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전통시장은 연어 등 특산물에 테마를 맞춘 문화행사로 방문객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 사진:문화관광형시장육성 양양사업단 제공

설악산과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양양전통시장은 다양한 문화행사로 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대장간에서 울려 퍼지는 쇠 부딪히는 소리, 연어어묵과 연어 빵 같은 길거리 음식은 도심은 물론 여느 시골 동네에서도 만나볼 수 없다. 토요일에는 문화공연과 최신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고, 송이·산나물 축제 등 계절마다 테마가 있는 축제가 항상 벌어진다.

양양전통시장은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한국의 전통시장은 구한말 전국 각지에서 상권이 발생, 각 거점에서 형성하기 시작한 것을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양양에서는 북쪽 3개, 남쪽 2개, 서쪽 1개 등 총 6개의 시장이 생겨났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대부분 사라지고 남쪽에 있던 양양전통시장만이 남아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양양시장은 1919년 4월 장사꾼으로 가장한 독립운동가들이 몰려 만세운동을 벌인 곳으로도 유명해 이 지역에서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양양전통시장이 장날을 4일과 9일로 정하고, 현산문화제를 4월 4일에 개최하는 이유도 영동권 만세운동의 기점이라는 점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양양은 지리적으로 설악산과 오대산이 연접해 있어 먹거리가 풍부하고 특산물이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다. 봄에는 콩·팥 등 곡물과 두릅·미나리 등 산채, 여름에는 풋고추와 오이·자두·복숭아, 가을에는 건시·사과·배 등 과일류와 송이·표고·능이 등 버섯류, 약재류가 유명하다. 겨울철에도 윤기 흐르는 질 좋은 잡곡을 구입할 수 있다. 해안가에 인접한 덕분에 봄철 명태·꽁치·광어 등 신선한 해산물도 접할 수 있다. 또 양양은 연어가 회귀하는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듯, 겨울철 연어도 빼놓을 수 없는 특산품이다.

산과 바다가 만나는 지리적 요충지

▎사진:문화관광형시장육성 양양사업단 제공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양양전통시장의 장점이다. 양양은 산간과 해안 지역을 끼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인프라가 발달했다. 영동에서 영서로 넘나드는 44번 국도와 영북과 영동 남쪽으로 통하는 59번 국도·동해고속도로, 또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서 7번 국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인근에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산간지역에서는 등산과 트레킹을, 해안에서는 해풍을 맞으며 정취를 느끼거나 여름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현산근린공원에는 행정수복기념탑과 충효탑·필승탑 등이 있고, 동해안에서는 드물게 벚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더불어 한정식과 버섯요리·면옥·조개 요리 전문점도 많아 식도락가들의 방문이 잦기도 하다.

양양전통시장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각종 문화·관광 행사와 현대적 시설 도입 등 변화를 통해 여러 전통시장들로 부터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 받는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매월 2·4째 주, 시장 아케이드에서 진행하는 영화 상영을 꼽을 수 있다. 지역 주민과 시장을 찾은 고객들을 위해 시작된 행사로, 시장을 문화 전달 공간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신 블록버스터와 애니메이션 등을 많이 상영하고, 팝콘을 무료로 제공해 20~30대 젊은층의 발걸음을 끌어 당기고 있다. 더불어 양양군과 함께 격주로 진행하는 문화예술공연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전통시장의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다. 문화예술공연은 유명 가수나 사물놀이·색소폰 공연 등 다채롭게 구성되며 아나바다·문화예술 등 테마 장터도 열린다. 특히 토요행사 때는 1950~1960년대 클래식 자동차를 개조한 무료 택시도 운행, 방문객들의 호평을 받는다. 양양전통시장은 문화행사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타 지역에 거주하는 40명의 여성 고객평가단을 구성, 추석 장보기체험과 설문조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신 영화 상영에 팝콘 무료 제공

계절마다 치러지는 이색 행사도 눈길을 끈다. 지난 8월에는 막걸리를 테마로 한 장터를 운영했다. 골목상권 이용·할인권 증정, 룰렛, 복숭아 막걸리 시음행사, 얼음 세수대야 서비스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10월에도 2박 3일 일정으로 양양송이축제와 100주년 기념 행사를 함께 개최하는 한편, 머그컵·꽃누르미 압화 체험 행사, 각종 경품 게임, 도전골든벨, 즉석 노래자랑 등의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양양전통시장은 방문객 편의를 위한 설비 현대화에도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수의 전통시장은 배수 설비가 미비해 시장 골목이 물로 흥건한 등 방문객들에 대한 배려가 미흡했다. 그러나 양양전통시장은 배수설비를 새로 설치해 시장에 물이 차거나 거리에 물기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무료 주차장을 구비하는 한편, 수유실·물품보관실·교육실 등 대형마트 못지 않은 편의 시설을 마련했다.

- 김유경 기자 kim.yukyoung@joins.com

[박스기사] 허승영 - 문화관광형시장육성 양양사업단장

시장경제 활성화가 지역경제 활성화

양양전통시장의 각종 문화 행사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시장 내에 문화예술장터라는 이름의 작은 장터를 새롭게 마련해,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매주 토요일마다 운영하고 있다. 아나바다를 비롯해 먹거리, 수제품 등을 판매하는데, 지역 주민들의 창업과 소득창출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고,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올해 들어 행사가 더욱 늘어났다.

“2016년은 양양전통시장 탄생 100주년이자, 양양정명 600주년의 해이다. 양양전통시장의 100주년을 알리고, 이를 통한 마케팅으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100주년 기념 영상물 제작, 문화행사, 기념품 제작은 물론 상인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행사도 준비 중이다. 특히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이 마무리 되는 해인 만큼 어느 때보다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양전통시장의 미래상은

“2016년 말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동서고속도로를 통해 양양을 통과 할 것이다. 이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잠시라도 들러 머물 수 있는 도시로 발전할 것이며, 그 중심에 양양전통시장이 있을 것이다. 시장경제 활성화가 곧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만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적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며, 군과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 전통시장에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 양양전통시장은 차별화를 위해 연어를 중심으로 한 거리음식을 더욱 더 개발할 것이며, 나아가 이색적 거리음식을 선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