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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앉으니 ‘꽃잎’ 떨리네 

 

곽대희 피부비뇨기과 원장
낮은 목소리와 비음(鼻音)으로 흥얼대듯 부르는 심수봉의 노래는 그 특이한 창법 때문인지 언제 들어도 구성지다. 필자가 비뇨기과학을 전공한 직업적 특성 때문일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표현이 그 성적 특성을 은유적으로 잘 그렸다고 생각된다. 거친 풍랑과 싸운 뒤, 한없이 지친 몸을 이끌고 포근한 여인의 품 같은 항구로 찾아드는 남자의 고독이 잘 그려져 있어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즐기는 애창곡이 되어 있다.



그런데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멋진 표현은 아마도 꽃에서 유래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 속담에 “나비가 꽃을 찾는 것이지, 꽃이 나비를 찾는 것이냐”라는 말이 있는데, 수컷이 가진 동물적 속성을 비유한 말로 배와 항구의 관계와 비슷하다. 남자가 능동적으로 쫓아다니다가 사랑에 골인하는 것이지 여자가 남자를 쫓아다닐 수는 없다는 단순한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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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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