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난해 ‘1000억엔(영업이익 기준)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총 90개였다. 전년보다 10개나 늘었다. 이를 두고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효과의 수혜였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엔화 약세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90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저 환율 효과에 기댄 것이 아니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체질 개선에 있었다.
지난 2008년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그렸던 도요타. 한때 4610억엔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신화는 끝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역대 최대이자 일본 기업 중 가장 많은 2조7506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2013년 공장 증설을 중단하고, 신차 개발과 생산, 부품 조달 등 모든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한 것이 주효했다. 과거 성공 공식과의 결별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도요타는 올해 중국·멕시코에 새 공장을 건설하고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하는 등 다시 공격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2008년 7873억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도산 직전까지 몰렸던 히타치(2014년 영업이익 6005억엔)의 경우는 주력 사업을 완전히 바꾸며 회생한 케이스다. 히타치는 과거 반도체·가전 분야에서 세계적 강자였다. 그러나 이를 완전히 버리고 이제는 전자재료, 철도차량, 사회인프라사업, 발전사업, 자동차 관련 회사로 새로 태어났다. 지난 10년 동안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영국·네덜란드에서 잇따라 대규모 철도사업을 수주할 정도의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했다. 히타치는 지금 일본 제조업에서 ‘부활의 상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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