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다.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진다. 고속도로와 국도마다 길게 늘어선 차량들이 고단한 타향살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국의 교통망이 일시에 주차장으로 변해버리는 연례행사를 누가 반길까마는, 오늘도 귀향길에 오른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나 자란 그곳을 마음의 안식처로 생각하기에 기꺼이 여기며 살아간다. 마치 연어처럼 회귀본능을 가진 한국인에게,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이란 집과 그 주변의 익숙한 것들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삶의 총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화에 따른 탈고향·탈농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선택을 강요했다. 해묵은 주제이지만 도시화의 가장 큰 폐해 중 하나가 삶의 터전과 일이 분리되면서 주거대상이 투자 혹은 투기의 대상으로 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토지와 건물이 그 용처를 달리하며 사람들 간에 거래가 되면서부터 우리는 혹시 거대한 자본의 논리에 파묻혀 수익이라는 강박증에 시달리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지난 한 해와 올 초의 주택가격 폭등을 보며 도대체 집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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