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7일 밤, 무대 위에는 삼엄한 귀기(鬼氣)가 감돌았다. 질끈 허리를 동여맨 흰 무복 밑으로 보이는 버선발이 서서히 움직이고, 손에 잡힌 희고 긴 수건이 너울대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섭채 장단(6박자)에 맞춰 느리게 움직이는 그의 춤이 마치 신의 몸짓과 같다. 매헌춤보존회 회장인 ‘춤꾼 이정희’를 만났다.
그의 춤은 무겁고 엄숙하다. 버선발이 느리게 움직인다 싶으면 재빨리 발을 튼다. 신을 부르는 춤꾼, 매헌춤보존회 이정희(51) 회장이 추는 춤은 그렇다.
이 회장은 도살풀이를 문화재로 재구성한 고(故) 매헌(梅軒) 김숙자 선생의 맥을 이어가는 가장 큰 제자로, 매헌춤보존회를 통해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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