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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펀드 성적표&하반기 전망] 중국·헬스케어 웃고 원자재 울고 

국내 중소형주 펀드 15% 고수익 … 중국·일본 펀드에 계속 관심 


▎일러스트:중앙포토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국내 증시의 상승장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 영향으로 시중이 돈이 넘치면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상승세에 한몫했다. 3월 말 2000선에서 머물던 코스피 지수는 4월 20일 2100포인트를 넘어섰다. 2100포인트를 넘어선 건 2011년 8월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상승곡선을 그리던 코스피 지수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최근 2080대로 떨어졌지만 유럽연합(EU)-그리스의 채무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지수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강세다. 지난 4월 17일 7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6월 25일에는 750선도 넘어섰다. 750포인트를 넘어선 건 7년 7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경기 둔화 우려에 대형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에 덜 민감하고 성장성이 큰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인덱스 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오르면서 국내 펀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3월 24~6월 24일) 동안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외 전체 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 10개 중 절반이 국내 주식형 펀드였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2분기 평균 수익률은 3%, 연초 이후부터 6월 24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9%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액티브주식중 소형 펀드가 선전했다.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고 적극적 매매를 통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주식중 소형 펀드는 2분기 동안 15.1%의 성과를 냈다.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액티브주식섹터 펀드로 평균 수익률은 7%다.

중소형주 펀드는 실적과 성장성을 갖춘 제약·바이오·화장품 등의 기업 주가가 오르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높은 수익률에 투자금도 몰렸다. 2분기 동안 주로 대형주에 투자하는 액티브주식일반펀드에서 2조511억원이 빠졌지만 중소형주 펀드에는 6685억원이 들어왔다.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 펀드로 3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한솔케미칼·원익머트리얼즈 등 중형 성장주와 가치주에 투자한다. 국내외 전체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4번째로 높다.

그 다음으로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100위 미만인 종목과 코스닥 종목 중 저평가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마이다스미소 중소형주증권투자신탁’ 펀드가 24.6%의 수익률을 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 민감주 중심의 대형주들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가격도 낮고 기업 실적까지 뒷받침돼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간판급 종목 200개를 기초자산으로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코스피200인덱스 펀드’ 수익률은 -1.7%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판매 부진과 엔저·유로화 약세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현대차는 2분기 들어 주가가 19% 하락했다. 6월 24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주가는 13만3000원이다.

채권혼합형 펀드에 2조3000억원 몰려


중소형주 펀드에 이어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액티브주식섹터 펀드다. 액티브주식섹터 펀드에서는 헬스케어 종목을 담은 상품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헬스케어 시장에 관심이 쏠리면서 제약과 바이오 등의 주가가 급등한 덕을 봤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펀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총 자산의 80%가 헬스케어 관련 주인 이 펀드는 2분기 동안 36%, 상반기 동안에는 60%의 수익을 내면서 국내외 전체 펀드에서 2위를 기록했다. 성장성이 큰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동부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펀드도 2분기에만 26%의 수익을 냈다.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주식섹터에서도 헬스케어 펀드가 선전했다. 한국거래소 헬스케어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 펀드의 2분기 수익률은 44%에 달한다. 국내외 전체 펀드 중 수익률 1위다.

주식과 채권에 모두 투자하는 국내 혼합형 펀드 2분기 평균 수익률은 2.2%다. 혼합형 펀드는 불확실한 장세에서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 3월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떨어진 이후 ‘이자+α’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국내 혼합형 펀드로 몰렸다. 최근 3개월간 2조319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외 펀드를 통틀어 가장 많은 돈이 들어왔다.

해외 주식형 ‘중국 펀드’가 싹쓸이


이 중 채권과 주식에 동시 투자하되 주식투자 비중이 큰 주식 혼합형 펀드 수익률이 2.8%로 국내 혼합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주식혼합형 펀드 중에 배당 성향이 높고 저평가된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NH-CA퇴직연금중소형주증권자 투자신탁’ 펀드는 2분기에 8.5%, 연초 이후부터 6월 24일까지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공채·우량채권 등에 투자하면서 주식 투자 비중이 50% 미만인 채권 혼합형 2분기 평균 수익률은 2.2%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최근 3개월간 0.1%의 수익률을 냈다. 상반기 동안에는 1.4%다. 6월 24일 기준으로 은행연합회에 고시된 국내 17개 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1.55%)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프리미어블루센터 PB부장은 “지금은 채권 금리가 매우 낮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야 어느 정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그렉시트 가능성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과 같은 이슈로 아직까지 주식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채권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자들은 여전히 대형주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형주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펀드 중에서는 중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러시아·일본이 호조를 보인 반면 인도 및 아시아신흥국 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2분기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권에는 중국 펀드가 대거 포진했다. 수익률 상위 5개 해외 주식형 펀드 모두 중국 펀드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40.4%), ‘삼성클래식중국본토중소형FOCUS연금증권자투자신탁’(38.9%)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수익률 상위 펀드의 수익률은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2분기 평균 수익률(9.1%)의 4배를 넘는다. 중국 펀드 중에서도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뒤를 이어 지수형 펀드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TIGER차이나A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37.5%, ‘한국투자골드플랜차이나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이 33.4%, 동부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이 25.7%의 수익률을 기록해 3~5위에 올랐다.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3.1%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6.3%)의 5배다. 2분기 수익률 1위에 오른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76.4%로 높은 편이다.

중국 본토 펀드의 수익률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81개 중국 본토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35.6%의 수익률을 냈다. 2~3위인 러시아(21%)·일본(20%)을 크게 웃돈다. 2분기에도 중국 본토 펀드는 21.8% 수익률을 내 러시아(8.1%)·일본(5.6%) 등을 제치고 지역별 펀드 가운데서 단연 돋보였다. 상반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가 각각 60%, 110% 오르면서 중국 펀드 수익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 들어 중국 펀드에 대한 차익 실현 물량이 늘면서 많은 돈이 빠져나갔음에도 3개월간 6207억원이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에 순유입됐다.

향후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중국 펀드 투자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펀드별 격차도 벌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중국 증시가 하반기부터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어 운용 전략과 성과에 따라 펀드별로 수익률 차이가 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12일까지 5000선을 넘어섰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이후 4000대 중반으로 떨어지는 등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펀드의 수익률도 주춤하고 있다.


러시아·일본 펀드 선전

중국 펀드의 강세에는 못 미치지만 러시아·일본 펀드도 선전했다. 12개 러시아 주식형 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26.42%, 2분기 수익률은 8.1%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러 투자자의 속을 썩인 러시아 펀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완화되며 올 들어 반등했다. 40달러 선까지 추락했던 국제 유가가 소폭 반등한 것도 영향을 줬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이 2분기 1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러시아 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과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 투자신탁’도 10% 이상 수익률을 나타냈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는 ‘신한BNPP더드림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25.6%)과 ‘신한 BNPP봉쥬르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25%) 등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중국과 러시아 펀드의 상승세에 힘입어 브릭스 펀드도 5%의 견조한 수익률을 냈다.

높은 수익률과 달리 러시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저조한 편이다. 올 들어 러시아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2452억원으로, 같은 기간 중국과 유럽 펀드에 1조원 넘게 유입된 걸 감안하면 크지 않다. 러시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미약한 것은 전통적으로 국내 투자자의 선호 국가가 아닌데다 변동성이 크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만 해도 러시아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저유가 이슈 등이 겹치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런 탓에 여전히 대다수 러시아 펀드는 고위험 투자로 분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러시아로 자금이 몰리고 있어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불확실성이 커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플러스(+)로, 인도는 마이너스(-)로

일본은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증시도 강한 탄력을 받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지난 4월 말 15년 만에 2만선을 돌파하면서 강세를 나타내는 등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거시지표의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주식 시장 분위기도 상당히 좋다. 이에 따라 일본 펀드 수익률도 미소를 지었다. ‘프랭클린재팬증권자투자신탁’이 2분기 6.6%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국내 출시된 설정액 10억원 이상 일본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은 6.3%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이들 펀드의 상반기 수익률은 각각 21.3%, 21%였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이 일본 중소형주·배당주 펀드 등을 출시하면서 상품 종류가 세분화가 되고 있다. 투자자의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셈이다.

일본 펀드는 많은 전문가가 하반기 유망 펀드로 꼽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들이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이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다는 소식이 나오는가 하면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IC)도 산토리식품 인터내셔널의 주식을 매수, 산토리홀딩스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추가로 오를 여력이 남아 있다고 얘기하지만, 차익 실현에 나서라는 조언도 함께 나오는 이유다. 결국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를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따라 투자자의 선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펀드는 부침이 심했다. 브라질 펀드와 중남미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9.2%, -5.7%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곳은 둘 뿐이다. 브라질 경제가 고물가·저성장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브라질은 2010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5%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0.1%로 추락했고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잘나가던 경제가 망가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지우마 호세프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게 주원인이다. 통화정책은 긴축으로 가는데 정부가 재정을 대폭 확장하는 엇박자 정책으로 화를 키웠다. 특히 월드컵과 올림픽을 연속 개최하며 천문학적 재정을 쏟아부어 적자 폭을 늘렸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된 점도 악재가 됐다. 이런 이유들로 경제가 흔들리니 환율이 급등(헤알화 가치 급락)하면서 물가 또한 대폭 상승했다. 1달러당 2.7헤알에 머물던 헤알·달러 환율은 2월 들어 오르기 시작해 지난 3월 3.3헤알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브라질 펀드는 2분기 들어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마이너스였던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5.5%로 회복했다. 헤알화 가치가 반등한 영향이 컸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브라질을 투자등급으로 유지하고, 비리 연루 혐의를 받던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예정보다 일찍 회계감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4월 들어 헤알화 가치가 다시 안정세로 돌아선 것이다. 금리도 중기적 고점인 13%에 이르면서 매력도를 높여가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5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3.25%로 올렸다. 8%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잡으려는 조치다. 증권가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려 한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아직 브라질 펀드 투자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 입장에서 유가 약세가 달가운 일은 아닌 데다,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가 남아있다는 게 잠재적인 악재다.

해외ETF·헬스케어 수익률 ‘쑥’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던 브라질 펀드가 2분기에 5%대 수익률로 돌아선 것과는 반대로, 인도 펀드는 5%대 수익률에서 마이너스 수익률로 추락했다. 인도 펀드는 증시 상승으로 최근 1년 21.1%, 2년 45.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모디 총리가 지난해 5월부터 인도 경제를 개혁하는 ‘모디노믹스’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센섹스 지수는 지난해만 33% 상승했다. 올해도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서 3월에는 장중 3만포인트를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3월말부터 증시가 약세를 보이더니 3개월 새 지수가 10% 이상 빠졌다.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대외 악재, 기업 실적 부진, 경제지표 혼조세 등이 차익실현과 외국인 매도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급격한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해외 펀드에 과세를 하게 된 것도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인도 증시가 단기적 이슈로 조정을 받고는 있지만 최근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기초체력을 기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3년 이상의 중장기 시각으로는 여전히 투자가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테마별 펀드 수익률로 봤을 때 2분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 해외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다. 이 역시 중국 증시의 상승세 덕에 평균 1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 10개의 해외 주식형 ETF 중 상위 7개가 중국 지수와 연동한 상품이다. ‘미래에셋 TIGER차이나A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37.5%), ‘삼성 KODEX China 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23.4%),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CSI3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19.8%)이 대표적이다. 중국 증시의 조정 우려에 최근에는 중국 본토 주식시장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의 ‘인버스 ETF’도 주목을 받고 있다.

헬스케어 펀드도 수익률이 둘째 가라면 서럽다. 2분기 수익률은 11.8%, 연초 이후 수익률이 29.3%로 테마펀드 중 해외 ETF 다음으로 수익률이 높다. 코스닥 시장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헬스케어 관련주를 편입한 중소형주 펀드가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지수는 올 들어 34% 올랐으며, 제약업종 지수는 70% 이상 상승했다. 헬스케어 펀드 중에서는 ETF인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2분기에만 44.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7.2%다. 그 뒤를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36.8%), ‘동부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26.3%)이 이었다. 전체 14개 헬스케어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중 국내 헬스케어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는 1~3위에 오른 이 셋뿐이다. 나머지는 미국·글로벌 헬스케어 종목에 투자한다. 해외 ETF가 중국의 덕을 봤다면, 헬스케어 펀드는 국내 업체의 성장세 영향을 받은 셈이다. 특히 헬스케어 펀드는 지난 4월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건강기능식품 관련주가 추락하는 와중에 큰 충격을 받지 않고 상승세를 이었다. 투자자들이 일시적 악재보다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출발 단계인 헬스케어 산업은 앞으로 개별 종목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겠지만 전반적인 산업 자체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달러 강세에 원자재 수익률 바닥


투자자들도 성장 가능성이 큰 헬스케어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 시장이 아직 태동기라 펀드 종류와 규모도 영세하지만, 이들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4000억원이 빠져나간 가운데 헬스케어 펀드로는 3400억원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미 고점에 도달한 상태라면 앞으로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메르스의 확산 우려에 따라 제약과 백신업종이 단기간에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점을 지적한다. 통상 단순 기대감에 의한 급등은 금방 꺼지게 마련이다. 오히려 주가가 메르스 사태 이전보다 더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펀드들이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 가입 시기에 상관없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헬스케어산업이 신성장 동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헬스케어 산업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과 유럽의 경우 헬스케어 펀드는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른 테마 펀드와 달리 헬스케어 펀드는 중장기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헬스케어 펀드의 1년·3년·5년 수익률은 47.5%, 88.2%, 104.6%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편, 퀀트·멀티에셋·금·그룹주·국내ETF·삼성그룹·농산물·IT 테마 펀드는 2분기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급락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원자재 펀드는 지지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우려가 실물경기를 반영하는 원자재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와 천연자원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각각 0.9%, 1.6%에 불과했다. 금펀드와 원자재(주식)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0.9%, -2.7%다. 농산물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9.5%에 달한다. 그나마 올 3월 이후 약간의 반등세를 보여 이 정도다. 최근 국제유가의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원자재를 담는 펀드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원자재 펀드가 현재 바닥권이고, 또한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달러화 강세 지속이 예상되는데다 수요 부족으로 원자재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즉,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긍정적 방향으로 나오지 않는 한 원자재 펀드의 투자 전망은 당분간 어두울 것이란 얘기다.




1292호 (20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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