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왼쪽)·박원석 의원은 경제정책 평가와 전망에 대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
|
‘한강의 기적’을 썼던 대한민국 경제가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다. 국가 재정은 나날이 허약해 지고, 원화 강세의 타격까지 입은 기업의 실적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빚더미에 짓눌려 허우적대고 있다. 정부는 경제를 살리겠다며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아직은 백약이 무효다. 기업의 투자, 국민들의 소비심리는 좀처럼 살아날 조짐이 없다. 여기에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는 기댈 곳이 보이지 않는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나홀로 망망 대해를 떠돌고 있는 형국이다. 길 잃은 한국 경제, 어디로 가야 하나. 여야를 대표하는 경제 정책통인 새누리당 나성린, 정의당 박원석 의원의 진단을 들어봤다.나 의원과 박 의원은 여태까지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밟아왔다. 한 명은 경제학자로서 학회장·교수 등을 역임했고, 다른 한 명은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인권과 복지를 주장해왔다. 나 의원은 1950~70년대 고도 압축성장 시절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박 의원은 1980~90년대 민주화 열풍과 문민정부의 등장을 바라보며 성장했다. 두 의원의 나이차는 17살. 가치관과 생각이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나 의원과 박 의원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다. 2년 넘게 조세소위원회를 함께하며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모르는 내용이 있을 때는 서로를 먼저 찾고, 정치·경제 현안에 대해도 항상 진지하게 논의한다. 두 의원은 서로를 일컬어 합리적이며 정책을 조율할 수 있고, 여러 면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칭찬한다. 기획재정위원 안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를 평가한다면. 나성린(이하 나):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튼튼한 경제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있었다. 한쪽으로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창조경제를 통해 중산층을 복원한다는 구상이었다. 여전히 서민 경제가 어려우니 성과가 좋았다고는 볼 수 없겠다. 그러나 세계 전반을 보면 우리는 비교적 잘 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면서 국정원 댓글 파문, 세월호 사태, 성완종 게이트 등 사고가 계속 터지다 보니, 일을 제대로 못한 측면이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내수라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경기부양책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현재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큰데, 물가가 더 떨어지면 회복은 어렵다고 본다.”
박원석(이하 박): “최경환 경제팀이 들어오고 워낙 단기 부양책에 매달리다 보니 가계부채가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악화됐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 소비 위축도 일어나고 있다. 저성장·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극복할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3%대 성장률을 말하지만, 실질성장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다. 또 정부는 ‘46조+α의 부양책을 쓰면서 재정적자를 늘렸는데,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 세수 결손만 키웠다. 경제는 마라톤이다. 단기 부양책도 필요하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대비가 더욱 필요하다.”
재정 확충과 세수 결손을 해결할 방안은? 박: “전 정부 때부터 재정 적자가 늘기 시작했는데,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일어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 세금도 덜 걷히고, 정부의 경제 전망도 틀렸다.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감세 조치로 세수 기반이 약해졌다. 각종 세제 혜택이 대기업에게 많이 돌아갔는데, 지금 대로라면 2030년이 이후에는 경제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복지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텐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증세 책임을 미루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증세와 관련해 합의 기구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나: “정부의 단기 부양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 다만, 세계 경제가 안 좋았던 영향이 컸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나 관료를 데려와도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 뾰족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대기업의 수출이 줄고 있어,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육성이 필요한데, 진행이 안 되고 있다. 야당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재벌 챙겨주기로 보고 있다. 대기업에 다소 유리할 수도 있지만, 투자를 늘려야 일자리도 늘어나는 법이다. 그리고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찬성하지만, 어디까지나 국민의 소득 수준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사실 복지를 늘리기 위해 정부·여당도 박근혜식 증세를 벌여왔다. 세율은 건드리지 않고, 걷을 수 있는 세금은 다 걷어보자는 것이었다. 금융자산이나 자본소득에 세금을 걷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증세를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에 한계가 오자 정부는 그동안 세율 조정을 통해 증세를 벌여왔다. 그러나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현재로서 불가능하다. 조세부담률이 18%로 떨어졌는데, 국민 대타협과 설득을 통해 이를 올릴 필요가 있다. 증세를 하려면 누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부가가치세 1% 인상 논의도 필요하다. 그리고 대기업과 재벌에 세금 혜택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들은 사실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상위 5%의 기업이 법인세의 92%를, 소득 상위 1%가 소득세의 40%를 낸다. 법인세의 경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깎아준 것 아닌가. 소득세의 경우도 면세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나라가 어렵다. 모두 십시일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박원석 의원은 세금 부담 부분에 대해 나성린 의원과 입장이 달랐다. 그는 “대기업과 부자의 세금 부담이 적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많이 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이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감세 혜택도 이들이 많이 받는다고 주장했다.
박: “물론 소득세·법인세는 부자와 대기업이 많이 낸다. 그러나 이는 소득 양극화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이 법인세를 많이 못 내는 것은 이익이 적어서다. 분배구조가 나빠졌다는 이야기다. 법인세 세율이 25%에서 22%로 줄면서 세수는 연간 9조원이나 줄었다. 그리고 감세 혜택의 60% 이상은 대기업에게 돌아갔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중 누가 더 감세 여력이 있는가. 법인세 최소세율을 올리거나 연구개발(R&D)비 공제를 줄인다고 법인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소득세의 경우 면세자 비중이 너무 크다. 면세자를 축소하는 한편 최고 소득자에 대한 실효 세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나: “소득세 최고 세율이나 비과세 감면은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당장 바꾸긴 어렵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가 많아 법인의 조세부담률을 함부로 높이기 어렵다.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이 떨어지면 더 큰 혼란이 생길지 모른다. 또 감세한 돈이 대기업에 많이 환입된 것은 맞지만, 그만큼 대기업들이 세금을 많이 냈다는 뜻이다. 경제는 심리다. 법인세율을 높이면 당장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표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 경제에 충격을 줄이기 위해 최저 세율을 14%에서 17%로 높였다. 덕분에 법인세를 인상하지 않고도 세수 확대 효과를 봤으니 굳이 법인세 최고 세율을 높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박: “19대 국회 들어 공제 혜택을 일부 감면했는데,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더 축소된 부분이 있다. 경제심리 때문에 명목세율을 높이기 어려우면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삼성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세금을 14% 밖에 내지 않는다. 이는 여러 공제·감면 제도 때문이다. 법인세는 조작된 공포가 있다고 본다. 법인세율을 올리면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들 하는데, 반대로 법인세율을 내린다고 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법인세 인하 효과에 대해 말하면 곤란하다. 투자를 결정하는 여러 요소 중에 법인세 세율은 한참 후순위다. 그런 논리라면 삼성 같은 글로벌 대기업은 이미 본사를 법인세가 없는 나라로 이전했을 것이다.”
나: “투자가 늘지 않았더라도, 고용이 유지됐다면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인들은 세율 1%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실제로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기업에 혜택을 많이 주는 것은 맞지만, 기업의 경쟁력이 워낙 약해 불가피했다. 노사관계도 어렵고 생산비도 많이 드는 구조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야 중소기업과 서민도 살 수 있다.”
박: “다시 한번 말하자면 전 정부가 법인세를 낮춘 뒤 투자와 고용이 늘어났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기업 저축은 눈에 띄게 늘었다. 900조원에 달할 정도다. 이익잉여금에 법인세 감면분까지 내부유보를 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기업소득환류 세제는 무용지물이다. 우리나라는 법인세를 올리면 안 된다는 이상한 주술에 갇혀있다. 우리는 글로벌 경쟁을 하는 경제 구조다. 소규모 개방 경제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정부 보조 같은 것으로 경쟁하면 안 된다. 한국은 이제 개발도상국도, 비용경쟁을 하는 나라도 아니다. 우수한 노동력과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세금 논쟁은 경제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세율을 아무리 높여도 세금을 낼 사람이나 기업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규제를 풀어 창조경제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박 의원은 체질 개선이 급하다고 주장했다.
나: “그래서 창조경제를 하자는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 글로벌 기업과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줘야 한다. 기업은 이익이 남아야 투자를 한다. 돈만 벌 수 있다면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라도 들어간다. 이익이 남도록, 생산비가 적게 들도록 해줘야 한다. 해외로 나간 국내 기업들이 유턴하게 만들어야 한다. 새만금 등 기업들이 활동할 곳은 많다.”
박: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이 많이 떨어졌다. 뉴노멀은 과거와 같은 급성장이 어렵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가계는 물론 기업들도 체질과 비전을 바꿔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경제 발전 과정에서 산업 역군의 역할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나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정경유착, 관치, 단가 후려치기, 비정규직 문제 등의 부작용을 드러냈다.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새 비전을 찾아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의 산업 생태계에 안주하려고 하는데 언제까지 이 응석을 다 받아줄 것인가.”
나: “체질 개선은 분명 맞는 말이다. 이를 위해 R&D 투자를 확대하고, 업무나 시스템 효율성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이 비전을 갖는 데에도 돈이 드는데 그런 돈을 쓸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 밖에 없다.”
박: “모든 기준이 대기업에 맞춰져 있다. 국제경쟁력도 대기업만이 대상이며, 중소기업 육성책은 전무하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 생산유발계수, 노동소득 분배 등 대부분 측면에서 앞선다. 중소기업 육성이 경제 전체에 더욱 중요한데 대기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만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수출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부가 이전되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있었는데 이 고리가 다 끊어졌다.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도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임금 상승률은 정체되고 있다. 대기업은 비용 증가를 협력업체를 쪼는 식으로 이익을 늘려왔다. 여기에 정부가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창조경제도 문제다. 정부의 창조경제 추진전략이 무엇인지, 또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 “정부도 경제민주화를 추진했는데, 현장에서 잘 실천되고 있는지는 체크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이라도 국제시장에서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팔 수 있는 물건이 없다. 대기업이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중소기업 육성의 필요성이 많이 제기되지만, 전체 중소기업의 60%가 대기업 하청이다. 대기업 한 곳이 망하면 중소기업은 수천개가 사라진다. 경제구조에 역사성이 있는데 갑자기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라고 하면 쉽게 되겠는가. 지난 30~40년 동안 대기업을 대상으로 많은 지원책을 펼쳤고, 분명 효과도 있었다. 과거에 비해 다행스러운 점은 대기업의 자체 경쟁력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도 많이 높아져 부품·소재 산업 분야에서 많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박: “우선 산업 생태계부터 바꿔야 한다. 원·하청이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문제다. 대기업이 떡볶이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는데,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막고 있지만 이 역시 권고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세금 감면이나 정부 지원이 아니다. 대기업의 일방적인 행동, 목 조르기를 막아 달라는 것이다. 성과이익공유제 같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균형 관계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에는 원론적으로 찬성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단가 경쟁이 심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한국이 구조적 저성장에 빠진 원인과 대책은? 박: “우선 대기업 주도의 성장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윤 중심의 성장패러다임을 버려야 한다. 소득주도 경제를 통해 협소한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가계의 근로소득을 늘리는 한편 최저 임금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공공 부문이 먼저 행동하면 민간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정부·공공기관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또 주거비·교육·의료비 등을 낮추는 한편 부동산 시장의 하향 안정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미래의 생산가능인구를 늘릴 수 있도록 보육비를 줄여주는 등, 젊은 세대가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나: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동의한다. 한국은 이제 선진국으로 뛰어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한국의 1인당 국내 총생산(GDP)이 2만8000달러다. 이른바 선진국들은 이미 5만달러 이상으로 도망가 있다. 따라잡기 위해서는 5%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데 잠재성장률이 워낙 떨어져 현실적으로 어렵다. 모든 국민이 반성하고 대혁명을 하지 않으면 선진국은커녕 선도 중진국 지위도 위태로울 수 있다. 산업별로도 자동차·반도체 빼고는 모두 중국에 따라 잡혔다. 머지 않아 한국은 중국의 하청기지가 될 것이다. 최근에 소득주도 성장 모델도 많이 거론되는데,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한계기업과 중소기업부터 피해를 받는다. 결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박: “최저임금을 올리면 임금 지불능력이 약한 기업들이 어려워지는 것은 맞는 이야기다. 다시 산업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 중소기업 이익을 늘리고 근로자들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한다. 무상 보육, 보장성 보험 확대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어떻게 막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인구에 비해 공무원 수도 적고, 공공부문 고용 비중도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 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100만개 이상 만들어 내수 진작을 지원해야 한다.”
나: “다 맞는 이야기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창조경제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신산업이 생기고 여기저기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현재 분야별로 조금씩 해나가고 있는데, 돈도 필요하고 다소 시간도 걸린다. 또 서비스산업의 민간 이전을 이야기 하는데, 이는 새로운 기술을 융합해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경복궁 옆 호텔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관광객 유치에 꼭 필요한 시설이다.”
박: “반경 100m 안에 학교가 몇 개나 있는지 아는가.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펼치고 싶은 경제정책이 있다면? 나: “정부 비판은 하기 쉬운데 막상 내가 하려면 어려운 부분이 많다.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우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 또 미래의 먹거리를 구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할 것이다. 창조경제란 표현이 바뀔지 모르지만 다음 정부의 경제정책에서도 그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하고, 경제에 마중물이 될 경제활성화 방안도 내놓을 것이다.”
박 “현재의 경제 침체는 외적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어느 누가 맡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기획재정부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다. 과거의 성장 방식은 유통기한이 다했다. 낙수효과는 이제 나타나지 않는다. 소득주도, 내수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정책 운용을 바꿔볼 것이다. 또 경제 안정화에 역할을 다해야 한다.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특별 처방을 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 비율(DTI) 같은 부동산 규제책도 원점 복귀시켜야 한다. 그리고 중기 재정 전망을 보면 앞으로 매년 30조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래 세대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