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 management 유용한 연금저축계좌

지난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기준금액이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절세 욕구가 커졌다. 그러나 투자 대안을 찾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재형저축이나 세금우대 계좌 등 절세가 가능한 금융상품이 있긴 하지만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는 다양한 자산관리 기능과 절세전략으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정부에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부족한 노후자금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줘서 권장하는 상품이다. 얼마 전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기존에는 연간 불입금액의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줬지만 내년부터는 퇴직연금과 합쳐 연 700만 원까지 공제혜택을 확대한다. 이에따라 최대 92만 4000원(지방소득세 포함)까지 세금을 돌려받을수 있게 됐다.

흔히 연금저축계좌를 직장인들의 연말 세액공제를 위한 상품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좀 더 살펴보면 다양한 절세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과세이연’과 ‘인출시점 조정’이다. 연금저축계좌는 계좌 전체로 수익을 계산하고 출금전까지 과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A펀드에서 100만 원의 수익이 나고 B펀드에서 100만 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자. 일반 계좌라면 총 수익금은 없지만 A펀드 수익금에 대해서는 세금이 발생한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에서는 두 펀드 간 수익금과 손실금이 상계될 뿐 아니라, 만약 A펀드에서 100만 원을 초과하는 수익이 발생했더라도 출금 전까지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과세이연 효과가 있다.

또 연금저축계좌는 인출할 때 과세되기 때문에 인출시점 조정을 통해 금융소득을 분산할 수도 있다. 인출 때 연 300만 원까지는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돼 종합과세를 피할 수도 있다. 원금과 수익금 가운데 원금을 선인출하면 수익금이 인출될 때까지는 과세되지 않는다. 연금소득으로 나눠 받을 경우에는 연 1200만 원까지 낮은 세율로(3.3~5.5%) 분리과세 신청도 가능하다.

연금저축계좌에서는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 과거 연금저축 펀드는 단일 펀드에 가입하는 형태로 운용 제한이 많았다. 이와 달리 현재 연금저축계좌는 계좌 내 다양한 펀드로 자산배분을 할 수 있고, 분할매매나 일부 출금 등 운용이 자유롭다.

노후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연금저축을 시작하면 좋다고들 한다. 가령 60세에 3억 원의 연금을 목표로 한다면, 적용이율 3.5% 가정 때 20세 남성은 매월 30만 원, 30세 남성은 매월 50만 원, 40세 남성은 매월 90만 원, 50세 남성은 매월 220만 원을 적립해야 한다. 따라서 시작 시점이 늦을수록 부담금이 커진다(국민연금공단 연금저축길라잡이). 이미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적립보다는 관리가 중요한데 연금저축계좌에 매년 1800만 원씩 예치해 운용할 경우 10년이 되면 누적금액은 1억 8000만 원이 된다. 4인 가족 모두 가입하면 7억 2000만 원이 된다. 빨리 시작하면 그만큼 절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후를 위한 준비는 개인의 몫이지만 노후 준비의 부담을 정부의 지원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덜어보면 어떨까. 2013년부터 연금저축계좌 제도가 시행된 이후 가입연령 제한은 없어지고, 연간 불입한도는 늘어났다. 2015년부터는 세액공제 혜택도 확대될 예정이다. 이제 연금저축계좌를 직장인들의 세액공제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모든 연령대가 활용할 수 있는 자산관리계좌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