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남동쪽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무르니(Murni) 마을. 4월 20일 오후 5시 1000세대가 거주하는 이 작은 마을에선 특별한 손님을 맞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마을 회관이 위치한 작은 공원에는 천막이 쳐졌고, 마을 사람들은 테이블마다 갓 짜낸 망고주스를 날랐다. 구석에선 구아바, 두리안, 수박 등 열대 과일을 잘라 접시에 담고 있다.
북적대던 마을 회관 주변이 정리되어 갈 즈음, 오늘의 주인공들이 마을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온 41명의 여성이다. 무르니 마을 사람들은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함께 흥겨운 공연을 시작했다. 중국에서 중요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만 선보인다는 사자탈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마을 댄스 동호회 여성들은 말레이시아 전통 음악과 한국 K팝 음악에 맞춰 6주 동안 연습한 춤을 선보였다. 익숙한 음악과 춤 동작은 한국 손님들의 흥을 돋웠다. 한국 여성들과 무르니 마을 주민들이 한데 엉켰고 축제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찾은 손님들은 손수 김밥을 만들어 마을 주민에게 대접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이들이었지만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금새 하나가 됐다. 변덕 심한 말레이시아의 날씨가 뿌린 굵은 빗줄기도 축제의 흥은 식지 않았다. 41명의 한국 여성과 말레이시아 가정은 자매 결연을 맺었다. 결연을 맺은 말레이시아 가정에 직접 방문해 다과를 즐기는 뜻 깊은 시간도 가졌다. 언어가 달라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서로의 손을 맞잡고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축제는 밤 12가 넘도록 이어졌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