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명동에서도 돈을 풀지 않는다” 

사채시장 동향 보고서
금융사가 조사해 금감원에 보고 … 일부 건설사는 ‘더블 금리’로도 돈 못 구해 

돈줄이 막힌 기업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곳이 아니면 단기자금을 확보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불법 사채시장이 ‘양날의 칼’이라는 점이다. 사채를 빌리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엄청난 금융비용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주식을 담보로 잡혔을 경우, 자칫 경영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 당국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알지만 섣불리 규제하기도 어렵다. 자칫 메스를 댔다간 기업들의 마지막 자금줄마저 끊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에 따르면 요즘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곳들에 사채시장은 ‘우산’이다. 이코노미스트는 A금융기관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사채시장 동향보고서’를 입수했다. 여기에는 요즘 사채시장의 실상이 잘 나타나 있다.
돈 가뭄이 심각하다. 금융위기의 불씨가 실물로 옮겨 붙음에 따라 기업의 금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채울 만한 방법이 여의치 않다. 기업어음·회사채 발행이 끊긴 것은 오래전 일.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그나마 대출금을 회수해 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저축은행 역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신들의 앞가림에도 급급해 기업의 금고를 걱정해줄 겨를이 없다. 10월 23일 현재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9%에 육박하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고객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계산이다. 카드·캐피털 업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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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호 (200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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