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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트메시 미슈라 디아지오코리아 대표 

디아지오가 만드는 럭셔리 주류 문화 

정소나 기자
지속적으로 건전 음주문화 캠페인을 벌이고, 매주 사내 바에서 칵테일을 음미하며 일상에서도 책임음주에 대해 고민하는 주류 회사가 있다. ‘더 많은 음주’보다 ‘더 나은 음주’를 공유하며 책임감 있는 주류 문화를 만들어 의미 있는 경험과 가치를 선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프라트메시 미슈라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디아지오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일상과 특별한 순간에 함께하고, 한국 문화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프라트메시 미슈라 대표.
“한국은 소비자들이 고품질의 브랜드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표현하고자 하는 시장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곳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며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 디아지오 럭셔리 부문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엔진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프리미엄 주류 회사 디아지오가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기대에 힘입어 지난해 7월, 인도의 위스키 포트폴리오 전반의 프리미엄화를 가속화하며 럭셔리 카테고리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 프라트메시 미슈라 디아지오 인도 CCO(최고커머셜 책임자)가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로 부임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카치위스키 증류소를 소유한 디아지오는 세계적인 스카치위스키 조니워커를 비롯해, 기네스, 싱글톤, 스미노프, 베일리스, 돈 훌리오 등 200여 개에 이르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18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기업이다.

최근 적당한 양의 고급 술을 깊이 있게 즐기는 럭셔리 주류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술을 즐기되 취하는 것을 지양하고,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춰 각 제품의 독창적인 풍미와 매력을 음미하는 경험을 우선순위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했다. 이에 힘입어 주류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트렌드에 발맞춰 디아지오코리아는 프리미엄 주류, 건강한 주류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 출시,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음주를 통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르나스 타워에 자리한 디아지오의 한국 헤드쿼터에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미슈라 대표를 만나 한국 주류 시장에 대한 기대와 목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동감 넘치는 컬러로 단장한 오피스부터 여느 호텔 부럽지 않은 근사한 바, 자유롭고 활기 넘치는 사내 분위기까지,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기업문화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디아지오코리아의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한국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계기와 지금까지 경험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궁금하다.

우선 한국이 과거 빠른 산업화 과정을 거쳐 반도체, 전자,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여러 부문을 주도하는 최첨단 산업 국가로 발전한 점이 인상 깊었다. 한국은 럭셔리와 식음료 업계에서도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 성향, 한류로 대표되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문화 등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나라이다. 이러한 역동성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한국행을 결심했고, 실제로 5개월여간 생활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영감을 받고 있다.

또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한국의 모습에 매료됐다. 한국인들은 많은 발전과 풍요를 이루었지만 전통적 가치와 문화를 여전히 중시한다. 노인에 대한 공경은 최근까지 머물렀던 인도의 문화와도 매우 유사하다.

디아지오 하면 조니워커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1867년 시작된 스카치위스키 조니워커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비결은 뭘까.

조니워커가 오랫동안 전 세계적 명성과 성공을 누리는 것은 전통, 품질, 혁신에 더해, 무엇보다 고품질의 원액 덕분이다. 디아지오는 스코틀랜드 내에 증류소 30여 곳과 1000만 개가 넘는 원액 캐스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예술의 경지에 오른 블렌딩 기술을 보존해온 우리의 마스터 블렌더들이 일관성 있는 풍미와 깊이를 유지한 덕분에 조니워커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니워커의 독특한 점 중 하나가 레드, 블론드, 블랙, 그린, 골드, 블루 등으로 구성된 색상 라벨이다. 라벨마다 다양한 입맛과 상황에 어울리는 고유의 맛이 있다. 덕분에 위스키 팬들은 서로 다른 깊이와 풍미를 탐미하며 각자의 취향에 맞는 라벨을 찾아갈 수 있다. 한눈에 알 수 있는 사각형 모양의 병과 ‘스트라이딩 맨’ 로고도 조니워커를 차별화하는 요소이다. 병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인 특징일 뿐 아니라 실용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요소들은 전 세계 사람들이 조니워커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강력한 시각적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결국 시대를 초월한 조니워커의 매력은 품질에 대한 장인정신, 풍부한 헤리티지, 지속적인 재창조가 조화를 이룬 결과이다. 그 덕분에 조니워커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브랜드가 되었다.


한국과 일본 사업을 함께 이끌고 있다. 한국과 일본 시장을 비교해달라.

한국과 일본 모두 매우 역동적이고 문화유산이 풍부하며 고도로 발전된 시장이다. 양국 모두 럭셔리 세그먼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 특히 프리미엄 스피릿 카테고리에서 소비자 선호·행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양국 소비자들 모두 진정성과 장인정신에 대한 안목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최상의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완벽히 걸맞은 조니워커 블루 라벨, 여러 싱글 몰트위스키 브랜드, 돈 훌리오 1942 데킬라 등 고품질의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물론 시장마다 독특한 특성이 있어 그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 서울과 수도권에 소비가 집중되는 반면, 일본은 전국 여러 지역에서 다양하게 소비가 이루어진다. 또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한국은 주로 내국인 소비 위주이다.

주류업계에 종사하면서 체감하는 주류 문화의 트렌드 변화가 있다면.

특히 최근 들어 음주문화가 크게 바뀌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더 많은 음주(More)’보다는 ‘더 나은 음주(Better)’를 즐기는 것이다. 술을 즐기되 취하는 것은 지양하는 ‘책임음주’ 또는 ‘파인 드링킹’ 문화가 세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며,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대신 각 제품의 풍부한 풍미를 음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진정한 경험’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싱글 몰트, 블렌디드 위스키, 칵테일 등 프리미엄 스피릿에 매료되고 있다.

절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면서 좀 더 신중한 선택을 하고, 균형 있게 음주를 즐기는 트렌드 덕분에 저도주와 논알코올 주류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최근 기네스 0.0을 출시했다.

디아지오는 업계 리더로서 과거부터 드링크아이큐(DRINKiQ), ‘비음주운전 vs 음주운전(Sober vs Drink Driving)’ 게임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책임 있는 음주문화를 권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기네스 특유의 풍미를 알코올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논알코올 맥주 기네스 0.0.
한국 주류 시장을 직접 경험하며 흥미롭다고 느끼는 부분은 뭔가. 또 그 점을 디아지오의 브랜드들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술을 마시는 문화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고, 사람들이 다양한 주류를 시도하는 데 적극적이라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가령 위스키의 경우, 조니워커 같은 블렌디드 위스키뿐만 아니라 다양한 싱글 몰트위스키가 함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소비로 이어진다. 여러 음식과 함께 주류를 즐기는 문화도 흥미롭다. 창의적인 젊은 셰프들이 한식 등 음식과 위스키를 페어링하면서 다양한 미식 경험을 제시하는 것을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

또 미식과 파인 다이닝에 관심이 높아진 트렌드에 발맞추어 디아지오도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가령 프리미엄 데킬라 ‘돈 훌리오’는 멕시칸 음식을 다루는 셰프와 협업했고, 조니워커 블루 라벨의 색다른 페어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서울에 있는 프리미엄 다이닝·바 6곳과 협업해 ‘조니워커 블루 앰배서더 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자율성과 열린 의사소통, 빠른 의사결정을 지향하며 ‘Chill out Thursday’ 등의 프로그램으로 ‘일하고 싶은 회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디아지오만의 특별한 기업문화가 있을까.

디아지오는 직원들이 ‘외부에 호기심을 갖고’,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실험하고 배우며’, ‘결단력 있게 행동하도록’ 장려한다. 이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포용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여 책임음주 캠페인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혁신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또 디아지오는 직원 한 명 한 명을 앰배서더로 여긴다. 사훈인 ‘언제나 어디서나 삶을 찬미하라(Celebrating life, Every day, Everywhere)’처럼 직원들이 일상 속에서 맞이하는 축하의 순간이나 평범하고 사소한 삶의 순간을 즐길 때도 책임음주를 실천하는 의식적인 문화를 주도하고 장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일례로 매주 목요일 오피스에 바텐더를 초빙해 바텐더가 직접 제조하는 칵테일을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 이전한 신규 오피스에는 고급 라운지나 바가 부럽지 않은 수준의 시설을 갖춘, 굉장히 멋진 사내 바를 도입했다. 직원들이 매주 바텐더와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책임음주에 대해 일상에서 고민하고 그것들을 자신의 일상에서 전파하며 디아지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앰배서더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거다.

디아지오 인도에서 일하며 조니워커 브랜드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고 럭셔리 카테고리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성장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디아지오코리아도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성장잠재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역동적인 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꺼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자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만나는 모든 순간에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일관성이 있어야 소비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고, 나아가 충성고객이 되어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최초로 선보인 프리마&울티마 세 번째 시리즈에 이어, 프리마&울티마 네 번째 시리즈를 비롯한 초한정판 빈티지 위스키를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탈리스커 1976년 빈티지, 브로라 1977년 빈티지, 포트엘렌 1978년 빈티지, 피티바이크 1992년 빈티지, 라가불린 1997년 빈티지 등이 포함된다. 최근 한국에서도 본인 혹은 자녀의 생일,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연도를 기념하기 위해 ‘생빈(생년 빈티지)’과 같이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고연산 위스키를 구매해 수집하거나 선물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디아지오의 ‘프리마&울티마’를 비롯한 빈티지 위스키 셀렉션이 이러한 문화와도 부합할 것으로 기대한다.


▎매우 희귀하고 귀중한 빈티지 싱글몰트 위스키 8병으로 구성된 프리마&울티마 컬렉션.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와 비전이 있다면.

한국 시장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소비자 교육과 소통을 통해 계속해서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여정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또 ‘더 많은 음주’보다는 ‘더 나은 음주’를 추구하도록 권장하는 책임음주 캠페인을 강화함으로써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K콘텐트·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글로벌 트렌드 선도자로서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활용하여, 한국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역에 강력한 후광효과(Halo Effect)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을 통해 디아지오코리아를 프리미엄화하고, 책임음주의 허브로 만드는 것이 나의 비전이다.

개인적으로 특히 선호하는 술이 있나.

‘조니워커 블랙 라벨’을 가장 좋아한다. 특히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시면 더할 나위 없다. 크리켓 게임이 있을 때는 기네스를 즐겨 마신다. 집에서 직접 만든 칵테일을 즐기기도 하는데, 디아지오의 프리미엄 스피릿에 어울리는 다양한 믹서나 재료들의 조합을 실험해보곤 한다. 요즘 가장 즐겨 마시는 건 싱글톤 하이볼과 기네스 0.0이다.


▎한 병이 생산되기까지 최소 8년이 소요되는 돈 훌리오 1942. 부드럽고 럭셔리한 맛과 개성을 갖췄다.
새해를 맞았다. 신년 파티에 추천하고 싶은 위스키는.

축하하는 자리 혹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길 원한다면 돈 훌리오 1942를 강력히 추천한다. 부드럽고 럭셔리한 맛과 개성을 갖춘 차별화된 데킬라로, 한 해의 성공을 축하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부임 첫해를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그리고 앞으로의 수많은 프로젝트 중 기대되는 것이 있을까.

기억에 남는 일이 많은 해였다. 그중 하나가 조니워커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협업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한정판인 ‘조니워커 블랙 오징어 게임 에디션’을 출시했는데, 001부터 456까지 참가자 번호가 적힌 병,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스트라이딩 맨’ 등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를 기념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헤리티지와 문화를 잘 ‘블렌딩’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 넷플릭스와 협업해 소비자들이 콘텐트를 보고 즐긴 시청각 경험을 시리즈 테마에 맞는 독특한 제품 경험을 통해 미각과 후각으로 확장하는 특별한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또한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의 공식 맥주·무알코올 맥주 브랜드로서 기네스의 마케팅 캠페인에도 기대가 크다. 이 파트너십은 기네스의 풍부한 헤리티지를 기념할 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 팬들이 함께 EPL 경기를 보며 기네스를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루어졌다.

이 두 가지 캠페인 모두 우리 브랜드들이 계속해서 소비자 경험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혁신과 문화적 소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내 목표는 디아지오의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일상과 특별한 순간에서 중요한 요소로서 자리 잡고, 한국 문화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동시에 디아지오의 럭셔리 포트폴리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깊은 만족감을 제공하며, 단순히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의미 있는 경험과 가치를 선사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 정소나 기자 jung.sona@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

202501호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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