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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140만원 밑돌면 사둘 만” 

삼성전자 주가 급락 쇼크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3인 긴급 진단 … 美 양적완화 종료 시점이 변수



한국 주식시장의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휘청거렸다. 150만원대이던 주가가 13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1월 4일 152만5000원(종가 기준)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6월 13일 135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주가 하락에 불을 붙인 건 외국계 투자은행 JP모건의 보고서다. JP모건은 6월 7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부분품과 몸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납품하는 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주문량이 월 1000만대에서 최근 700만~800만대로 감소했다’며 갤럭시S4의 올해 판매 추정치를 종전 7900만대에서 5900만대로 낮춰 잡았다.

갤럭시S4 판매가 주춤한 원인으로 유럽의 경기침체를 꼽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3분기 실적 저하를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보고서가 나간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6% 이상 떨어졌다. 애플과 특허소송에 진 지난해 8월(-7.5%) 이후 최대 낙폭이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두드러졌다. 모건스탠리도 6월 11일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추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실제 부품 주문량이나 갤럭시S4의 내부 판매 예상치는 밝힐 수 없다”며 “시장에서 나오는 각종 전망에 대한 입장이나 대응 전략도 시장 간섭이 될 수 있어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만 했다. 다만 “신종균 사장의 6월 12일 발언이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부 신종균 사장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이 닷새째 이어진 1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 S4 판매는 우리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며 판매 부진설을 진화했다. 이어 “(외국계 투자사가)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를 가졌다가 거기에 못 미친다고 기대치를 내린 것이라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부 관계자는 “내부 공급망을 통해 봤을 때 판매량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뉴스와 시장 반응에 사내에서는 오히려 어리둥절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도 폭탄’에 속절없이 추락한 건 근래 이례적이다. 앞으로 주가는 어떻게 될까.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삼성전자 주가 향방을 물었다.


주가 하락 원인에 대한 이들의 분석은 대동소이하다. 증권사 보고서보다는 글로벌 경제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논란으로 ‘신흥시장 엑소더스(대탈출)’ 조짐이 나타났고 삼성전자가 그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신흥시장 투자 비중 축소 분위기 속에서 보고서가 도화선이 됐을 뿐이라는 말이다.

보고서에 과민 반응 … 신흥국 포지션 축소는 사실

양 센터장은 “한국뿐 아니라 필리핀·태국 등 신흥시장에서 외국 자금이 빠지고 있다”며 “양적완화 종료 우려로 달러 대비 신흥시장 화폐가치가 떨어졌고 한국의 대표 대형주인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 축소 분위기가 신흥시장의 대표 주자인 한국, 한국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에 작용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신흥시장 투자 비중 축소라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센터장은 JP모건의 보고서가 어느 정도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애초 과도한 실적을 기대했고, 그것을 조정하려는 것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대한 조 센터장의 의견은 신종균 사장의 발언과 맥락이 같다.

조 센터장은 “210만원까지 목표주가를 올린 게 무리였다”며 “외국계 증권사다 보니 국내 기업을 평가하는데 보고서 의존도가 커서 반응도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양 센터장은 “글로별 경제 분위기상 성장 모멘텀이 둔화된 건 사실이고 보고서는 이를 반영해 하향 조정한 것이지만 시장이 다소 과민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펀더멘털(기업 가치)이 흔들렸는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신 센터장은 삼성전자 기업가치를 낙관적으로 봤다. 그는 “반도체 실적이 예상을 웃돈데다 스마트폰 실적도 그리 나쁘지도 않아 펀더멘털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했다. 조 센터장은 “스마트폰 수요가 아직 살아 있고, 반도체 업황도 좋아 오히려 3~4분기 정도에 실적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8조9000억~9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센터장과 신 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논의를 꼽았다. 양 센터장은 “갤럭시S4의 실적이 기업 가치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며 “양적완화에 대한 미국 연준의 입장과 의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도 “출구 전략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시장을 흔들었고 그 여파가 삼성전자에도 미친 것”이라며 “6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사람은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도 밝다고 봤다. 양 센터장은 “양적완화 종료 시점을 봐야겠지만 이 정도 급락이 반복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7월 이후 중국 경제가 나아지고 국내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내면서 하반기 경기가 좋아질 거라는 전망을 근거로 들었다.

신 센터장 역시 “이르면 6월 말 주가 조정 시기가 지나고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7월 기업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면 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과 국내 증시가 개별 이슈나 수급 문제보다는 양적 완화와 관련된 신흥시장 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단서를 달았다.

투자 의견도 긍정적이다. 신 센터장은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가격이면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기업가치로 따졌을 때 삼성전자가 140만원 이하라면 매수하는 게 정상”이라며 “조금씩 분할 매수 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단기에 급락할 종목이 아닌데 시장 심리 탓에 발생한 일시적인 왜곡 현상”이라며 “조정이 기회를 줬으니 지금이 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산하 조직으로 공개시장조작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담당한다.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와 비슷하다. 매년 8회의 정기회의를 열어 다음 회의 때까지 수행할 공개시장조작 지침을 발표한다. 금융상황에 관한 종합적인 분석과 연준이가 추진할 금융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해 세계 금융시장에 파장이 크다.

1193호 (20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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