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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FORD MONDEO - 날렵한 유럽 스타일 핸들링 

퓨전의 완성작 포드 몬데오 

글 신홍재 모빌리스타 에디터
몬데오는 이름만 미국 포드차일 뿐 유럽차 그 자체다. 미국 소비자에 맞게 개발된 퓨전의 약점을 보완한 유럽식 해답이다. 퓨전과 설계는 같지만 몬데오는 잘 만든 차의 원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유럽 시장에서 폴크스바겐 파사트, BMW 3시리즈, 아우디 A4와 같은 가격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포드의 글래디에이터다.

포드는 자동차 업계의 선구자로 자동차 역사를 이끌어 왔다. 1910년 컨베이어벨트 생산방식을 도입해 대량 생산과 가격 인하를 주도했다. 컨베이어벨트 생산방식은 이후 전세계 자동차 업체의 표준이 됐다. 대량생산에 따른 가격 인하로 당시 부유층만 구입했던 자동차를 서민층까지 확산시켰다. 본격적인 미국 중산층의 태동에 포드의 영향은 엄청났다. 포드는 말 그대로 미국 자동차의 역사를 써 온 회사다.

포드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퓨전의 완성작인 몬데오가 4월 한국에 출시됐다. 퓨전과 몬데오는 서로 동일한 플랫폼과 외부 패널을 공유하지만 경쟁하는 세그먼트는 각자 다르다. 퓨전은 미국의 매스(mass) 시장을 노리는 중형 모델이다. 현대 쏘나타, 도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등과 경쟁한다. 몬데오는 유럽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기함이다. 가장 인기 있는 법인용 차로 꼽힌다. 가격으로 보면 경쟁 모델은 폴크스바겐 파사트, BMW 3시리즈, 아우디 A4가 있다.

포드코리아는 2013년 퓨전을 출시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미국차의 낮은 인지도는 넘어섰지만 다운사이징 에코부스트 엔진의 연비가 좋지 않은게 걸림돌이었다. 통상 다운사이징은 엔진 배기량은 줄이고 출력을 높이면서 연비까지 향상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퓨전은 구조나 기술적으로 훌륭한 차였지만 포지셔닝과 마케팅 전략이 명확하지 않아 틈새를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다. 퓨전은 유럽 몬데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보급형 중형차다. 둘의 외관은 동일하지만 가격 차이가 있는 만큼 구성이 다르다. 심지어 생산 국가도 다르다. 퓨전은 멕시코에서 생산한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두 종류다. 몬데오는 스페인에서 생산한다.

포드의 신차 개발은 2010년 이후 유럽포드 출신이 장악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품질과 핸들링이 좋아졌다. 북미산과 유럽산의 차이를 정확히 보여주는 차량이 바로 퓨전과 몬데오다. 유럽산 몬데오의 외부 디자인은 퓨전과 동일하다. 군더더기 없이 탄탄하다. 퓨전과 차별화되는 점은 헤드램프뿐이다. 헤드램프는 주간 주행등이 적용돼 전면부의 완성미를 더해준다. 처음 퓨전을 봤을 때 파격적이었지만 요즘에는 무난해 보인다. 파격이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는 자연스런 흐름이다. 측면 프로파일과 루프라인은 날렵한 쿠페 모습이다. 이런 쿠페 루프라인 영향으로 차체가 다소 작아 보인다. 큰 차 디자인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몬데오의 최상급인 티타늄 모델은 인테리어 소재와 감성 품질이 경쟁 차종 대비 탁월하다. 경사진 센터 스택을 적용해 운전자의 조작 편의성을 높인다. 호화로운 실내에 익숙한 기존 국산차량 고객이라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트립 컴퓨터, 계기반 및 중앙부의 8인치 모니터는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아 아쉽다. 스티어링 휠은 크기도 적절하고 디자인과 인터페이스가 훌륭하다. 그립감도 좋다. 계기반과 연동성도 직설적이라 다루기 쉽다. 인터페이스의 노하우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시트 포지션도 매우 만족스럽다. 유럽차답게 높낮이 조정 폭이 크다. 기어 레버 디자인도 직설적이고 그립감이 좋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까지 달아 폴크스바겐 파사트에 비해 편의장치가 풍부하다.

파워 트레인은 유럽에서 수십 년 갈고 닦은 검증된 엔진과 변속기를 채용해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 디젤 엔진 완성도는 유럽 최정상급이다. 실내 소음(NVH) 역시 무난해 4000만원 대 가격에서 적당하다. 엔진의 회전 질감과 토크 전달은 넉넉하다. 포드 특유의 부드러움이 가미돼 세련됐다. 요즘 독일 브랜드들이 벤치마킹하는 부분이다. 연비는 15.9km/L로 중형차 최상급이다. 좋은 연비의 비결은 변속기의 영향이다. 게트락-포드사의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달았다. 스포츠카의 감성은 아니지만 조합이 무난하다. 작동은 빠르기보다는 부드럽고 효율적이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 QM3ㆍSM5, 볼보가 함께 사용한다.

핸들링 및 승차감은 유럽차 특유의 경쾌함이다. 독일차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라면 유럽차의 승차감을 딱딱한 승차감으로 국한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의 특성일 뿐이다. 딱딱하다는 것으로 대표되는 독일차의 승차감은 1960년대 말 BMW가 주도했다. 당시 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꿈꾸던 BMW는 스포츠카에서 영감을 얻어 승용차의 서스펜션을 딱딱하게 했다. 그러면서 ‘BMW=드라이빙 머신’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유럽 소비자들은 딱딱한 서스펜션은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독일차’라고 연상을 할 뿐이다.

일반적인 유럽 소비자가 대중차를 평가할 때 ‘좋은 승차감’이라는 것은 부드럽고 쫀득한 것으로 모아진다. 푸조ㆍ르노ㆍ유럽포드가 대표적이다. 유럽포드가 만든 차는 핸들링이 탄력있고 부드럽다. 접지력도 훌륭하다. 승차감도 잘 조율돼 경쾌한 달리기에도 리듬을 잃지 않고 재주를 부린다. 이런 특징 때문에 꼬불꼬불한 고갯길에서 출력이 비슷한 독일차와 붙었을 때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몬데오의 주행 안정성은 핸들에 숨겨진 신기술이 제 역할을 한다. 포드의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 전륜구동 특유의 직진성을 살리기 위해 자동으로 조향을 조절한다.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스티어링휠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컴퓨터가 운전자도 모르게 조정을 한다. 경쟁차에서 보기 힘든 첨단 기술이다.

요즘 신차 판매는 상품력 하나로 성공할 수 없다. 브랜드 파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드는 한국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브랜드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점유율을 키워야 한다.

포드는 수입 대중차 브랜드 가운데 파워트레인의 유연성이 뛰어나다. 미국ㆍ유럽산 차량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브랜드다. 그런 점에서 국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저력이 있는 브랜드다.


▎유럽에는 5도어 모델도 나온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몬데오는 품질이 좋아졌고 디젤 엔진의 세련미도 뛰어나다. 하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게 비싸 판매량은 가늠하기 어렵다. 유럽포드가 독일차와 경쟁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임유신_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독일차와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화려한 면이 여럿 보인다. 잘 만든 차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포드 브랜드로서 한계가 너무 크다. 경쟁차의 벽이 너무 높다고 할까.

신홍재_ 전체적으로 실내 공간이 넓고 안전도가 뛰어나다. 유로 NCAP 충돌 테스트 점수도 만점이다. 검증된 엔진이 받쳐주는 연료 효율성과 주행 안정성은 독일차와 맞먹는다.




1288호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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