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국민을 원숭이로 여기는 정부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연말, 윤태호의 를 읽었다. 바둑의 포석에서 중반 전투, 끝내기에 이르는 과정의 기훈(棋訓)과 전략을 직장인의 사회생활에 연결시켜 풀어나가는 내용 전개가 압권이다. 이 책은 작년 말, 모 케이블TV에서 드라마로 제작·방영하면서 다시 또 장안의 화제가 된 바 있다.

원래 미생은 바둑돌들이 두 집을 내지 못해 완생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여기서 미생은 개인의 실적과 고과, 회사의 이익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며 미래는 불확실하고 현재는 불안정한 월급쟁이의 삶을 상징한다. ‘장그래’로 대변 되는 사회 초년생은 물론이고, 오상식 과장으로 대변되는 중견 간부도 미생이다. 철밥통 직장에, 퇴직 후에도 넉넉한 연금이 보장된 일부 직업군을 빼고는 우리 모두가 미생인 셈이다.

드라마 미생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한국의 미생들이 새해 들어 분노하고 있다. 연말정산을 해보니 대부분 예전보다 세금을 덜 돌려받거나 아니면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들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다고 하더니 그것이 조세 부담을 늘리는 꼼수였음을 깨달은 것이다. 증세 없는 복지, 중산층 70% 복원 등의 대선 공약을 믿었던 미생들로서는 월급쟁이 유리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고, 중산층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정부의 조세정책에 배신감까지 느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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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2호 (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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