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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깍듯이 모시는 기업들 - 삼성전자·현대차도 배당 늘릴 계획 

금융·소비재·유틸리티 업종 배당성향 높아 … 투자 여력 부족해진다는 반론도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년 초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월 30일, 삼성전자는 어닝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내년 초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최근 경영 악화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내린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해 4분기 실적 발표 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도 3분기 실적 발표 때 “친화적인 주주정책을 위해 배당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중간배당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배당 확대 계획을 내놨다. 그동안 두 기업의 배당은 몸집에 비해 적은 수준이었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대한 호응 차원일까, 주가 급락에 따른 단기적 주주 달래기일까. 주가 상승을 노린 처방일까. 아니면,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으로의 전환일까. 재계에선 네 가지 이유가 결합된 결정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아차도 중간배당 고려


현재 대부분 기업은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 제고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배당 확대 결정은 다른 기업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게 재계와 금융권의 공통된 전망이다. 최근 대표이사에 선임된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역시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현대차처럼 중간배당도 고려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707개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1%다. 평균 배당수익률은 2011년(1.7%), 2012년(1.4%)에 이어 3년째 내리막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 악화를 이유로 기업들이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배당을 하지 않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통신서비스로 2.8%다. 하지만 이 역시 2011년(4.7%)에 비해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배당수익률이 가장 낮은 업종은 의료로 0.5%에 그쳤다.

개별 기업을 살펴보면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았다.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배당수익률 1위 기업은 자동차 내장 부품을 전문으로 만드는 덕양산업이다. 덕양산업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21.2%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제지업체인 영풍제지와 화학 소재 기업인 진양화학이 각각 10.6%, 9.3% 순이다. 상위 100위 안에 들어간 대기업은 KT&G(4.3%)·SK텔레콤(4.1%)·코웨이(4.1%) 등 3곳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1%, 0.8%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 추진에 따라 실적이 좋거나 꾸준히 배당을 해왔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배당이 늘 것으로 전망한다. 교보증권은 ‘코스피200’ 종목 중 12월 결산법인 199개사 가운데 171개의 기업이 연말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배당수익률 추정치는 1.27%로 지난해 배당수익률(0.97%)보다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상장사 중 배당수익률 1위는 덕양산업

증권사에서는 배당이 늘어날 기업으로 무림P&P·이수화학·하이트진로·종근당·두산·SK이노베이션·현대차 등을 꼽는다. 펄프·제지 전문 기업인 무림P&P는 지난해에도 배당수익률 4.39%로 높은 편이었다. 하이트진로는 올 상반기 중국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하면서 기대를 모은다. 맥주 판매량은 2010년 대비 4배, 소주는 2배 정도 증가했다. 이들의 올해 배당수익률은 4~5%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2.5%였던 두산은 3%대로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정기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주요 지주회사 중에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다”며 “여기에 두산의 외식사업부인 SRS코리아지분 매각 대금 1000억원이 3분기에 반영되면서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배당 상향 계획을 내놓은 만큼 1%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증권·보험·은행 등 금융과 전기와 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의 배당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은 원자력발전 가동률 정상화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올해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에 따른 특별 배당도 기대된다. 한국전력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0.26%에 그쳤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전력의 배당수익률은 2.8%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은행들도 수익성이 다소 개선되면서 배당이 늘 것으로 보인다. 금융 업종 가운데서도 정부 지분이 많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배당수익률이 3%대로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기업은행의 3분기 실적은 가전업체 모뉴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관련 충당금 영향에 부진했지만 이익의 핵심 요인인 순이자마진(NIM)은 늘었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배당수익률은 2.72%였다. 신한금융지주도 순이익이 2조원을 돌파하면서 배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한지주 측도 “꾸준히 배당성향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정유·통신 업종의 배당은 그리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스오일은 최근 3년 간 실적 악화에 시달리며 배당수익률이 2011년 4.8%, 2012년 2.5%, 2013년 1.8%로 하락했다. 올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한 KT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인회 KT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대규모 명예퇴직 비용 발생으로 재무상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배당이 어려울 것”이라고밝혔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기업소득환류세제 역시 배당성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제도 도입으로 기업들의 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들이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따른 세금을 줄이려면 임금이나 배당,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배당으로 나갈 경우 대주주에게도 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배당을 늘리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이미 기업에 간접적인 배당 압력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배당성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업종 현금흐름 나빠

기업들의 배당 확대는 침체된 증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돈이 배당으로 나가면 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개발을 많이 해야 하는 산업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배당 여력이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산업재, 경기 소비재, 유틸리티, 소재 등 많은 업종의 매출 대비 잉여 현금 흐름의 비율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잉여현금 흐름이란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세금이나 설비투자 등의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남은 잔여 현금 흐름을 말한다. 지속가능한 배당 여부와 배당 확대 가능성을 점검할 때 활용되는 지표다. 경기 소비재의 매출 대비 잉여현금 흐름 비율은 2012년 -1.2%, 지난해에는 -3.6%로 낮아졌다. 유틸리티의 경우도 9년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음식료 업체를 포함한 필수 소비재도 최근 3년 간 매출대비 잉여현금 흐름의 비중이 0%대에 그쳤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실제 눈여겨볼 종목은 그리 많지 않다”며 “일부 대기업과 특정 업종 등 몇몇 기업 정도만이 배당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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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3호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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