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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사회적기업④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봄 서비스 공급 

핵심 역량은 사람 ... 돌봄 서비스 근로자 처우 개선에 힘써 

이필재 더 스쿠프 대기자
summary |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은 돌봄 서비스 일자리를 만들어낸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후엔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발판으로 서울 시립 노인전문 중랑요양원의 위탁경영을 맡았다.


▎도우누리의 요양사가 독거노인 집을 방문해 머리카락을 잘라주고 있다. / 사진: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서울 중랑구에 있는 중랑요양원은 시립 노인전문 요양원이다. 수년 간 적자에 시달리던 이곳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운영자가 포기하고 떠난 이 문제적 시설을 흑자 전환시킨 주체는 사회적협동조합인 도우누리. 도우누리는 서울시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던 이 요양원의 위탁운영을 맡아 공개 경쟁입찰로 외부거래 방식을 전환했다. 불투명했던 비용 구조를 뜯어고치자 비용이 절감됐다. 비용을 줄이려 복사기도 바꿨다. 원장을 맡은 민동세 현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와 함께 자기 봉급을 절반으로 깎는 등 관리자의 임금을 조정했다. 그러나 이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의 월급은 170만원 선으로 서울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런 변화를 서울시가 반겼음은 물론이다.

도우누리는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기업이다. 2008년 광진주민연대 부설로 설립된 늘푸른돌봄 센터의 후신이다. 늘푸른돌봄 센터는 그동안 서울 광진구 주민들에게 생애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가사 도우미, 간병, 노인돌봄, 산모 도우미 같은 것들이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돌봄 서비스 근로자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도우누리의 목적이다.

2010년엔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사회적기업으로 변신하자 직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일례로 복장이 깔끔해졌다. 사회적기업의 구성원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가져온 변화였다. 2013년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전국적으로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전환을 인정받은 첫 협동조합이다. 사회적협동조합도 협동조합의 원리에 따라 운영된다. 단 비영리법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도우누리도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 후 사회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정체성이 뚜렷해졌다. 민주적 운영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현재 14명의 조합 이사진 중 9명이 직원이다. 직원은 총 293명으로 대부분 경력 단절 여성 내지는 생애 처음으로 취업하는 중고령 여성이다. 돌봄 서비스는 일종의 감정 노동이다.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책으로는 노래교실 등을 운영하는 한편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협동조합 전환 후 가장 큰 성과는 2013년 가을 중랑요양원의 위탁경영을 맡은 것이다. 전국적으로 국공립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을 사회적협동조합이 떠맡은 첫 케이스다. 오랫동안 돌봄 서비스 분야에서 노하우를 축적했는데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위탁운영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도우누리는 조직상으로는 기존의 늘푸른돌봄센터와 중랑요양원 등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전 직원의 35%가 중랑요양원에 근무한다.

도우누리는 돕다와 세상을 뜻하는 누리의 합성어로 도움을 나누는 세상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지난해 매출액은 58억원 수준. 2009년 이래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도우누리 측은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우누리가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것 자체를 주민들로서는 일종의 편익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돌봄 서비스의 공공재적 성격이 그 근거다.

돌봄 서비스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은 그 배경이다. 돌봄 서비스를 전문성이 없는 중년 여성이 하는 가사 보조 정도로 인식하다 보니 서비스 요금 현실화에 저항이 있다. 도우누리 측은 이런 인식이 바뀔 때까지는 적자 재정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우누리의 핵심 역량은 사람이다. 직원들 중 5년 이상 근무자가 30여명에 이른다. 여기도 ‘초짜’들은 이직률이 높지만 3~4년 되면 장기 근속 모드로 전환한다. 그 원인에 대해 도우누리 측은 “조직 안에서 스스로 성장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노인요양 사업은 재가 요양과 시설 요양으로 엄격히 구분돼 있다. 두 분야를 가르는 칸막이가 이렇듯 확고한 것은 서로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 구역에 들어온 노인은 서로 밖으로 내보내려 하지 않는다. 민동세 이사장은 “돌봄 서비스의 플랫폼 내지는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게 도우누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5년 후 조합원 수 1만명, 출자금 25억원 규모로 성장해 보렵니다. 그땐 재가 요양과 요양원을 통합 운영하는 장기 요양원도 운영할 수 있겠죠. 노인들이 좋은 요양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상태가 나빠지면 요양 시설로 들어가고 상태가 호전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재가 요양 서비스와 시설 요양 서비스 간에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거죠.”

- 이필재 더 스쿠프 대기자

[박스기사] 민동세 -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좋은 서비스는 좋은 일자리에서 나와”

민동세 이사장은 “돌봄 서비스는 교육·소방처럼 일종의 공공재”라고 주장했다. 공공재를 공급하기에는 비영리법인 형태가 더 적합하다는 생각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추진했다고 털어놓았다. “좋은 일자리가 좋은 서비스를 만듭니다. 올바른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그러려면 무엇보다 종사자의 고용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는 돌봄 서비스를 공급하는 조직인 만큼 종사자에게 투자해야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요.”

올바른 서비스라는 게 뭔가요?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 가운데 30%는 요양 서비스를 거부합니다. 자기부담금을 낼 형편이 안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신이 처한 경제적인 형편을 떠나 반드시 돌봄 서비스를 받아야 합니다. 무료로 서비스를 받든 다른 민간 자원과의 연결을 통해서 받든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해당 서비스가 제공이 돼야, 그래야 올바른 서비스죠.”

도우누리의 수익성은 어떻게 높일 겁니까?

“우리는 성과지표에 재무제표가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지난 8월 이 사업을 시작한 지 32분기 만에 처음으로 월 영업수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내년이면 흑자 전환을 할 겁니다.”

돌봄 서비스에 대해서는 나쁜 일자리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종사자를 가정부 취급하는 거죠.

“우리 사회는 돌봄 서비스가 저평가돼 있습니다. 하루빨리 돌봄 서비스의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 받는 사회로 가야 돼요.”

도우누리 모델을 다른 지역에 이식하는 게 가능할까요?

“모델로서의 이식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단 사회적협동조합의 지점을 내는 식은 곤란합니다. 이런 시도는 지역이 기반이 돼야 하기 때문이죠.”

직업적인 꿈이 뭔가요?

“돌봄 서비스를 사람들이 선호하는 하나의 직업군으로 만드는 겁니다. 대졸자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로 만들겠다면 너무 야무진가요? 일본이 지금 그렇거든요. 젊은이들도 이 일로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분야도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해야 바뀝니다.”

1308호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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