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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스페셜] ‘차붐’ 넘어선 손흥민, EPL 득점왕 노린다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 손흥민, 4경기 남겨둔 가운데 득점 선두 살라흐와 3골 차이
■ 호날두, 손흥민 1골 차로 추격 중이지만 2경기밖에 안 남아


▎차범근의 한 시즌 리그 최다 골 기록을 넘어선 손흥민이 EPL 득점왕을 정조준한다. 4월 한 달간 4골 1도움을 기록한 데에 이어, 5월 1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이 득점왕을 정조준한다. 지난 5월 1일 레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리그 18·19호 골을 연이어 몰아치며 22골로 득점 1위를 기록 중인 무함마드 살라흐(29·리버풀 FC)를 사정권에 넣었다.

2021~2022 EPL 득점왕 경쟁은 5월 6일 기준 손흥민과 살라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세 선수 모두 이번 시즌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호날두의 경우 36세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해트트릭을 수차례 달성하는 등 18골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EPL 시즌 득점왕을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는 체력이다. 우선 호날두는 이번 시즌 계속해 체력 문제에 시달려왔다. 전성기엔 90분 동안 지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상대 팀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이번 시즌엔 경기 중 스프린트를 최대한 자제하는 등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은 만큼 로테이션을 통한 체력 안배가 필요했으나 팀이 중위권에 머무르며 고전하자 충분한 휴식 없이 시즌을 견뎌왔다.


▎득점왕을 놓고 손흥민과 경쟁하는 선수는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왼쪽)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다. 사진 구단 제공
살라흐도 시즌 중반을 넘어가며 확연하게 폼이 떨어졌다는 평이 이어진다. 올해 1월부터 한 달간 진행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를 위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탓이다. 살라흐의 조국 이집트는 결승에서 세네갈에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살라흐는 네이션스컵을 기점으로 전반기에 보여줬던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소속팀 리버풀은 리그 우승을 두고 1위인 맨체스터 시티를 승점 1점 차이로 쫓는 상황이다. 팀의 주포인 살라흐가 리그 일정에서 체력 안배를 할 수 없는 이유다.

리버풀이 참가 중인 모든 대회의 결승전에 진출했다는 점도 살라흐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대회인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이 확정되면서 리버풀은 네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쿼드러플’을 노리고 있다. 살라흐가 남은 시즌 체력에 더욱 부담을 느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손흥민의 일정도 쉽지만은 않다. 이틀 뒤인 5월 8일 리버풀 원정을 떠나고, 그로부터 닷새 뒤인 13일엔 연고지 라이벌인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도 예정됐다. 15일엔 숨돌릴 새도 없이 중위권의 저력 있는 팀 번리 FC와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다가오는 경기의 결과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직결된 만큼 손흥민 또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과 살라흐의 이번 EPL 시즌 남은 경기는 네 차례다. 호날두의 기회는 두 번 뿐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온 데얀 쿨루셉스키(왼쪽)와 로드리고 벤탕쿠르(오른쪽)는 빠르게 적응하며 구단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골 전환율 25% 넘는 손흥민, 케인과 파트너십도 절정

희망적인 것은 손흥민의 골 전환율이 유럽 무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5월 2일 유럽 스포츠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2021~2022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100번 이상의 슈팅을 기록한 선수 중 골 전환율이 25%가 넘는 선수는 손흥민과 엘링 홀란(21·보루시아 도르트문트)뿐이다. 손흥민은 140번의 슈팅에서 35골을 넣으며 25%의 골 전환율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경쟁자인 호날두는 262번의 슈팅에서 14.5%의 골 전환율을, 살라흐는 241번의 슈팅에서 13.7%의 골 전환율을 기록 중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에 합류한 동료 선수들도 손흥민을 착실히 돕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이적시장 기간 이탈리아 명문 구단인 유벤투스에서 측면 공격수 데얀 쿨루셉스키(22)와 중앙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24)를 각각 6개월 임대와 완전 이적 형태로 영입했다. 유벤투스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둘을 영입한 것에 팬들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지만, 두 선수 모두 빠르게 적응하며 클래스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쿨루셉스키는 35라운드 기준 14경기에서 3골 8도움을 기록하며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레스터 시티전에선 손흥민의 19호 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시즌 도중 이적한 선수 대다수가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놀라운 활약이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2015년부터 41골을 합작하며 EPL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만들어낸 듀오가 됐다. 2위를 기록한 첼시 FC의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파드 듀오가 이미 은퇴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의 공격을 이끄는 해리 케인(28)과의 파트너십도 절정에 달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과 케인이 함께 만들어낸 골은 8골이다. 지난 시즌의 14골에 미치진 못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에 합류한 2015년부터 지금까지 두 선수가 합작한 골은 무려 41골로, EPL 1위다. 기존 기록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첼시 FC의 디디에 드로그바(44)와 프랭크 램파드(43)가 기록한 36골이다. 손흥민과 케인이 더 짧은 기간에 훨씬 많은 골을 만들어낸 셈이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득점왕을 기록할 경우 EPL 최초 아시아 선수의 득점왕인 동시에 우리나라 선수의 해외무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기존 기록은 분데스리가의 전설인 차범근(68)이 기록한 17골이지만, 손흥민은 지난 라운드에서 이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2021~2022 EPL 2위를 기록 중인 강팀 리버풀, 그리고 득점 1위를 기록 중인 살라흐와 손흥민의 정면대결은 한국 시각으로 5월 8일 03시 45분 펼쳐진다.

-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19g2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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