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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50+ 정책 살펴보니] 교육 캠퍼스 만들고 창업센터와 이어주고 

50+재단 설립해 컨트롤타워 마련 … 틈새 연령대 지원에 초점 


▎서울 은평구의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장년층이 모여 재취업 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서울시 제공
50+ 세대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 특히 장년층 지원이 제 역할을 못하는 데는 정부 내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청년과 노년층 사이에 끼인 장년층 대상 정책 지원이 적재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 세대에 특화 한 정책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한 중앙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50+ 세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시 5대 권역에 장년층 지원 거점 마련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서울시다. 서울시는 장년층 대상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4월 장년층 인생이모작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인생이모작지원단을 신설해 운영하는 등 각종 정책 사업을 추진 중이다. 쏟아져 나오는 50+ 세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2000년까지만해도 139만명이던 서울시의 장년층 인구는 올해 214만명으로 늘었다. 서울시 전체 인구의 21.7%에 달한다. 2020년이면 227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시는 50+ 재단을 설립해 장년층 지원 정책과 인생재설계 지원 사업의 기획과 집행을 총괄할 계획이다. 독립 재단법인 형태로 50+ 세대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정책 대상을 명확히 하고 그간 중구난방이었던 지원 정책을 일원화한다는 방침이다.

재단 설립은 지난해 4월 ‘베이비부머 응원 종합계획 수립’ 방침을 발표하면부터 본격화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11월 재단 설립 관련 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해 내년 2월 재단법인이 공식 탄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재단 본부와 산하에 5개의 권역별 ‘50+ 캠퍼스’로 구성된다. 50+ 캠퍼스는 장년층 대상의 일자리 연계, 멘토링, 교육·상담 프로그램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공간이다. 세미나실, 도서관, 체력단련실 등 문화체육시설까지 갖춘다. 이를 통해 장년층에게 활동과 인생재설계지원 사업의 거점이 될 허브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50+캠퍼스는 도심, 서북, 서남, 동북, 동남 등 5개 권역으로 구분해 각 권역별로 설치된다. 남경아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단장은 “기본적으로 같은 기능을 하면서 서북권 은평캠퍼스는 공공일자리, 도심권 마포캠퍼스는 창업 인큐베이팅, 강남구의 동남권 캠퍼스는 기업 연계 프로그램 등 권역별 특화 전략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북권(은평)·도심권(마포)·서남권(구로) 캠퍼스의 리모델링과 신축이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문을 연다.

한국보건연구원이 작성한 사업 타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과 5개 캠퍼스 설립·운영 비용으로 2015~2019년 사이에 총 445억원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대부분을 시 예산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50+ 사업 용도로 8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자치구별 ‘50+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센터는 각 자치구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장년층 지원 정책과 인생 재설계 지원 사업을 위해 지역주민이 대면하는 일선의 풀뿌리 플랫폼”이라 게 시 측의 설명이다. 사업의 대상자 또는 관심이 있는 지역주민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도 실시한다. 또한 인생 재설계와 관련된 교육프로그램 진행, 소규모 활동 등을 지원하게 된다.

센터와 캠퍼스와의 차별성은 둔다. 일자리 연계는 캠퍼스가 전담하고, 자치구 센터는 지역사회 활동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또 캠퍼스가 권역별 종합상담센터 역할을 하는 것에 비해, 센터는 지역에 밀착한 형태의 ‘찾아가는 상담’에 비중을 둔다. 남 단장은 “기존 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일자리·교육·상담·여가 등 규모에 비해 방대한 기능을 담당해 무리가 있었다”며 “특히 자치구 단위의 센터가 일자리를 연계를 하기에는 일자리 풀에 한계가 있어 권역별 캠퍼스가 일자리를 전담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3년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은평구), 지난해 도심인생이모작지원센터(종로구)를 열었다. 이 가운데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올해 말 위탁운영 계약이 끝나 내년 서북권(은평) 50+캠퍼스로 탈바꿈한다. 2017년 위탁운영 계약이 만료되는 도심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당분간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50+재단과 연계를 통해 장년층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는 온라인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50세 이상 시민에게 일자리 정보와 커뮤니티 공간 등을 제공하는 시니어 전용 포털 ‘50+ 서울’을 지난해 8월 개설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발표한 ‘베이비부머 응원 종합계획’ 중 하나다. 50+ 세대를 위한 전용 온라인 서비스가 거의 없다는 데 착안해 오프라인 지원 공간에 상응하는 온라인 공간을 마련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포털은 베이비부머 대상의 맞춤형 일자리와 온·오프라인 교육 정보, 재무·건강·취미·문화공연 등 생활정보, 시니어 전문기자단이 취재해 만드는 웹진, 사이트 내 커뮤니티 공간 등 5개 범주가 포함된다.

오랜 경륜을 갖춘 시니어 멘토를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서비스 ‘이-음’, 일반 포털 사이트처럼 블로그나 카페를 만들고 이웃을 맺을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도 갖췄다. 또 서울시 평생학습교육포털, 50+센터와 연계해 온·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50+ 서울’로 온-오프라인 연계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50+ 사업의 큰 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향희 신나는조합 사무국장은 “은퇴한 시니어의 역량은 사회적으로 쓸모가 많다”며 “50+ 사업의 개념이 일부 지자체를 넘어 국가 차원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다수 시니어 재취업 교육이 ‘교육’에서만 그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실제 일자리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에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인주 서울복지재단 연구위원은 “대상을 은퇴 전후의 장년층으로 명확히 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에 한정된 점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 함승민 기자 ham.seungmin@joins.com

1311호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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