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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부재로 고전 

퇴장 예고하는 부정적 전망 늘어 … 여러 사물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에 성공 좌우 

토마스 할렉 뉴스위크 기자

Management 관심 덜한 스마트워치 왜?


 많은 스마트워치 메이커들이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과 페블은 이미 후속 모델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껏 소비자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벌써부터 이 특정 착용형 기술 분야에 조의를 표하기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목소리도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최근 착용형 기기의 이른 퇴장을 예고하는 헤드라인이 늘기 시작했다. LA 타임스는 8월 초 ‘착용형 기기가 대형 히트작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가들이 평한다’고 전했다. 가디언 신문은 ‘애플 제품이 ‘관심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스마트워치의 미래는 틈새시장에 그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우리 손목에 미래의 ‘필수 소장품’ 항목에 이르는 열쇠가 있을까, 아니면 스마트워치가 그저 수요를 찾는 솔루션에 불과할까? 시장조사 업체 NPD 그룹의 소비가전 애널리스트 벤 하워드는 “스마트워치에 대한 반응이 다소 미지근한 이유는 그에 대한 정말 혁신적인 소프트웨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틈새시장에 그칠 수도

 2012년 페블의 스마트워치가 킥스타터(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자금 조달에 성공한 이후 구글과 애플을 포함해 온갖 기업들의 비슷한 기기 출시와 관련된 루머와 보도가 난무했다. 삼성은 아직껏 이 분야에서 금맥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구글의 안드로이드웨어 운영체제를 장착한 앞선 2종의 스마트워치에 대한 관심은 어중간했다.

 스마트워치 메이커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형태와 가격을 찾는 일이었다. 스마트폰이 ‘필수소장품(must-have)’이지만 소비자들은 착용형 기기에 관한 한 가격을 더 의식한다. 시장분석 업체 칸타르 월드패널 컴테크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연구팀장의 분석이다. 예컨대 삼성은 2013년 9월 초기 모델 갤럭시 기어 가격을 애초 299달러로 책정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더 얇은 기어 핏 등 수종의 신모델을 발표하면서 가격을 179달러로 내렸다. 밀라네시는 “휴대전화의 경우엔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하드웨어의 실제 가격을 보지 않는다”며 “스마트워치에는 항상 보조금이 지급되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손목 착용형 기술은 끝장난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 모토 360과 루머가 떠도는 아이워치 등 기대를 모으던 스마트워치들이 출시되면 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리라고 여러 애널리스트가 말한다. 연구 및 분석업체 가트너의 안젤라 매킨타이어 리서치 팀장은 “손목은 우리가 착용하는 품목들의 최적지”라며 “장신구 그리고 지난 수백년 동안 손목시계의 지정석이었다”고 말했다.

 

 갈수록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에선 편의성이 소비자에게 핵심 가치가 된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내 들기가 불편할 경우가 많다. 건강과 피트니스 앱이 역할을 할 수 있다. 밀라네시는 “일례로 테니스를 칠 때 손목 시계를 찰지는 몰라도 호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어둘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피트니스의 관점에선 착용형 기기가 더 흥미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센서가 부착되기 시작함에 따라 피트니스의 게임화(게임을 통해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가 착용형의 미래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밀라네시가 말했다. 가령 헬스클럽에 나갈 경우 방문할 때마다 일종의 보상 시스템으로 포인트를 얻는 식이다.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그 포인트를 보내 운동 진도를 확인하거나 또는 생명보험사에 보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워치가 더 나은 디지털 지갑이 될까? 밀라네시는 “착용형 기기를 이용한 결제가 상당히 편리할 수 있지만 우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결제는 아직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워치 같은 착용형 기기의 주요 구성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첨단기술 칼럼니스트 팀 바자린은 가족과 디즈니 월드에 갔을 때 그들이 제공한 매직밴드(자동결제 손목띠) 덕분에 아주 편하게 지냈다고 썼다. 애플도 그 테마파크를 본받는 편이 현명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애플이 처음부터 아이워치를 신용카드 계정 및 기타 개인정보와 연결하려 하다가는 논란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잭도 리서치의 창업자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잰 도슨은 “모바일 결제의 문제는 제조사가 그냥 기기 안에 내장해 끝나는 작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워치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매 매장의 단말기 또는 판매시점관리 시스템의 두 부분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애플이든 어떤 기업이든 최대 난제는 이 같은 ‘닭과 달걀’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없다면 누가 착용형 지갑을 구입하려 하겠는가? 월트디즈니가 자체 시스템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디즈니 월드의 매직밴드가 성공한 것은 그것을 가동하기 위해 회사가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기 때문”이라고 도슨이 말했다. “착용형 기기를 인식하는 판매시점관리 시스템을 매장에 구축하는 작업은 그보다 훨씬 더 큰 프로젝트다.”

 착용형 기기가 우리 미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까? 스마트폰은 이용자에게 문자 메시지와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그런 신호 자체가 갈수록 기기 이용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며 스케줄 알림과 상품 특별할인 같은 정보까지 포함하게 됐다. 언젠가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가전제품들이 집의 문이 잘 잠겼으며 에어컨이 꺼졌다고 알려주는 신호까지 포함할 가능성도 있다. 매킨타이어는 “소비자가 이 같은 신호와 문자를 더 많이 받게 되면 한눈에 볼 수 있는 손목 디스플레이의 편리함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워치로 받은 초단문 메시지를 통해 언제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야 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심박수 센서 달았다고 호응 얻긴 어려워

 스마트폰이 어떤 기능을 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그런 일을 하도록 만드느냐의 문제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한다. 페블은 앱 스토어를 개설했으며 구글은 자사의 ‘플레이스토어’에 안드로이드웨어 앱들을 통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착용형 기기를 둘러싼 논의는 상당 부분 장점과 기능성에 관한 관점에서 이뤄진다. 실제로는 그보다 플랫폼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시장조사 업체 양키 그룹 산하 451 리서치 사업부의 애널리스트 라이언 마틴이 말했다. “그것이 사실상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를 이끈 원동력이다.”

 모토 360에 스피커가 달렸거나 아이워치에 심박수 센서가 장착됐기 때문에 착용형 기기들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게 되지는 않을 듯하다. 그보다는 세계의 스마트워치에 개발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할 때 그것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들 기기 내부적으로 한 기기의 생태계, 앱, 기능을 개발하는 차원에서 여러 기기로 구성된 생태계 쪽으로 전환이 이뤄지게 된다고 마틴이 말했다. 사물인터넷으로 알려진 개념을 일컫는 말이다. 더 많은 센서가 소비자들을 에워쌀수록 더 많은 일이 가능해진다. 집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에어컨이 가동되거나, 퇴근 전에 집의 오븐을 예열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몇몇 주요 이해당사자들에게는 스스로 산의 제왕이 되기보다는 남들이 산에 오르도록 돕는 작업이 될 듯하다. 이 기술의 진짜 가치는 거기에 있다.

 번역=차진우

1252호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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