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 참나무는 강하다. 하지만 강하기만 하다는 문제가 있다. 더 강한 바람을 만나면 부러진다. 대나무는 다르다. 폭풍을 두려워 않는다. 바람 방향으로 몸을 굽힐 뿐이다. 다시 맑은 날이 되면 꼿꼿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강한 폭풍을 맞고 있다. 국가 시스템 구조개혁, 고령화 대응, 노동시장 개선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금융위기를 대응하는 과정에선 화폐 동맹 거버넌스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은행 건전성 회복과 공공재정 정상화도 중요한 이슈다.
다행인 점은 우리가 오랜 역사와 경험, 그리고 사회적 합의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로존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당당한 참나무가 아니라 융통성 있는 대나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 유럽 각국은 발 빠르게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우리는 지금 금융위기 이후 경제의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첫째 노력은 은행 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은행들을 철저히 감독해 투명성을 키우게 했고, 유럽 당국이 은행 건전성을 평가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섰다. 일부 은행들이 파산하기도 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유럽 은행권이 상당히 강해졌다.
노동 문제도 회원국 대부분이 고민 중인 문제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관련해 유럽지역이 이민자들을 받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불협화음도 적지 않다. 이민 정책은 저출산·고령화의 궁극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끌어올리고 퇴직연령을 높여야 한다. 연금수령 연령을 올리고 근로시간을 연장한다면 재정상태도 개선될 수 있다. EU 경제권에서 지나치게 보호되고 있는 직업군이 4700여개나 된다. 전문 의료인 등 일부 직업군은 보호할 필요가 있지만 나머지는 개방할 필요가 있다. 노동 개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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