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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JEEP RENEGADE |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넘치는 개성 

작지만 지프 본성 그대로 

글 임유신 모빌리스타 에디터
레니게이드는 지프 74년 역사상 처음 나온 소형 SUV이다. 크기는 작지만 지프의 특성을 제대로 살렸다. 오프로드 주파 능력도 매우 강력하다. 게다가 ‘컬트카 중의 컬트카’라 할 정도로 독특한 개성이 매력이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제대로 된 컬트카다. 최근에 자신만의 개성을 이렇게 진하게 담고 나온 차는 레니게이드 외에는 찾기 힘들다. 장난감처럼 생긴 박스형 외모, 오프로드에 특화한 주행성능 등 특이할 수밖에 없는 요소를 골고루 갖췄다. 레니게이드는 길이가 4.23m인 지프의 소형 SUV이다. 체로키 아래에 위치하는 체급으로, 요즘 한창 시장이 커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한다. 지프 74년 역사상 처음 선보이는 소형 SUV라는 사실만 봐도, 소형 SUV 시장이 요즘 얼마나 ‘핫’한 시장인지 알 수 있다. 오히려 시기적으로 보면 늦은감이 없지 않다.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지프는 레니게이드를 평범하지 않은 SUV로 기획했다. 특히 디자인은 한눈에 반할 만하다. 눈길을 확 끄는 독특한 외모다. 레니게이드 디자인에는 지프의 전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군용 지프차’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윌리스 MB를 닮은 생김새, 박스형 차체와 7개의 바를 세로로 새긴 그릴 등 한눈에 지프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모양만 예쁜 패션카가 아니다. 컨셉트에 독특함이 묻어나고 골수 마니아들을 양산하는 컬트카라 할 수 있겠다.


▎1. 차체가 각져서 실내는 크기에 비해 넓다. 2. 강력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지녔다. 3. 깨알같은 디테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레니게이드를 지배하는 디자인 요소로 ‘X’를 꼽을 수 있다. 윌리스 MB에 달린 보조연료통에 새겨 넣은 ‘X’자를 아이콘화 했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를 비롯해 실내외 곳곳에서 ‘X’ 형상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컵홀더 바닥에서도 볼 수 있다. ‘X’ 이외에도 재미난 디테일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윈드실드 테두리의 검정 프린트 부분에는 윌리스 지프를 그려놨다. 룸미러 박스 부분 통풍구는 ‘7바 그릴+동그란 헤드램프’ 모양으로 뚫었다. 바닥은 고무를 깔아 놨는데 바닥 패턴과 별도로 물이 튄 모양을 새겨놨다.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공간 바닥 고무 받침에도 미국 유타주 모압 지역의 지도를 새겨 놓았다. 루프 탈거용 드라이버도 지프의 특징을 형상화했다. 계기판 레드존도 진흙이 튄 모양으로 그렸다. 철저하게 지프의 정체성과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루프를 통째로 뗄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길이가 4.23m로 소형급이지만 실내는 꽤 넓다. 박스형 차체 때문이다. 박스형 경차인 기아 레이가 경차답지 않게 공간이 넓은 것과 비슷한 이치다. 쉐보레 트랙스 크기인 줄 알고 탔는데, 그보다 위급인 현대 투싼에 탄 듯한 기분이 든다. 크기 대비 상대적으로 넓다. 최상급 모델은 루프를 뗄 수 있다. 앞뒤 두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모두 불투명한 폴리우레탄 소재다. 평상시 앞부분은 일반 선루프와 같은 방식으로 여닫는다. 떼는 방식은 수동식이다. 조금 번거롭지만 간단하게 뗄 수 있다. 떼어낸 판은 전용 가방에 담아 트렁크 바닥 밑으로 수납할 수 있다. 야외에서 기분 내기에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단, 떼어낸 자리는 마감을 따로 하지 않아 마무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 부분까지 깔끔하게 처리했다면 더 좋을 뻔했다.

2.0L 디젤과 9단 자동변속기, AWD의 조화


엔진은 2.4L 가솔린과 2.0L 디젤 두 종류다. 변속기는 모두 9단 자동이고 네바퀴굴림은 디젤만 있다. 2.0L 디젤 엔진의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35.7kgㆍm로 2.0L급에서는 높은 축에 속한다. 힘은 좋은데 가속은 한 박자 늦다. 속도가 붙으면 힘차게 나아가는데 그 과정까지가 좀 답답하다. 엔진은 거칠다. 공회전 때에는 소음과 진동이 좀 크다. 달릴 때에는 좀 낫지만 서있을 때에는 디젤 티가 난다. 주행거리가 많지 않고 네바퀴굴림이 필요 없다면 2.4L 가솔린을 선택하는 게 낫다. 소형 SUV에 디젤 엔진을 얹었지만 연비는 그리 높지 않다. 복합연비는 1L에 12.3km다. 동급의 비슷한 성능을 지닌 SUV에 비해 낮다. 1L에 10.0km인 2.4L 가솔린과도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변속기는 만족도는 높지만 간혹 저단에서 충격이 좀 있다. 네바퀴굴림이라 주행 안정감은 꽤 높다. 승차감은 살짝 단단한 편이다. 출렁거리거나 휘청거림이 덜하다.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지프 액티프 로우(low)’가 들어간다. ‘4WD 로우’와 ‘4WD 락’ 기능을 더했고, 추가로 눈길, 모래, 진흙 모드를 두어 오프로드 주파력 향상을 도모한다. 내리막길 보조장치는 경사도 8%부터 작동한다. 지상고는 21cm이고, 50cm 깊이의 강도 무리 없이 건넌다. 사각형에 가까운 휠하우스 형상이나 박스형 차체, 하체를 감싼 플라스틱 등 기초적인 설계부터 오프로드를 염두에 뒀다. 전체적인 주행 감성은 오프로드 지향적이다. 온로드에서도 무리 없이 탈 수 있지만, 온로드 전용 SUV의 세련된 주행감성과는 차이가 있다.

레니게이드는 한집안인 피아트와 지프(크라이슬러)가 공동으로 개발한 차다. 지프는 레니게이드, 피아트는 500X로 구분한다. 두 차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각지고 네모난 레니게이드와 달리 500X는 둥글둥글하고 매끈하다. 두 차는 같은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라 물량이 달린다. 이런 이유로 레니게이드 국내 출시가 늦어졌다. 500X도 올해 출시하려다 내년으로 미뤘다고 한다. 올해 국내 배정된 레니게이드는 500대 가량이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차가 될지도 모른다. 가격은 2.4L 가솔린 앞바퀴굴림이 3480만원, 2.0L 디젤 네바퀴굴림 론지튜드, 고급형인 리미티드가 각각 3990만원, 4390만원이다. 올해 말까지는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200만원 싸게 판다. 가격에 대해서는 논란이 좀 있다. 해외 시판가격과 비교해서 비싸다는 의견이 일부 나온다. 차의 옵션을 보면 터무니 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비싸다고 여길 수도 있다. 가격의 적절성 여부는 판매대수가 말해줄 것이다.

온로드를 기반으로 오프로드 성능을 내세우는 SUV는 많지만 그 반대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지프 레니게이드는 희귀한 존재다. 외모와 컨셉트까지 독특해 희소가치가 높다. 요즘 한창 뜨는 소형 SUV이고, 한동안 뜸했던 컬트카 시장에 오랜만에 나온 신모델이다. 흥행 요소를 골고루 갖췄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도심형 SUV의 세련된 주행감성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레니게이드는 좀 거칠고 불편할 수도 있다. 세련된 외모와 아기자기한 실내는 매력 덩어리다.

임유신_ 경쟁상대로 미니 컨트리맨을 지목한다. 급은 같을지언정 성격은 완전 다르다. 컨트리맨보다도 개성이 몇 배는 더 강하다. 그만큼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

신홍재_ 마니아들은 열광하겠지만 일반인까지 어필할 보편성은 살짝 부족하다. 개성만으로 시장을 키우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장바구니에 넣고 고민해 볼만하다

1307호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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