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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LF쏘나타 하이브리드 - 널찍하고 편안한 가족형 세단 

안정적 가속력에 든든한 하체 … L당 17.7km 연비도 인상적 


지난해 최고의 기대를 모았던 신형 LF쏘나타의 반응이 생각보다 미지근하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세워 반전을 노린다. 기존 LF쏘나타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디자인을 개선했다.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같이 쓰는 모델인만큼 연비 또한 훌륭하다. 기본 가솔린 모델에 비해 평균 320만원 더 비싸지만, 연비를 고려하면 충분히 경제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1년에 2만km를 탄다는 가정 하에 1년 1개월이면 비싼 가격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관 디자인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훨씬 세련되고 날렵한 느낌을 준다. 사실 밋밋하다는 인상이 강했던 기존 LF쏘나타 모델과 비교해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라인도 그대로다. 몇 가지 포인트를 변경했을 뿐인데 시각적으로는 변화가 크게 다가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앞·뒤 라이트와 안개등이다. 사람의 인상을 가르는 ‘눈’에 해당하는 부위다. 전작에 비해 모던한 이미지가 강조됐다. 가운데 라이트를 둘러싼 LED등으로 포인트를 줬는데 강인하면서도 날렵해 보인다. 바람개비를 연상케 하는 휠의 변화도 극적이다. 시원하게 잘 달릴 것 같다. 뒷범퍼는 일반 모델에 비해 약간 위로 올라갔다. 몸을 움츠렸다가 달려나가는 동물의 이미지가 엿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인데도 트렁크 공간 넉넉해


▎1. 넉넉한 공간을 확보해 안락함을 주는 실내. / 2. 와이드 선루프를 장착해 시원한 개방감을 맛볼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무난하다.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모던한 이미지다. 다만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너무 많은 버튼이 정렬되어 있어 답답한 인상을 준다. 좌우가 거의 대칭을 이룬 정육각형 형태의 센터페시아도 다소 단조로워 보인다. 대신 넓고 안락한 실내가 만족스럽다. 최근 콤팩트 차량이 대세로 떠오른 만큼 꽉 들어찬 느낌의 차를 주로 타다가 쏘나타를 타니, 가족을 위한 중형 세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운전석을 넓게 써도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뒤가 쿠페형으로 살짝 깎였음에도 머리 위로 공간이 확보된다. 뒷좌석까지 넓게 펼쳐진 형태의 선루프가 있어 전혀 답답한 느낌이 없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좁은 트렁크 공간 때문에 짜증이 날 때가 많다. 보통 배터리를 뒤쪽에 배치하기 때문이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보조 타이어를 넣는 공간에 배터리를 넣어 충분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차를 충분히 둘러본 후,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에 발을 올린다. 하이브리드인 만큼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초반 구간은 전혀 소음이 없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서 가솔린 엔진이 함께 작동하는데 그 연계가 매우 자연스럽다. 과거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과의 호흡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LF쏘나타로 넘어오면서 확실히 발전했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초반 가속력이 인상적이다. 1999ccGDi 엔진과 38kw급 전기모터를 결합했는데 웬만한 디젤차보다도 치고 나가는 맛이 좋다. 시속 100km가 넘어서면서 초반과 같은 강렬함이 사라져 아쉽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주행모드 버튼을 눌러 ‘파워모드’로 바꿔 주면 시속 150km까지는 시원하게 치고 올라간다. 엔진과 모터의 합산 최대출력이 207마력이다. LF쏘나타 가솔린 2.4 모델(193마력)보다도 강력한 힘이다. 시험 주행 때 연비는 L당 16km 정도가 나왔다. 공인연비인 L당 17.7km에 다소 못 미친다. 성능 테스트를 목적으로 ‘파워모드’에서 주행한 시간이 많았고, 급가속과 급제동이 잦았던 결과라 생각된다.

스티어링휠이 매우 가볍게 돌아간다. 그렇다고 하체까지 부실한 건 아니다. 조금 독특한 코너링의 느낌이다. 상체가 헐렁해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 불안감이 있었는데 의외로 하체가 든든하게 받쳐준다. 코너링이 탁월하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나름 쏠쏠한 재미를 줬다.

전반적으로 소음과 진동에 있어서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시속 60~70km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봤는데 몸체가 빠르게 반응해 충격을 흡수했다. 아버지는 운전의 재미를, 가족들은 안락한 승차감을 느끼기에 좋은 전형적인 가족형 세단의 모습이다.

자동주차와 차선변경 경고음은 계륵(鷄肋)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엄 모델로 현대차의 기술력이 집약된 많은 부가장치를 체험할 수 있었다. 차선변경 표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음이 울리고, 차선변경 표시등을 켰을 때 장애물이 감지되면 또 경고음이 울린다. 앞에 장애물이 있는 상태에서 속도가 너무 빠를 때도 경고음을 울려준다. 안전을 생각하면 꼭 필요한 장치들이다. 다만, 좁고 차가 막히는 한국의 도심길을 운전할 때는 큰 역할을 하기 힘들 것 같다. 과거 K9을 시승할 때 체험했던 자동주차 기능도 시험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주차 모드가 활성화되고 주차공간을 인식한다. 이후부터는 핸들에 손을 때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만 밟아주면 알아서 차를 댄다. 주차가 서툰 여성 운전자들이 환영할 만한 기능이다. 다만, 정형화된 주차장이 아닌 복잡한 공간에 주차할 때는 쓸모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놓고 패권다툼이 치열하다. 그 미래가 전기차일지, 수소차일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일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인프라와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가 당장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차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과거 모델에 비해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 현대차의 다음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대가 되는 이유다.

1275호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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