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공식 출범한 다음카카오 앞날은 - 화학적 결합과 임금 격차 해결이 변수 

카카오 급여 다음의 두 배 … 해외에서 라인과의 일전도 주목 

김유경 이코노미스트 기자 neo3@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다음카카오가 10월 1일 공식 출범했다. 국내 포털 2위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메신저 1위 기업인 카카오가 만났다. 시가총액 10조 원대거대 IT 기업의 탄생이다. IT업계에서는 앞으로 벌어질 시장의 판세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다음카카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의 궁금증은 대략 세 가지다. 다음카카오가 앞으로 보여줄 사업은 어떤 게 있을까. 네이버 라인과의 결전 양상은 어떨까. 다음과 카카오의 화학적 결합은 잘 이뤄질까.



신개념 검색 서비스 들고나와

다음카카오는 우선 모바일을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의 기능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SNS를 서로 안부를 묻거나 의견을 주고 받는 공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지식을 나누는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포털을 대체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멘틱 검색 기술에 기반한 ‘소셜 검색’ 기능을 ‘카카오스토리’에 탑재한다.

소셜 검색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SNS에서 추출해 제공하는 기능이다. 예컨대 ‘맛집’을 검색할 경우 사용자와 SNS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올린 음식 사진과 식당, 후기 등을 볼 수 있다. 게시물에 맛집이란 키워드가 없어도 검색이 된다. 키워드보다 콘텐트의 내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검색어에만 의존했던 기존의 검색 기능보다 진일보한 기술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임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쿼리(키워드) 검색은 이제 의미가 없고 사람들이 검색 결과를 누르기 전에 원하는 콘텐트를 미리 보여주는 추천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 검색은 앞으로 검색 시장의 주류가 될 전망이다. 페이스북과 구글·애플·트위 터 등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다음카카오는 소셜 검색의 기술 구현이 어려운 만큼 우선 베타서비스 형태로 실시할 계획이다. 대중화 단계로 넘어오면 네이버의 ‘파워링크’나 ‘블로그’와 같이 바이럴 마케팅 용도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소셜 검색은 세련된 구현이 어려운 기술”이라며 “온라인 공간의 파편화된 정보를 얼마나 잘 걸러내 핵심 정보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쇼핑·전자결제·뉴스서비스 등 신규 사업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SNS를 여러 사업과 접목시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직전인 지난 9월 5일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했고, 같은 달 22일에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모바일 쇼핑인 ‘카카오픽’을 출시했다. 이어 24일에는 뉴스·패션·뷰티·유머·여행 등 여러 콘텐트를 추천해 주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토픽’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울러 소액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와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서비스를 묶는 키워드는 ‘공유’다. 사용자들이 SNS를 뼈대로 여러 주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의 전략에 대해 “여러 버티컬 애플리케이션들이 강화되고 있는 데에서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구조조정설도 끊이지 않아

다음카카오가 공격적으로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섬에 따라 네이버 라인과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국내만 봤을 때는 카카오 가 압도적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라인의 입지가 탄탄하다. 라인은 세계 3대 모바일 메신저로 전 세계 가입자 수는 4억 5000만 명(지난 7월 말 기준)이다. 카카오톡(1억 5000만 명)보다 3배 많다. 올해 안에 6억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업 가치는 최대 200억 달러(약 20조 원)로 추산된다.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도 지분 매입 의사를 밝혔다. 모바일 업종은 네트워크가 굳어지면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같은 콘텐트 수익을 쉽게 발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 수는 최우선 고려 대상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카카오톡보다는 라인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다만 모바일·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상 시스템을 선점하면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어 승부를 점치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로 열린 검색 기능을 제공한 구글이나 SNS 플랫폼을 처음 제시한 페이스북의 경우가 그렇다. 특히 IT 시장의 기반이 PC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의 강호인 카카오톡이 유리한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음 카카오는 전자상거래·전자결제 등 분야를 이미 선점했다.

카카오와 다음의 화학적 결합은 다음카카오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두 회사가 지난 6월 합병을 결의한 이후 별 잡음 없이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 마찰이 끊이질 않았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선 문제가 된 것은 인수 주체다. 명목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해 법인 카카오가 사라지는 형태지만, 실제로는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한편 경영권까지 챙기는 모양새다.

다음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600명 규모의 카카오가 2600명 규모의 다음을 점령한다는 시각도 우세했다. 여기에 임원진 수도 카카오에 많이 배정되는 쪽으로 흘렀다. 더구나 합병 덕분에 카카오 직원들은 1인당 6억 원의 스톡옵션 챙긴데다, 합병 전날 따로 200% 규모의 보너스를 받는 등 ‘돈 문제’로 양측에 미묘한 감정의 골이 생겼다고 한다.

임금 격차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음의 평균 급여는 2663만 원, 카카오는 4924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일단 두 회사 임금의 중간 값으로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카카오 직원들로서는 1000만 원 넘는 손해를 보게 된다. 또 내심 카카오 수준으로 임금 인상을 기대하던 다음 직원들로서는 실망스럽다.

이와 관련해 다음카카오는 아직까지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설도 제기한다. 김범수 의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법인 출범 이후 있을 중복 업무 개선과 조직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탈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다음카카오는 서비스·사업 비즈니스·지원·정책 등 총 10개 팀으로 조직을 꾸릴 계획이다. 신규 사업이 생기면 새 팀을 만들고 사업이 종료되면 없애는 식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여 년간 비탄력적으로 조직을 운영해 온 다음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합병 전 1000명 규모의 인력 충원 계획을 단박에 취소한 카카오다. 이에 대해 다음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400여 명이나 되는 다음의 우수 개발진을 손쉽게 확보하게 된 셈”이라며 “포털과 모바일로 주력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인력을 줄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256호 (2014.10.1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