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반적인 개인 재정 지수에서는 4위에 올랐다. 또 응답자의 88%는 가처분소득이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기에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62%는 주택 가격이 저렴하다고 답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34%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파나마는 국외 거주 필수 요소 지수에서도 높은 성적을 보였으며, 특히 거주지를 찾는 용이성과 비자 획득 측면에서 뛰어났다. 파나마의 외국인 거주자는 상당수가 이미 은퇴한 상태이며, 일과 삶의 균형과 일반적인 근무 시간 측면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해 은퇴자와 일하는 외국인 모두에게 매력적인 목적지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 거주자들이 선호하는 또 하나의 국가는 멕시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한 옥상. / 사진:GETTY IMAGES BANK,
멕시코는 계속해서 외국인 거주자들에게 상위권의 선택지로 남아 있으며, 2024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외국인 거주자 10명 중 9명(89%)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이는 전 세계 평균보다 크게 높다.

한 프랑스인 거주자는 익스팻 인사이더 보고서에서 “멕시코는 아름답고 다양한 나라이며 사람들은 친절하고 따뜻하다”, “역사와 문화가 좋고, 전통과 현대가 균형을 이룬다”고 말했다.

멕시코 사람들의 친절함과 적응하기 쉬운 환경은 멕시코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주된 요소다. 무려 86%에 이르는 외국인 거주자가 주민들의 친절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85%는 자신이 환영받는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멕시코가 2년 동안 유지하던 1위 자리에서 물러난 이유는 뭘까? “멕시코에서 그렇게 큰 하락은 아니지만 가장 많이 떨어진 부문은 개인 재정 지수로, 2023년에 2위에서 2024년에 7위로 하락했다”고 지크는 말했다.

안전은 여전히 우려 사항으로 남아 있다. 외국인 거주자 중 66%만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인 80%보다 낮다. 안전 수치와 건강관리, 교통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결합한 멕시코의 삶의 질은 25위다.

“요약하자면 멕시코에서의 외국인 거주자 생활이 작년보다 훨씬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파나마는 순위에서 큰 도약을 이뤘고 멕시코보다 더 많은 요소에서 작은 개선을 보였다”고 지크는 말했다.

떠오르는 샛별들


▎핀란드 헬싱키의 눈 덮인 풍경. 이곳에서는 외국인 거주자들이 그리 행복하지 않다. / 사진:GETTY IMAGES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국가로는 인도네시아, 한국, 벨기에 등이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는 13위에서 3위로 올라갔다. 외국인 거주자들은 저렴한 생활비, 친근한 현지인, 훌륭한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 평가하며, 84%가 전반적으로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짧은 근무 시간, 긍정적인 일과 삶의 균형을 누리며, 이는 해당 국가가 해외 근무 지수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데 기여한다. 주택 가격이 저렴하고 전반적인 재정 만족도도 높은 편이며, 많은 외국인이 편안한 생활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수입을 얻는다고 느끼고 있다. 한 미국 출신 거주자는 “여기서는 더 적은 돈으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년 53개 국가 중 50위였던 한국이 인상적인 반등을 이뤄냈다. 올해 한국의 순위는 23위로 급상승했다.

가장 큰 원인은 개인 재정이다. 37위로 평균 이하의 순위였지만 2024년에는 15위로 올랐다. “해외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가처분소득이 편안한 생활에 충분하다고 느낄 뿐 아니라 생활비에 대해 불평하는 경우도 적다”고 지크는 말했다.

삶의 질(17위에서 10위로 상승)과 해외 근무(46위에서 37위로 상승) 지수의 증가도 그리 눈에 띌 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의 순위 향상에 기여했다.

2024년에 랭킹에서 20계단을 올라간 벨기에(현재 18위)도 올해의 승자 중 하나다. 지크는 “한국과 대조적으로, 벨기에의 개인 재정 지수는 25위에서 23위로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2024년 해외 근무 지수가 21위에서 3위로 대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거주자들은 업무와 일상생활의 균형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만족도 71%, 2023년에는 65%). 또 취업 기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가장 행복한 나라의 행복하지 않은 결과


▎미국은 외국인 거주자 보고서에서 좋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항상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불리는 핀란드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충격적이다. 지크는 “핀란드는 올해의 익스팻 인사이더 순위에서 가장 큰 패자였다”며 “그러나 2023년 16위가 핀란드의 예외적인 기록이었으며, 2022년과 2021년에는 각각 32위, 39위였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정착의 용이성(50위), 해외 근무(46위) 개인 재정(52위) 지수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언어를 배우는 것도 어렵고, 날씨도 적응하기 힘들다. 지수가 가장 좋지 않게 나타난 요인은 기후와 날씨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주민은 전 세계 평균 58%보다 낮은 단 31%에 그쳤다.

지크는 “핀란드의 순위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친 해외 근무와 개인 재정 관련 항목은 지역 주민의 행복보다 이주민의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주민들은 거주 국가와 자신의 본국 또는 이전에 살았던 다른 나라들을 비교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직업 전망과 급여에 관련된 부분을 많이 비교한다”고 말했다.

지크는 이어 “전반적으로 우리는 현지인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는 생활 영역(정착 용이성 지수 또는 외국인 필수 요소 지수의 하위 부문인 언어 등)이나 현지인들에게는 덜 문제가 되는 영역(주택 등)을 살펴본다”며 “그래서 핀란드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더라도 우리는 순위에서 외국인 거주자의 관점만 고려하기 때문에 핀란드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현황


미국은 순위에서 상당한 하락을 보였다. 2022년 14위, 2023년 30위에 이어 올해에는 35위로 떨어졌다. “특정 지표에서 큰 하락은 없었으며 대부분의 요소에서 평균 평가 점수가 약간 낮아졌다”고 지크는 말했다.

외국인들은 미국에서의 삶의 질을 53개 국가 중 46위로 평가하며, 비싼 의료비(53위)와 안전 문제(48위)를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58%의 사람들이 거주 국가의 의료 비용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반면, 미국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비율이 단 19%에 불과했다. 미국은 정치적 안정성, 대중교통의 가격과 이용 용이성 측면에서도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정착 측면에서는 2022년에 19위에서 2024년에 28위로 하락했다. 외국인 거주자들은 미국에서 현지 친구를 사귀고 사회생활을 해나가기가 어렵다고 느낀다. 지크는 “외국인 47%만이 자신의 사회생활에 만족하며, 겨우 38%만 현지인 친구 사귀기를 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의 계속되는 어려움

쿠웨이트는 7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삶의 질, 정착의 용이성, 개인 재정 등의 분야에서 만족도가 낮다고 응답했다.

한 오스트리아인 거주자는 “여름에는 온도가 50℃를 넘을 수도 있다”며 극심한 기후 조건이 상당한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대중교통과 호의적인 인맥 구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현지 주민이 외국인 거주자를 친절하게 대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 Laura Begley Bloom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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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호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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