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단발성 기부보다 나눔의 인프라 조성을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
필자가 네이버에 초창기부터 몸담으며 포털 비즈니스를 경험하다가 개인적인 계기로 기부서비스를 만들어 운영한 지 벌써 10년이다. 전국의 NGO단체가 온라인에서 모금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1000만명의 네티즌에게 기부경험을 이끌어냈다. 또 기업들이 더욱 효과적인 공익캠페인을 하도록 도왔다. 그런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필자에게 그렇게 꾸준히 착하게 살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착하게? 그것보단 오랜 사업 경험에서 기부서비스를 이어가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필자는 지난 10년 동안 지인들에게 먼저 기부하라는 말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지인들로부터 “당신은 왜 나에게 기부를 권하지 않느냐?”며 “좋은 곳을 소개시켜주면 기부할 의사가 있다”란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러면 이렇게 반문하곤 했다. “왜 기부를 하고 싶으세요?”

기부를 처음 시작할 땐 여러 동기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난 후 자신이 착해진 것 같은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듯 하다. ‘착해지기 위한 나눔’은 기부 초심자에게 몇 번의 뿌듯함을 안겨주지만 그것이 지속적인 기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한국의 기부환경이 단순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재차, 삼차의 행동을 이끌어내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상태라서다. NGO 쪽의 노력만으로 이런 현실이 개선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필자가 무조건적인 기부 전도사가 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이유였다. 이런 현실 탓에 기부행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배고픈 자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 아니냐’는 질문이다.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은 기부를 통한 자신만의 행복감보다는,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법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 또한 어떻게 접근하고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는 매한가지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292호 (2015.07.06)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