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Issue | 삼성家 3세 보유 지분 가치 따져보니 - 이재용 6조, 이부진 1.8조, 이서현 1.7조 

 

삼성SDS 상장·삼성생명의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입으로 3남매 지분 관심 커져



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 삼성SDS가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윤상우 삼성SDS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5월 8일 서울 역삼동 삼성SD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7월 해외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성장 전략을 수립한 결과,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전무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국내 공공시장과 금융 IT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해외 물류IT와 모바일 등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술·인력을 확보하고 최첨단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게 됐다.

삼성SDS가 연내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간의 이목은 삼성가 3세에 집중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1.26%)과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3.9%), 이서현 제일기획·삼성에버랜드 경영기획담당 사장(3.9%) 등 삼성가 3세가 모두 삼성SDS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그간 삼성그룹 계열사·관계사 IT 업무를 맡으며 몸집을 불렸다. 삼성전자 물류부문·티맥스코어·크레듀 등의 지분이나 업무를 인수하며 기업 가치를 올리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삼성네트웍스·서울통신기술·삼성SNS 등을 인수합병(M&A)한 것도 삼성SDS다.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회장은 삼성SDS 지분을 꾸준히 높일 수 있었다.

더불어 하루 뒤엔 삼성가 3세가 그간 보유하던 삼성자산운용지분도 삼성생명이 인수했다. 삼성생명은 5월 9일 계열사와 삼성가 3세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전부 장외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단가는 변경될 수 있지만, 공시한 취득단가는 주당 2만2369원.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322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각각 214억원과 107억원을 현금화했다. 덕분에 삼성생명은 삼성화재(10.4%), 삼성증권(11.1%), 삼성카드(34.4%), 삼성선물(41%), 삼성자산운용(100%)을 지배하는 지주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5월 현재 삼성SDS 주식 장외가 22만5000원

삼성가 3세가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의 가치는 어느 정도나 될까. 먼저 삼성SDS 주식 가치를 계산해보자.

상장을 발표한 5월 8일 장외주식 정보제공 전문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서 거래된 삼성SDS 장외주가는 22만50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보유 주식수(870만4312주)를 곱하면 지분 가치는 1조958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보유 주식(301만8859주)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각각 6792억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물론 장외가 기준이기 때문에,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가 높아질 경우 지분 가치는 상승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의 0.57%를 보유한 삼성전자는 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지분 가치 계산이 용이하다. 5월 8일 종가는 135만원. 여기에 이 부회장의 보유 주식수(84만403주)를 곱하면 주식 가치는 1조1345억원이다.

삼성가 3세는 지분 평가가 어려운 주식도 보유 중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방식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 가치는 기업의 순자산에 지분율을 곱하고, 여기에 동일 업종 상장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곱해 산정할 수 있다. 포브스가 2014년 ‘한국 50대 부자’를 선정하며 산정한 삼성에버랜드의 업종 평균 PBR은 3.0배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주식(62만7390) 가치는 2조9737억원.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삼성에버랜드 주식(20만9129주)은 각각 6792억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사한 방식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가치네트(10억원)와 이부진 사장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1774억원) 지분도 평가했다. 삼성가 3세가 5월 현재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의 총 가치는 이재용 부회장 6조677억원, 이부진 사장 1조8482억원, 이서현 사장 1조6708억원으로 추산된다. 3남매가 보유한 삼성계열사 주식 가치는 도합 9조가 넘는다는 계산이다.

삼성SDS 상장 등으로 확보한 자금은 어떻게 사용될까.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속세를 낼 때 사용하거나, 핵심 계열사 지분을 늘리는 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상장기업 주식 가치는 약 10조8000억원. 이를 3세에게 물려줄 경우 증여세율 50%를 적용할 경우 5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물어야 한다. 이때 상장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한다면 그룹 지분 승계가 가능하다.

다른 핵심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는데도 동원될 수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삼성에버랜드를 지배하고,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면서 지배구조상 하단에 있는 삼성SDS의 지분을 팔아 지배구조 상단 계열사 주식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SDS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은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가 돼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것이다. 향후 3~4년 동안 기간을 정해놓고 단계별로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런 예측에 대해 삼성SDS 관계자는 “상장의 목적은 대주주의 차익실현이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재원 확보다. 아직도 주간사 선정, 최종 공모가 결정, 상장, 주가 형성 등 많은 단계가 남아있다. 주간사 선정도 안 된 상황에서 주주 차익실현이라는 주장은 시점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1237호 (2014.05.19)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