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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 CEO 168명에게 e-메일 보냈더니 … CEO에 보낸 e-메일 85%‘짝사랑’일 뿐 

‘블랙홀’부터 ‘120% 활용’까지  

이상재 sangjai@joongang.co.kr
대학 다닐 때 얘기입니다. 외환위기가 ‘가장 싱싱한 문화’가 있어야 할 대학가를 얼어붙게 했을 때죠. 경제학과 강의실에서는 폴 크루그먼이라는 미국 MIT 교수가 ‘아시아적 가치는 끝났다’는 칼럼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고금리와 긴축재정 처방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막 복학해 취업을 준비하던 저는 그에게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아시아에 와본 적이 있느냐’ ‘그러면 한국 경제엔 어떤 처방전이 필요하냐’ 같은 수준 낮은 질문들이지요. 무작정 e-메일을 보냈지요.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자신이 쓴 칼럼을 첨부한 답장이 오더군요. “답장이 늦어서 미안하다”는 인사도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그것도 학부생이 보낸 성의 없는 메일에 친절하게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을 보고 내심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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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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