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미국이 조약을 체결하고 사신을 교환한 것이 어느덧 10년이 가까워온다. 이제 미국이 만국박람회를 개최한다고 하니, 짐은 이조참의(차관보) 정경원을 출품 사무대원으로 삼는 바이다. 경은 미국 시아고(市俄高: 시카고)에 가서 짐을 대신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과 우의를 돈독히 할지어다.”
고종 30년(1893) 3월 12일(음력 1월 24일), 대군주는 이조참의 정경원을 시카고 세계박람회에 파견할 조선 사절단의 대표로 임명했다. 콜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시카고 세계박람회는 47개국이 참가한 그때까지 지상에서 벌어진 행사 중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였다.
박람회가 열린 5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6개월간, 당시 미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2750여만 명의 관람객이 시카고를 찾았다. 개막 2년 전,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조직위원 고워드(G. Goward)를 조선으로 파견해 미국 국무장관 명의의 초청장을 전달했다. 국왕은 조선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즉석에서 참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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