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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전기차로 재도약 노려 

달아오르는 국내 전기차 시장 

조용탁 이코노미스트 기자
국산 전기차 10월에 고속 질주 … 100% 국산 부품 고성능 전기차 양산 채비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올 가을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은 국내에서 개발·생산한 전기차를 내놓는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차세대 전기차 쏘울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630대 팔린 전기차 레이를 앞세워 버틴다는 전략이다.

BMW와 폴크스바겐도 한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모델을 하반기에 출시한다. 국내 업체는 글로벌 전기차와의 경쟁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건 물론 기술도 앞서 있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제조사들은 이미 전기차 양산 준비를 마쳤다”며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자 제어장치 등 주요 부품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글로벌 시장 진출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 중에선 르노삼성이 가장 활발하다. 10월 전기차 SM3 Z.E.를 출시한다. 부산 공장에서 만드는 SM3 Z.E.는 한 번 충전으로 135km를 달릴 수 있다. 최대 70kW의 힘을 내는 모터가 장착된 SM3 Z.E.는 시속 135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차량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에는 에너지 복원 시스템을 장착했다.

예컨대 자동차가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배터리가 자동으로 충전된다. 차량에 장착되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는 트렁크에 수직으로 달았다. 르노삼성은 배터리의 위치를 고려해 일반 SM3보다 차체를 약 13cm 더 길게 제작했다.

배터리 충전 방식은 완속과 급속, 배터리 교체 세 가지를 모두 지원한다. 완속 충전하면 가정용 주 전원으로 6~8시간 걸린다. 급속 충전은 이보다 훨씬 덜 걸린다. 교류(AC) 방식으로 32A 400V 공급망을 사용하는 고속 충전소를 이용하면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에 소개된 전기차 가운데 처음으로 3분 내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는 퀵드롭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채택했다.


부품 국산화로 가격 경쟁력 확보

르노삼성은 개발 과정에서 전기차를 한국에서 만들겠다고 프랑스 본사에 계속 요구했다.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 한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려는 포석이다. 르노와 닛산에 내는 로열티를 줄이기 위해 부품도 100% 국산화했다. SM3 Z.E.를 100% 순수 국산 전기차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차량 가격은 4250만원이다. 정부 보조금(1500만원)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 있어 출시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LS산전과 충전인프라 사업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의 스파크EV도 올 가을 국내 시장에 등장한다. 서울 모터쇼에 세계 최초로 소개된 스파크EV는 강력한 주행 능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EV는 6월부터 미국에 수출했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으로부터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인정 받았다.

스파크EV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132km다. 100kW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는 130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최대토크도 55.3kg.m에 달한다. 8초 만에 시속 100km를 낼 수 있다. 가솔린 차량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자랑한다. 유럽 방식의 직류(DC) 콤보 방식의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급속 충전으로 20분이면 전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완속 충전 시간은 6시간이다.

2010년 한국 최초의 전기차 블루온(Blue On)을 내놓은 현대·기아차도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공을 들인다. 현대·기아차가 내세운 전기차 대표주자는 국내 최초의 양산형 고속 전기차인 레이다. 이 차는 1회 충전으로 139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급속 충전시간은 25분, 완속은 6시간 걸린다. 최고 13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5.9초에 도달한다. 1000cc 가솔린 모델보다 성능이 좋다. 레이 전기차는 일본에서 개발한 직류 충전방식인 ‘차데모’를 국내형으로 개조해 적용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레이의 강점으로 안정된 품질을 꼽는다. 일반 차량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되는 양산형 전기차로 일반 차량과 같은 조립·품질 점검 과정을 거친다. 현대·기아차가 1990년대부터 쌓아온 전기차 기술 노하우와 협력업체와의 상호 협력도 레이의 강점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 쏘울 전기차를 내놓아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브랜드마다 제각각 충전 방식 통일해야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은 양산 준비를 마친 전기차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국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약 900곳에 불과하다. 완속 800여개, 급속 100여개만 있어 전기차 소유자가 마음 놓고 다니기 어렵다. 특히 급속 충전시설이 부족하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충전 방식이 제 각각인 점도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차데모, 한국 GM은 DC콤보, 르노삼성은 AC 방식을 사용한다. 환경부는 충전 인프라를 꾸준히 확대하는 동시에 충전 방식 표준안을 마련해 전기차 대중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1199호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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